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 오이디푸스와 후손의 비극적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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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 오이디푸스와 후손의 비극적인 이야기

by &#$@* 2023.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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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왕자의 숙명 오이디푸스

테바이의 왕자로 태어나다

테바이의 왕 라이오스(카드모스의 증손)는 먼 친척 이오카스테와 결혼을 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아이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이상하게 여긴 그는 신탁을 청했더니 ‘아들에게 살해당한다’는 매우 불길한 신탁을 받았지요. 그래서 그는 아내와의 잠자리를 멀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술에 취해 신탁이 알려준 금기의 벽을 깨고 아내를 임신시켰습니다. 그 결과 그토록 두려워하던 아들이 태어나고 말았지요. 라이오스는 안절부절 잠을 이루지 못했답니다. 

 

신탁의 성취를 두려워한 나머지 라이오스는 갓 태어난 아기의 발꿈치에 굵은 못을 찔러서 걸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는 한 양치기에게 갓난아기를 키타이론 산에 버리라고 했습니다. 

카이론 산은 테바이 지역과 아티카 지역의 경계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라이오스의 명을 받은 테바이의 양치기는 갓난아기를 가엽게 여겨 라이오스의 명령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그는 몰래 아기를 안고 가서 아티카 지역의 코린토스에 사는 양치기에게 넘겨주었답니다. 

갓난아기를 넘겨받은 코린토스의 양치기는 이 아이를 자국의 왕에게 선물로 바쳤습니다. 당시 코린토스 왕에게는 자식이 없었습니다. 왕과 왕비는 매우 기뻐하며 이 아이를 오이디푸스(부은 발이라는 뜻)라 이름을 지어주고 매우 소중하게 키웠습니다. 

이후 오이디푸스는 코린토스의 왕과 왕비를 자신의 친부모로 알고 자라났지요. 시간이 흘러 오이디푸스는 코린토스의 왕자라는 위치에 걸맞은 홀륭한 청년으로 성장했습니다. 

 

친부에 대해 신탁을 청하다

어느 날 오이디푸스는 자신이 코린토스의 왕자가 아니라는 이상한 소문을 들었습니다. 자신이 코린토스의 친아들이 아니라는 것이죠. 전하는 바에 따르면 어느 연회에서 싸움을 하다가 상대방으로부터 친아들이 아닌 사생아라는 말을 직접 들었다고 합니다. 오이디푸스는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오이디푸스가 코린토스 왕과 왕비에게 진상을 캐묻자 두 사람 모두 이 사실을 강력하게 부인했지요. 하지만 오이디푸스 불안은 가시질 않았습니다. 자신을 둘러싼 모든 사람들이 자꾸만 뒤에서 수근거리는 것만 같았어요. 결국 그는 진상을 밝히기 위해 델포이로 가서 신탁을 청했답니다.

신탁은 오이디푸스의 질문에 곧이곧대로 대답하지 않고, 뜻밖의 말을 들려주었습니다.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아내로 맞이할지어다.”

신탁을 들은 오이디푸스는 정말 크게 놀랐습니다. 그러나 곧 마음을 가라앉히고 어떻게 하면 신탁이 이루어지지 않을지 깊이 생각했지요. 코린토스의 왕과 왕비를 철석같이 친부모로 믿고 있었던 오이디푸스는 어떻게든 이 천륜을 어기는 어마어마한 죄를 피하고 싶었습니다.

결국 멀리 떠나는 길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두번 다시 코린토스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고 되도록이면 멀리 가려고 길을 걷기 시작했지요. 그러나 그 길은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가는 길이자, 운명을 거스를 수 없는 인간의 첫걸음이었습니다.

 

신탁의 예언대로 친부를 살해하다

오이디푸스는 코린토스를 등지고 정반대 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길은 파필이면 테바이로 이어지는 길이었어요. 한참 길을 가던 오이디푸스는 어느 세 갈래 길에서 말 두 마리가 이끄는 마차와 마주치게 됩니다. 마차 위에는 어떤 노인이 타고 있었고, 주위에는 시종 일행이 따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길이 매우 좁아서 서로 비껴갈 수 없는 상황이었지요. 그때 시종들 중 한 명이 오이디푸스에게 길을 열라고 명령조로 말했습니다. 그러나 혈기 왕성한 오이디푸스는 그쪽이 먼저 길을 열라고 하면서 비키지 않았지요.

