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의 시작: 펠롭스와 히포다메이아의 결혼
죽음의 전차 경주를 벌이다
피사의 왕 오이노마오스는 자신과 전차 경주를 해서 승리한 사람에게 딸 히포다메이다를 아내로 주겠다는 선언을 했습니다. 다만 질 경우 목숨을 내놓는 조건이었습니다. 히토다메이아는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자였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쓴 도전자들이 많아 줄을 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전차 경주는 도전자에게 전혀 승산이 없는 경주였습니다. 군시 ㄴ아레스에게 받은 무기와 갑옷, 그리고 명마가 이끄는 잔차 덕분에 시합의 승리는 언제나 오이노마노스 왕의 차기였지요. 그러면 경주에 진 도전자들은 목이 베일 운명에 놓이게 되는 겁니다.
오이노마노스는 사위의 손에 죽으리라는 신탁을 받고 있었어요. 이를 두려워한 그는 딸과 결혼을 원하는 남자들에게 전차 경기를 제안해 목숨을 빼앗았던 것입니다. 또 다른 이야기에 의하면 그가 딸에게 가져서는 안 되는 사람의 감정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죽음의 경주에 승리하여 히포메이아를 아내로 맞다
프리지아 왕 탄탈로스의 아들 펠롭스는 이 죽음의 경주에 도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포세이돈에게 받은 날개 달린 전차를 갖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의 도전자들과는 달리 왕과 대등한 승부를 겨를 자신이 있었지요. 게다가 피사의 공주 히포다메이다가 그의 편이 되어 도움을 주었습니다. 늠름하고 잘 생긴 펠롭스에게 한눈에 반한 히포다메이아는 그가 승리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를 배반하고 왕의 마부 미르틸로스에게 전차에 미리 손을 써 놓도록 부탁을 했어요.
그 결과로 경주 도중 왕의 전차 바퀴가 빠져나갔습니다. 오이노마오스는 말고삐에 휘감겨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고 말았지요. 또 다른 설에 의하면 펠롭스가 직접 미르틸로스를 매수했다고도 합니다. 또 다른 설에 의하면, 히포다메이아에게 사랑을 품은 미르틸로스가 먼저 제안을 했다고도 합니다.
마부의 저주로 펠롭스와 그 자손들의 비극이 시작되다
경주에서 이긴 펠롭스는 히포다메이아를 아내로 맞았습니다. 그런데 실은 마부 미르틸로스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어요. 미르틸로스는 기회를 노려 히포다메이아를 덮치려고 했지만, 펠롭스에게 발견되어 살해되었습니다. 낭떠러지에서 밀려 떨어진 미르틸로스는 펠롭스와 그 자손들에게 저주를 남기면서 죽어 갔다고 합니다.
이 저주에 의해 펠롭스의 자손들은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벌이게 됩니다. 혈족 간에 끊임없는 분쟁이 일어나고 근친상간이 벌어지며, 잔인한 복수를 하며 비극적인 죽음이 잇따릅니다.
한편, 오이노마오스의 뒤를 이어 피사의 왕이 된 펠롭스는 주변의 여러 나라를 차례로 정복하여 이윽고 반도 전체를 다스리게 되었습니다. 펠로폰네소스 반도는 ‘펠롭스의 섬’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또한 그는 죽은 오이노마오스 왕을 기리기 위해 제우스의 성지 올림피아에서 성대한 장례 경기를 열었습니다. 이것이 올림피아 경기의 시초라고 합니다.
피비린내 나는 싸움: 아트레우스와 티에스테스 형제
왕좌를 향한 왕자의 난이 시작되다
펠롭스는 히포타메이아와의 사이에서 많은 자식을 두었습니다. 그런데 크리스포스는 펠롭스가 님프 악시오케와 관계를 맺어 태어난 아들이었습니다. 그는 외모가 뛰어나고 총명하여 다른 형제들보다 아버지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었지요. 히포다메이아는 이런 크리시포스를 매우 못마땅하게 여겼습니다. 자칫하면 자신의 아들들을 제치고 왕위에 오를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이에 크리시포스를 먼 곳으로 보내려다 실패하자, 기어코 친아들 아트레우스와 티에스테스를 시켜 살해하고 맙니다.
이 일로 인해 히포다메이아와 두 아들은 나라에서 추방되었습니다. 그들은 미케나이의 스테넬로스 왕(펠롭스의 딸 니키페는 스테넬로스와 결혼했다.)에게 가서 의탁해 있게 되었습니다. 얼마 후 스테넬로스와 그의 아들 에우리스테우스가 잇달아 죽자, 미케나이의 주민들에게 펠롭스의 두 아들 중에서 왕을 뽑으라는 신탁이 내려졌습니다.
아트레우스와 티에스테스는 서로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왕권을 다투었습니다. 둘은 형제라는 것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경쟁을 했지요. 결국 아트레우스가 왕의 자리를 차지하고 티에스테스는 형에게 추방당했습니다. 이들 형제의 싸움은 후대 자손들에까지 끈질기에 이어지는 비극의 시작이었던 것입니다.
티에스테스의 자식들을 찢어 삶아 먹이다
왕위 다툼이 한창이었을 때 아트레우스의 아내 이에로페는 티에스테스와 바람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그때 티에스테스가 아에로페를 이용해 왕위를 빼앗으려는 시도를 했다고 합니다. 왕위에 오른 후 아트레우스는 아내 아에로페가 티에스테스와 간통하고 있던 사실을 알아채고 복수를 하기로 다짐합니다. 아트레우스는 화해를 하자며 티에스테스를 불러들였습니다. 그리고 동생을 환대하는 척하면서, 그의 조부 탄탈로스(예전에 탄탈로스는 아들 펠롭스를 요리하여 신들에게 바침. 그 후 펠롭스는 신들에게 다시 생명을 부여받았다.)가 했던 것처럼 몰래 동생의 자식들을 죽인 다음 갈기갈기 찢어 솥에 넣고 삶았습니다. 그리고는 그 살로 음식을 만들어 티에스테스에게 내놓았지요.
티에스테스가 제 자식을 다 먹어치웠을 때, 아트레우스는 악에 찬 미소를 지으며 숨겨 두었던 자식들의 머리를 보여 주었습니다. 티에스테스는 할 말을 잃고 그 자리에서 쓰러졌습니다.
티에스테스의 아들에게 죽임을 당하다
아트레우스에게 자식을 잃고 또 다시 추방당한 티에스테스는 형에게 복수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그는 신탁을 청해 복수 방법을 선택하기로 했지요. 그에게 내려진 신탁은 ‘자신의 딸과 관계하여 아이를 낳아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신탁대로 티에스테스는 신분을 감추고 자신의 딸 펠로피아와 관계를 맺지요.
아이를 갖게 된 펠로피아는 아트레우스와 결혼합니다. 아트레우스는 동생의 딸인 줄도 모르고 그녀를 아내로 맞이한 것이죠. 펠로피아는 아들을 낳은 다름 버렸는데, 이 사실을 알게 된 아트레우스가 자신의 아들인 줄 알고 다시 데려왔으니 그가 바로 아이기스토스입니다.
아이기스토스는 아트레우스의 양육으로 잘 성장합니다. 성장한 아이기스토스는 아트레우스로부터 티에스테스를 죽이라는 명령을 받지요. 그러나 티에스테스가 자신의 친부임을 알게 된 그는 도리어 아트레우스를 죽여 복수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티에스테스를 미케나이 왕으로 추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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