경제 이야기- 시장은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경제 이야기- 시장은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by &#$@* 2023. 5. 20.
반응형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과 팔려는 사람들로 북적북적대며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래서 사람들의 정겨움과 생기가 넘치는 시장! 시장은 언제, 어떻게, 왜 생긴 걸까요? [경제 이야기]는 시장에 관한 위와 같은 궁금증을 가상체험이라는 방식으로 풀어낸 박상률의 작품입니다. 이야기를 읽어보면 자급자족을 하며 살던 사람들이 왜 물물교환을 하게 되었는지 또 그것이 어떻게 시장으로 발전되었는지를 자연스럽게 이해를 할 수 있답니다. 이야기를 읽고 시장이 어떻게, 왜 만들어졌는지 등을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서기 2003년에 한이는 컴퓨터가 놓인 책상에 앉아 있었어요. 오늘 해야 할 숙제는 시장에 관해 알아보는 것이었답니다. 한이는 가상체험을 통해 숙제를 하려고 가상체험용 헬맷을 머리에 썼어요. 그런 다음 시작 버튼을 누르자 화면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어지러운 느낌이 들면서 한이는 가상체험 상태로 돌아갔지요. 이제 한이는 가상체험 속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컴퓨터의 화면은 순식간에 ‘기원전 900년’이라는 표시와 함께 ‘고래섬’이라는 큰 섬으로 옮겨 갔습니다. 섬의 모양이 고래처럼 생겼다고 고래섬이랍니다. 그곳엔 사람들이 꽤 많이 살고 있었어요. 한이도 어느새 그 사람들 속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한이가 살고 잇는 마을은 섬의 높은 언덕이었어요. 한이는 나가서 놀다 오겠다면서 나갔지요. 고래섬은 물이 잘 나는 샘이 있어서 살기가 좋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밭에서 나는 곡식이나 채소, 그리고 사냥으로 얻은 고기를 먹으며 살았지요. 한이는 언덕 위에 서서 아주 멀리 보이는 바다를 내려다보았습니다. ‘바다 가까이 한번 가 봐야지.’ 한이는 바다를 향해 언덕을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한이는 해가 서쪽으로 뉘엿뉘엿 넘어갈 즈음에야 바닷가에 닿을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고래섬이 컷기 때문이죠. 태어나서 처음으로 보는 바다는 정말 신기했지요. 개펄로 들어서자 끈적끈적한 흙 속에 발이 빠졌습니다. “어, 저게 뭐지?” 게를 발견한 한이는 얼른 다가가서 구멍 속으로 들어가려는 게를 손으로 잡았어요. “아얏!” 게를 잡으려다가 물리기만 한 한이는 개흙으로 더러워진 몸을 씻을 곳을 찾으러 바위가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그곳에선 키가 한이만 한 남자가 낚시질을 하고 있었어요. “난 한이라고 하는데 넌 무구니?” “난 브라라고 한단다. 키는 너만 하지만 난 어른이야.” “죄송해요. 브리 아저씨.” 그 말에 브리아저씨가 빙극시 웃었습니다. 브리 아저씨는 자신이 집은 물고기를 한이에게 선물했어요. “고맙습니다. 브리 아저씨.” 한이도 점심으로 싸 온 토란을 브리 아저씨에게 주었지요.

 

그러는 중에 해가 져서 주위가 어둑어둑해졌습니다. 그제야 한이는 시간이 많이 흐른 걸 깨달았지요. “큰일 났네. 캄캄해서 어떻게 집에 가지?” 한이는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어요. “울지 마, 우리 집에서 자고 가면 되잖아.” 하는 수 없이 한이는 브리 아저씨를 따라갔어요.

 

한이가 밤늦게까지 돌아오지 않자, 한이 아빠와 엄마는 횃불을 켜들고 한이를 찾아 나섰습니다. “한아, 한아!” 다음 날 해가 떠서 날이 밝아질 때까지 한이를 찾아다니던 아빠와 엄마는 바닷가 마을에 와서야 한이를 찾았답니다. “우리, 한이, 별일 없었지?” 한이네 식구는 브리 아저씨 집에서 생선찌개로 아침식사를 했어요. “한이 어머님, 이거 말린 생선인데, 가져가서 드세요.” “어이구, 정말 고맙습니다.” 한이는 부모님과 함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음 날이었습니다. 한이 아빠가 한이를 불렀어요. “한아, 아빠와 함께 브리 아저씨 집에 갈까?” 한이는 그 말에 기뻐서 아빠를 따라나섰습니다. 아빠는 어제 캔 토란과 고구마, 그리고 기름이 들어 있는 망태기를 메고 있었어요. “지난번엔 정말 고마웠어요. 자, 이거 드리고 싶어서 가져왔는데….” 브리 아저씨는 한이 아빠가 가져온 식량을 보고 무척이나 좋아했어요. “그렇잖아도 이런 음식들이 먹고 싶었는데, 고맙습니다.” 브리 아저씨는 그날 잡은 싱싱한 생선을 건네주었어요. 아빠도 브리 아저씨도 정말 고맙고 즐거워했습니다. 그 뒤로 한이네는 가끔씩 토란과 고구마를 가지고 브리 아저씨네 집으로 가서 생선이나 소금과 바꾸어 오곤 했지요. 한이네는 바꾸어 온 생선을 이웃들과도 함께 나눠 먹었습니다.