이내 말싸움이 시작되었고, 화가 난 노인이 오이디푸스에게 채직을 마구 휘둘렀습니다. 이에 걷잡을 수 없이 격앙된 오이디푸스는 지팡이로 노인을 힘껏 쳤습니다. 지팡이에 정통으로 맞은 노인은 그만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지요. 그런데 이 노인이 바로 오이디푸스의 친아버지 라이오스였던 것입니다. 아버지를 죽인다는 신탁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실현된 것입니다.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풀다

아무것도 모른 채 다시 길을 걷기 시작한 오이디푸스는 이윽고 테바이에 당도했습니다. 이 무렵 테바이의 거리는 황폐해질 대로 황폐해져 있었습니다. 라이오스 왕이 정체 모를 사나이에게 살해당한 데다, 스핑크스가 나타나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었기 때문이죠. 

스핑크스는 사자의 몸에 여자의 얼굴과 가슴을 하고 큰 날개를 가진 괴물이었습니다. 이 괴물은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수수께끼를 내서 풀지 못하면 잡아먹었다고 합니다. 그때까지 많은 사람들이  도전했지만, 어느 누구도 풀지 못하고 희생자만 늘어나고 있었지요.

라이오스 왕이 죽은 후 섭정으로 테바이를 대신 지배하고 있던 크레온은 스핑크스의 횡포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푸는 이에게 왕위와 왕비 이오카스테를 주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만큼 스핑크스는 당시 테바이의 커다란 골칫거리였습니다. 이것을 들은 오이디푸스는 대담하게 스핑크스에게 도전하여 명쾌하게 그 수수께끼를 풀어냈습니다.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는 “아침에는 네 발, 낮에는 두 발, 저녁에는 세 발로 걷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것이었는데, 오이디푸스는 곧바로 ‘인간’이라는 답을 맞추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인간이 태어나서 자라고 늙는 모습을 뜻하는 것이었지요. 오이디푸스의 지혜가 빛을 발하는 장면입니다. 비로소 수수께끼의 답이 나오자, 스핑크스는 너무나 분하고 굴욕감을 느껴 골짜기에 몸을 던졌다고 합니다.

 

어머니를 아내로 맞이하다

스핑크스가 사라지자 테바이 거리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오이디푸스는 크레온이 약속한 대로 테바이의 왕위에 오르고, 친어머니라는 사실도 모른 채 이오카스테를 아내로 맞이하였습니다. 스핑크스를 물리친 대가로 받은 상이었지만, 그것이 도리어 죄가 된 것이죠.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라는 두 아들과 안티고네와와 이스메네라는 두 딸까지 낳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아내로 맞이한다’는 신탁은 완전히 이루어진 것입니다.

 

오이디푸스의 고뇌: 라이오스 살해범을 찾아라

예언자에게 선왕 라이오스의 살해범이 누구인지 묻다

오이디푸스가 왕이 되고 나서 테바이는 얼마 동안 평화로왔습니다. 그는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나라를 번영시켰기 때문에 백성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지요.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흉년이 들어 기근이 생기고, 무서운 전염병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굶주림과 질병으로 쓰러져 갔습니다. 이에 오이디푸스는 델포이에 사자(使者)를 보내 재앙의 원인을 알아보도록 했습니다. 사자는 ‘선왕 라이오스를 살해한 범인을 찾아내 테바이에서 추방하면 평온해질 것이다’는 신탁을 받아왔습니다.

 

자신이 범인이라는 것을 꿈에도 몰랐던 오이디푸스는 선왕 라이오스를 살해한 범인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는 먼저 테바이의 최고 예언자 테이레시아스를 불러 범인을 찾는 데 도움을 구했지요. 테이레시아스는 장님이었지만, 탁월한 예언 능력을 지닌 유명한 예언자였습니다. 오이디푸스가 범인인 것을 간파하고 있었던 테이레시아스는 왕의 입장을 생각하여 범인 찾는 일을 거부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예언을 한사코 밝히려 하지 않았지요. 테이레시아스의 태도에 화가 난 오이디푸스는 엉뚱한 사람을 몰아세웠습니다. “네가 범인이기 때문에 진상을 말하지 못하는 것이냐?” 이 말에 항상 냉정함을 잃지 않았던 테이레시아스도 그만 흥분하여 대답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찾고 있는 범인은 왕, 바로 당신입니다!”

