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우스의 애인과 자식들
1. 에우리노에: 카리테스(미와 우아함을 주관하는 3 여신)
2. 데메테르(곡물의 여신): 페르세포네(훗날 하데스의 아내가 됨)
3. 므네시모네(기억의 여신): 무사이(음악을 주관하는 9 여신)
4. 레토: 아포론과 아르테미스
5. 마이아: 헤르메스
6. 세멜레(테바이의 왕녀): 디오니소스(포도주의 신)
7. 안티오페: 암피온(티바이의 영웅)과 제토스
8. 칼리토스(님프): 아르카스(아르카디아인의 조상)
9. 이오(헤라의 여신궁): 에파포스(이집트의 왕)
10. 에우로페(티로스의 왕녀): 미노스(크레타의 왕)
11. 다나에(아르고스의 왕녀): 페르세우스(메두사를 물리친 영웅)
12. 니오베: 아르고스(아르고스인의 시조)
13. 알크메네(페르세우스의 자손): 헤라클레스(그리스 신화 최대의 영웅)
14. 레다(스파르타의 왕녀): 헬레네(인간계 제일의 미녀)
15. 메티스(사려 분별의 여인): 아테나(지혜와 전쟁의 여신)
16. 테미스(율법의 여신): 호라이(계절의 3 여신), 모이라이(운명의 3여신)
17. 헤라(결혼의 여신), 헤라는 정실이 됨: 헤파이스토스(불과 대장간의 신), 아레스(전쟁의 신), 헤베(청춘의 여신), 에밀레이티아(출산의 여신)
바람둥이 제우스: 제우스의 바람기
제우스는 여신과 님프, 그리고 여성들을 상대로 많은 사람을 나누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아내 헤라는 질투가 심했기 때문에 아무리 최고의 신이라고 해도 공공연하게 연애를 할 수 없었지요. 그래서 제우스는 뛰어난 변신 능력을 이용해 바람을 피웠어요. 어떤 때는 백조나 황소로, 또는 황금 비로 변신하여 여신과 여성들에게 다가가기도 했답니다. 그 결과 제우스를 아버지로 둔 자식들이 매우 많이 태어나게 되었죠.
그리스 신화에서는 제우스의 자식으로 태어나서 훗날 올림포스 신족의 일원이 된 경우와 영웅으로 활약한 경우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합니다. 이렇게 제우스가 바람기로 인해 많은 자손들을 둔 신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데에는 그만한 배경이 있지요. 고대 그리스의 여러 왕가와 귀족들이 자신들의 조상을 최고의 신인 제우스로 삼아 가풍의 귄위를 세우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제우스가 신들 가운데 최고의 자리에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람둥이 제우스의 여인과 자식들
제우스는 다양한 지위의 여인들과 관계를 맺어 신화의 주요 등장인물이 되는 자식들을 낳았습니다. 제우스는 에우리노메와의 사이에서 우아함을 주관하는 카리테스 세 자매를 낳았습니다. 또 데메테르와 관계를 맺어 하데스의 아내 세르세포네를 낳았고,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와의 사이에서 음악을 주관하는 9명의 무사이를 낳았습니다. 그리고 레토와의 사이에서 아폴론과 아르테미스가 태어났으며, 마이아에게서는 디오니소스가 태어났습니다.
제우스는 님프와 인간 여성들과도 관계를 가졌습니다. 안티오페로부터 테바이의 영웅 암피온과 제토스를 낳았으며, 칼리스토로부터 아르카디아인의 조상 아르카스를 낳았지요. 이오에게서는 이집트의 왕 메파토스가 태어났고, 에우로페에게서는 크레타의 왕 미노스가, 다나에게서는 영웅 페르세우스가 태어났습니다. 아르고스인의 시조인 아르고스는 제우스와 니오베의 아들이며, 그리스 최대 영웅 헤라클레스는 제우스와 알크메네의 아들입니다.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트로이아 전쟁의 단초가 된 헬레네는 제우스와 레다의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여신들과의 결혼
제우스의 최초 아내는 사려와 분별의 여신 메티스(티탄 신족 오케아노스와 테티스 사이의 딸)이었습니다. 메티스는 제우스를 피하기 위해 짐승의 모습으로 변신했지만 결국 제우스의 끈질긴 구애를 물리치지 못했지요. 하지만 제우스는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메티스를 삼켜버렸답니다. 그 이유는 아내에게서 제우스를 대신할 지배자가 태어난다는 예언을 들었기 때문이지요. 아버지 크로노스와 똑같은 행동을 했지만, 제우스가 삼킨 상대는 오히려 그에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메티스를 삼킨 제우스는 세상의 지배자에게 걸맞은 지혜와 분별력을 갖게 되어 지배권을 더욱 확고하게 유지할 수 있었어요. 머지않아 달이 차자 제우스의 머리에서 여신 아테나가 무장한 채 튀어나왔습니다. 이 여신은 메티스의 소질을 이어받아 사려 깊은 지혜와 전쟁의 여신이 되었어요. 그 후 제우스는 율법과 질서의 여신 테미스(우라노스와 가이아의 딸로 티탄 신족 중 한 명)와 결혼하여 자식을 두었습니다. 계절의 여신인 호라이 세 자매와 운명의 여신 모이라이 세 자매가 그들이지요. 제우스는 최종적으로 자신의 누이이기도 한 헤라를 정실로 맞이했습니다.