 

“와, 정말 맛있네. 이 생선 어디서 났어요?” “바닷가 마을에 사는 사람 집에서 가져왔어요. 토란과 고구마를 가지고 가면 생선과 바꿔 올 수 있어요.” “우리도 한번 가 봐야겠네요.” 한이네 마을 사람들은 한이 아빠와 함께 토란과 고구마와 기름을 가지고 가서 생선이나 조개 그리고 소금과 바꿨습니다. 한이네 마을과 브리 아저씨네 마을 사람들은 점점 더 여러 가지 물건을 바꾸어 쓰게 되었지요. “짐승 가죽을 가지고 가서 해초랑 바꾸어다 먹었는데, 정말 맛있더라고요.” “우린 땔감을 가지고 가서 조개랑 바꿔 왔어요. 조개로 국을 끓여 먹고 조개껍데기로는 목걸이를 만들었더니 얼마나 멋진지 몰라요.” “서로 물건을 바꾸어 쓰니까 정말 편하고 좋아요.”.

 

두 마을이 물건을 바꾸어 쓴다는 소문은 다른 마을까지 퍼졌습니다. 마침내 바꿔 쓰기 시작했어요. “우리 마을 사람들이 짠 옷감이에요. 생선과 바꾸고 싶어서 가지고 왔어요.” “마침 옷감이 필요했었는데, 참 잘됐네요.” 하루는 한이네 마을에 사는 한 사람이 토란을 가지고 바닷가 마을로 갔어요. “토실토실한 알토란을 가지고 왔습니다. 생선과 바꾸고 싶은데요.” 그런데 그날따라 생선이 얼마 잡히지 않았어요. 게다가 토란과 생선을 바꾸려는 사람도 없었지요. 결국 그 사람은 무거운 토란자루를 메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어요. “아니, 웬일이에요?” “어휴, 힘들어. 아무리 돌아다녀도 토란과 생선을 바꾸겠다는 사람이 없잖아.”

 

어느 여름날이었어요. 바닷가 마을에 사는 사람이 생선을 지고 한이네 마을에 왔습니다. “싱싱한 생선과 기름을 바꾸실 분 없나요?” 마을을 모두 돌아다니며 가져온 생선과 기름을 바꾸려고 했지만 바꾸려는 사람이 없어서 생선을 가지고 한이네 마을에 왔던 사람은 그만 허탕을 치고 말았지요. “큰일 났네. 날이 더워서 생선이 상할 텐데.” 날이 더운 탓에 집으로 돌아갔을 땐 생선이 상해서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일이 자주 생기니 사람들은 불만을 터뜨리게 됐어요. 사람들이 속상해하니까 소금 마을의 김노인이 바꿀 물건이 마땅치 않으면 자신에게 물건을 맡기고 대신에 김 노인의 집에 있는 소금을 가져가라고 했습니다.

 

“소금을 요?” 사람들은 궁금해서 물어 봤어요. “그랬다가 다음에 바꾸고 싶은 물건이 들어오면 소금을 도로 가지고 와서 내게 주시오. 그리고 원하는 물건과 바꾸면 되지 않겠소?” “그런데 하필이면 왜 소금으로 가져가야 하나요?” 사람들은 김노인이 내놓은 의견에 말이 많았지만 고마워하기도 했답니다. 왜냐하면, 일단 김노인의 마을에서 소금이 많이 나기도 했고, 소금은 일단 썩지 않으며, 귀한 거라 조금만 있어도 무슨 물건을 가지고 와도 소금이랑 바꾸어 줄 수 있으니까요.

 

김노인이 사는 소금 마을은 돌소금이 많아 부자 마을로 이름이 나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마을 사람들도 그 마을의 촌장이나 다름없는 노인을 믿을 수 있었지요. 그때부터 사람들은 바꿀 물건이 없어 허탕을 치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김노인 덕분에 가지고 온 물건을 다시 지고 가는 일은 없게 되었다며 좋아라 했습니다. 노인의 집에는 점점 여러 가지 물건들이 모여들었습니다. 동물 가죽과 말린 생선, 소금과 옷감, 그리고 닭과 돼지 같은 것도 있었어요. 노인은 썩는 물건은 소금에 절여 보관했습니다. 그리고 채소 같은 건 많이 쌓이면 이웃에게 나눠 주기도 했지요. “김노인네 집에 가면 없는 것이 없어요. 그러니 지고 간 물건을 다시 지고 올 일도 없지요. 김노인한테 받아 두었던 소금만 있었던 필요한 물건을 바꿔 올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이렇게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자 김노인의 집은 여러 가지 물건을 바꾸려는 사람들로 언제나 북적거렸습니다. 그래서 김노인은 자기 집이 아닌 마을 공터에서 며칠에 한 번씩 바꾸고 싶은 물건들을 가지고 모이자고 했지요. 이와 같은 모임은 섬 안의 모든 마을에 알려져서 멀리서까지 물건을 바꿔 쓰려는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바꿔 쓰고 싶은 물건은 모두 가지고 오세요!”

 

다시 서기 2003년 늦은 오후, 컴퓨터에서 삐릭삐릭하고 신호음이 들렸습니다. 한이의 가상체험을 끝났습니다. 한이는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헬멧을 벗었어요. 기원전 900년대로 진짜 가 본 것만 같았거든요. 브리 아저씨도 보고 싶고, 소금도 만져 보고 싶었답니다. 컴퓨터 화면이 숙제를 위한 공간으로 옮겨져 왔습니다.

 

하부르타식의 질문

- 한이 아빠는 왜 브리 아저씨네 집에 가자고 했을까요?

- 김노인은 애 바꿀 물건이 마땅치 않으면 자기에게 물건을 맡기고 소금을 가져가라고 했을까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