 

탄생과 성장의 비밀이 드러나다

물론 오이디푸스는 그 말을 믿르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던 것이죠. 그럴수록 그는 기를 쓰고 진범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왕비 이오카스테는 남편을 달래주려고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예언자의 말 같은 건 신경 쓸 게 못 됩니다. 예전에 라이오스는 아들에게 살해된다는 예언을 받았는데, 그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발뒤꿈치를 못으로 찔러 산속에 버리게 했답니다. 그래서 라이오스는 아무 걱정 없이 지냈어요. 그런 라이오스가 산길을 가던 도중 어느 세 갈래 길에서 도적들에게 살해당할 줄은 누구도 몰랐지요. 그러니 예언의 말을 믿을 수 있겠어요?”

라이오스가 세 갈래 길에서 살해당했다니…. 오이디푸스는 이오카스테의 말에 불길한 예감이 퍼뜩 들었습니다. 설마 그때 자신이 지팡이로 후려쳐 죽인 노인이 라이오스였던 것인가…. 사건의 경위를 자세하게 들을수록 오이디푸스의 불안은 커져만 갔습니다.

 

그때 마침 코린토스의 왕이 죽었습니다. 오이디푸스를 후계자로 여기고 있던 코린토스에서는 사자를 보내어, 그에게 왕위에 오를 것을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코린토스의 왕비가 자신의 어머니라 믿고 있던 오이디푸스는 예의 불길한 신탁을 떠올리면서 부탁을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사자는 오이디푸스가 코린토스 왕의 친자식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그가 바로 왕에게 선물로 바쳐진 ‘발이 부은’ 아이라는 것을!

 

두 눈을 못으로 찌르고 테바이를 떠나다

드디어 사건의 진상이 밝혀질 순간이 왔습니다. 라이오스가 살해될 당시 함께 있었던 시종을 찾아낸 것입니다. 좀처럼 입을 열지 않으려는 그에게 오이디푸스는 진실을 말하라고 다그쳤습니다. 그의 증언에 따라 라이오스를 살해한 진범이 다름 아닌 오이디푸스라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었지요. 또한 오이디푸스 출생의 비밀, 즉 그가 라이오스와 이오카스테의 아들이었음이 명백하게 밝혀진 것입니다. 마침내 모든 사건의 진상과 전말을 알게 된 오이디푸스는 극도의 충격을 받고 헤어날 수 없는 절망에 빠졌습니다.

 

왕으로서 백성의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던 오이디푸스는 한순간에 아버지를 살해한 범인이자 친어머니와 관계를 한, 이 세상에서 가장 추악한 인간이 된 것입니다. 그의 아내이자 어머니였던 이오카스테는 목을 매 자살하고, 오이디푸스는 진실을 알아보지 못한 자신의 두 눈을 못으로 찔러 장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식들의 운명을 가여워하면서 테바이를 떠났습니다. 또는 지은 죄를 속죄하기 위해 고행의 길을 떠났다고 합니다.

 

이어지는 비극의 결말:안티고네

오이디푸스, 콜로노스에서 최후를 맞다

장님이 된 오이디푸스는 테바이에서 추방되어 딸 안티고네와 함께 방랑길에 나섭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에게 손가락질하고 그를 피할 때 딸 안티고네만은 끝까지 아버지를 보살폈습니다. 

거지나 다름없는 행색으로 여러 나라를 정처 없이 방랑하던 오이디푸스와 안티고네는 이윽고 아테나이 근처의 콜로노스 마을에 다다랐습니다. 거기서 그는 아테나이의 왕 테세우스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지냅니다. 