*호라이(Horai)의 단수형은 호라(Hora)로 아워(Hour; 시간)의 어원이 됨.
*무사이(Musai)의 단수형은 무사(Musa)로 뮤직(Music), 뮤지엄(Museum); 미술관, 박물관)의 어원이 됨.
결혼의 여신 헤라: 제우스와 ‘뻐꾸기’ 구혼
아름답고 위엄 있는 헤라에게 연정을 품은 제우스는 헤라와 관계를 갖으려 했지만, 평소 제우스의 바람기를 잘 알고 있던 헤라는 이를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자유롭게 변신할 수 있는 제우스는 헤레에게 구혼할 때도 뻐꾸기로 변신해서 다가갔다고 합니다. 그날은 매우 추운 날이었어요. 헤라는 추위에 떨고 있는 뻐꾸기를 불쌍히 여겨 가까이 다가가 따뜻하게 품어 주었어요. 그러가 갑자기 제우스가 원래의 모습으로 나타나 여신에게 구애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정숙한 헤라는 처음에는 바람둥이 제우스를 거절했어요. 정식 결혼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기 전까지는 관계를 맺지 않겠다는 것이었죠. 이에 제우스가 헤라를 정실로 맞아들이겠다는 약속을 하여 마침내 둘의 결혼이 성사되었습니다. 올림포스에서는 제우스와 헤라의 결혼식이 성대하게 열렸어요.
올림포스의 여왕 헤라
그리스 최고 신의 아내가 된 헤라는 결혼과 자녀, 여성 생활의 수호신이 되어 올림포스의 여왕으로 군림했습니다. 제우스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으로는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 전쟁의 신 아레스, 그리고 청춘의 여신 헤베, 출산의 여신 에일레이티아 등이 있지요.
헤라는 귀부인 또는 보호자를 의미합니다. 헤라는 키가 크고, 희 얼굴에 범접할 수 없는 위엄과 정숙함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머리에는 왕관을 쓰고 손에는 홀을 들고 있었답니다. 헤라는 결혼과 가정의 수호신답게 정숙한 아내의 귀감으로 일컬어졌어요.
정실부인을 얻은 뒤에도 제우스의 바람기는 전혀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헤라는 이런 제우스의 행위를 그냥 넘기지 않았지요. 헤라의 증오와 분노의 타깃은 언제나 제우스가 아닌 그의 애인과 자식들을 향했어요. 올림포스의 왕비라 해도 세상의 지배자인 제우스에게 벌을 내릴 수는 없었던 것이지요. 헤라의 질투로 인해 제우스가 관계를 맺은 여인과 그 자식들에 대한 복수 이야기는 신화 곳곳에 등장합니다.
헤라의 질투를 받은 레토
태양신 아폴론과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어머니 레토(티탄 신족 코이오스와 포이배의 딸)도 헤라의 질투로 인해 고초를 당한 여성 중 하나입니다. 제우스의 아이를 가진 레토는 헤라에 의해 모든 땅에서 내쫓기게 되지요. 질투심 많은 헤라는 자기 자식보다 레토가 낳은 아이들이 더 위대해질 것을 알고, 아이 낳을 장소를 내주지 말라고 명령을 했기 때문이죠. 레토는 만삭의 몸으로 육지와 바다를 헤매고 다녔으나, 헤라의 보복이 무서워 어느 누구도 자신의 땅을 내주지 않았어요.