한편 테바이에서는 오이디푸스의 자식들이 왕위 자리를 놓고 싸움을 벌이고 있었지요. 아버지를 자기편으로 만드는 쪽이 승리를 얻을 것이라는 신탁을 받은 그들을 번갈아가며 콜로노스에 왔지만 오이디푸스는 강하게 거부했습니다. 그 후 콜로노스에 천둥가 번개가 치던 어느 날, 오이디푸스는 홀연 지상에서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오이디푸스의 파란만장한 인생이 드디어 막을 내리게 된 것입니다.

 

오이디푸스의 아들들의 골육상쟁이 시작되다

오이디후스가 쫓겨나 왕위가 비게 되자 그의 아들들은 1년마다 번갈아가며 테바이를 다스리기로 협정을 맺었습니다. 먼저 형인 에테오클레스가 왕위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에테오클레스가 왕위를 독점하여 동생 폴리네이케스에게 물려줄 것을 거절하고, 오히려 추방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아르고스로 도망간 폴리네이케스는 아드라스토스 왕의 딸과 결혼했습니다. 그리고 왕권을 찾기 위해 장인의 지원을 받아 일곱 명의 장군과 함께 테바이로 침입해 들어갔습니다. 이들을 ‘테바이 공략 7 장군(테바이에는 7개의 성문이 있어 각각의 문에 장군을 배치했다고 합니다. 비극 작가 아이스킬로스의 작품 중에 [테바이 공략 7 장군]이 있습니다.)’이라 하는데, 모두 아르고스군을 지휘하던 장군들이었습니다.

 

폴리네이케스와 함께 7 장군은 테바이의 일곱 성문을 하나씩 맡아 공격했습니다. 테바이와 아르고스 양군은 격렬한 전투를 벌였지만, 좀처럼 결말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 형제의 일대일 승부로 판가름 내기로 했는데, 이 둘은 서로를 동시에 쳐서 모두 죽고 말았습니다. 그 후 다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진 끝에 가까스로 테바이군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결국 7 장군의 테바이 공략은 실패로 끝났으며, 이 과정에서 크레온의 아들 메노이케우스가 희생되었습니다.

 

바위 동굴에서 목을 매다

테바이의 왕좌에 오른 크레온은 에테오클레스의 시신을 수습하여 후한 장례를 치러 주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조국을 공격한 폴리네이케스는 역적으로 몰아 그 시체를 들판에 내버려 두었습니다. 또한 누구도 그의 시체를 매장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이를 어기고 장례를 치르는 이에게는 엄한 벌을 내리겠다고 선포했답니다. 그러나 안티고네는 폴리네이케스의 유해를 수습해 매장했습니다. 그의 시신이 짐승의 먹이가 되는 것을 차마 두고 볼 수 없었던 것입니다. 크레온 앞으로 끌려 나온 그녀는 “죽은 자는 반드시 묻어 주어야 하는 법! 이것은 신이 정한 일입니다.”라고 하면서 의연한 태도로 일관하다가 바위 동굴 속에 갇히게 되었죠. 그리고 머지않아 안티고네는 바위 동굴 속에서 스스로 목을 매 죽었습니다.

 

크레온은 예언자 테이레시아스의 말을 듣고 안티고네를 풀어 주려고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크레온의 아들 하이몬은 약혼자였던 안티고네의 죽음에 슬퍼하다 자살하고, 하이몬의 어머니이자 크레온의 아내인 에우리디케도 아들의 뒤를 따랐습니다.

 

테바이의 몰락

10년 후 알크마이온을 비롯한 아르고스 7장군의 후예들이 다시 원정을 와서 테바이는 결국 멸망했습니다. 알크마이온의 지휘 아래 아버지들의 원수를 갚기 위해 테바이를 공격했던 것이죠. 이들은 폴리네이케스의 아들을 왕으로 세웠지만, 테바이는 이미 황폐해진 뒤였습니다.

 

테바이는 오이디푸스 이야기를 포함한 일련의 비극을 비롯해, 주신 디오니소스 이야기, 영웅 헤라클레스 이야기 등 수많은 신화의 무대가 되고 있습니다. 현재 테바이는 그다지 큰 도시가 아니지만, 고대 그리스에서는 유력한 폴리스 중 하나로 한때 번영을 구가했던 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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