출산 장소를 찾아 헤매던 레토는 바다는 떠다니는 작은 섬에 간신히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헤라는 출산의 여신 에일레이티아를 붙잡아 레토의 출산을 방해했습니다. 에일레이티아가 도착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출산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레토는 며칠 동안 아주 심하게 고통을 견뎌야 했지요. 결국 9일 동안이나 산고를 겪은 끝에 가까스로 아이를 낳게 되었는데, 그 아이들이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입니다.
레토에게 아이 낳을 장소를 허락해 준 작은 섬은 그 후 4개의 기둥으로 단단히 바다 밑바닥에 고정되어 델로스(빛나는 섬)이라 불렸답니다.
*헤라는 로마 신화와 유노(Juno: 영어 발음은 쥬노)와 같습니다. 6월은 June은 헤라의 달로 6월의 신부가 행복해진다는 말도 여기서 나온 뜻입니다.
암소가 된 이오
제우스와 관계를 맺은 여인들에 대한 헤라의 박해는 나날이 더욱 심해져 갔습니다. 엔젠가 제우스는 헤라는 섬기는 시녀 이오에게 빠져들어 그녀를 유혹하고 말았어요. 헤라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제우스는 구름으로 변신했으나, 감시의 눈초리를 피하기는 어려웠습니다. 헤라에게 바람피운 것을 들킨 제우스는 얼른 이오를 하얀 염소로 바꾸고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의 거짓을 간파한 헤라는 짐짓 모른 척하고 그 암소를 선물로 달라고 했습니다. 헤라의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더욱 의심을 받을 것 같아 제우스는 암소를 헤라에게 줄 수밖에 없었지요. 헤라는 아르코스라는 눈이 100개 달린 괴물에게 암소를 감시하도록 했습니다. 이 괴물은 잠든 동안에도 몇 개의 눈을 뜨고 있어서 감시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암소가 된 이오는 어쩔 수 없이 갇혀 있게 되었지요.
제우스는 이오를 구출해 내기 위해 가장 사랑하는 헤르메스를 보냈습니다. 헤르메스는 자신의 특기인 갈대피리를 불어 아르고스를 잠들게 했어요. 아르로스를 모든 눈을 다 감고 잠들자 재빠르게 아르고스의 목을 베고 이오를 구출했답니다. 헤라는 아르고스의 100개 눈을 빼내 총애하는 공작의 날개 장식으로 만들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오가 이집트까지 도망가다
헤라의 박해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어요. 헤라는 아직 암소로 변해 있던 이오에게 쇠파리를 보냈습니다. 쇠파리의 집요한 추적으로 반은 미치다시피 한 이오는 여러 나라도 도망하다가, 마침내 바다 건너 이집트에 도착했습니다. 암소가 건넌 바다는 이오의 이름을 따서 이오니아 해라고 불리게 되었지요.
이오는 이집트 땅에서 겨우 쇠파리로부터 자유롭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우스를 만나 원래의 모습을 되찾은 뒤 나일 간 근처에서 에파포스를 낳을 수 있었어요. 그 후 이오는 이집트 왕 텔레고노스와 결혼해 행복하게 살았으며, 죽은 뒤에는 이집트 최고 여신인 이시스로 널리 추앙받게 되었습니다. 한편 아들 에파포스는 왕위를 이어받아 이집트의 왕이 되었답니다.
헤라의 박해로 희생된 여인들
그 외에도 곰으로 변한 칼리스토나 생명을 잃은 세멜레 등 헤라의 질투에 희생된 여인들이 많습니다. 님프 칼리스토는 제우스의 사랑을 받아 아들 아르카스를 낳았습니다. 이에 헤라는 저주를 내려 그녀를 곰으로 변하게 했지요.
헤라는 제우스와 관계하여 디오니소스를 낳은 세멜레를 의심했습니다. 세멜레는 제우스에게 본모습을 보여 달라고 조르다가 활활 빛나는 제우스의 실체를 보자마자 타 죽고 맙니다. 게다가 헤라는 디오니소스를 맡아 기른 세멜레의 자매 이노마저 광기에 휩싸이게 만들었지요. 또한 헤라의 질투의 화살은 애인의 자식에게도 향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집요한 괴롭힘을 당한 이는 제우스와 알크메네 사이에서 태어난 헤라클레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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