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레이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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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레이먼드

by &#$@* 2024.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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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레이먼드]는 달리기를 좋아하는 한 여자 아이에 대한 ‘토니 케이드 밤바라’의 작품입니다. 깽깽이라고 불리는 주인공, 헤이즐은 정신 지체 장애가 있는 레이먼드 오빠를 괴롭히는 사람들을 혼내 주는 악바리이지요. 하지만 헤이즐은 예쁜 여자 아이로서가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당당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어 하지요. 헤이즐은 매년 달리기에서 1등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리기의 1등보다 더 뜻깊은 일을 발견하게 됩니다. 

헤이즐이 발견한 가치 있는 일은 어떤 일일까요? 이야기를 읽으면서 헤이즐이 발견한 가치를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우리 자신에게 가치있는 있는 일에 대해서도 알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달려라 레이먼드

 

 

 

나는 다른 여자 아이들처럼 집안일을 많이 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엄마가 다 하니까요. 용돈을 버느라 열심히 뛰어다닐 필요도 없지요. 조지 오빠는 동네 오빠들의 심부름을 하거나 크리스마스 카드를 팔기도 합니다. 그 밖의 일들은 모두 아빠의 몫이었죠. 나는 레이먼드 오빠만 돌보면 된답니다. 나는 때때로 나도 모르게 내 동생 레이먼드라고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바보라도 레이먼드 오빠가 나보다 나이가 많다는 사실은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레이먼드 오빠를 내 동생이라고 부르지요. 왜냐하면 레이먼드 오빠는 돌보아 줄 사람이 꼭 필요하니까요. 레이먼드 오빠는 정상이 아니기 때문이죠. 이 사실에 대해 가슴이 아플 정도로 이러쿵저러쿵 입방아를 찧는 사람들도 많아요. 조지 오빠가 레이먼드 오빠를 데리고 다닐 때는 특히 그런 사람들이 많았답니다.

 

하지만 내가 돌본 뒤 부터는 레이먼드 오빠가 어떻다느니 머리가 크다느니 떠드는 사람은 먼저 나를 만나야 됩니다. 나는 침이 튀기도록 따따부따 떠들어 대는 사람을 세워 놓고 ‘누가 이가나 보자.’는 심보로 맞서서 욕을 퍼붓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가만히 그런 말을 듣고 있어야 한다고도 생각하지 않아요. 대신에 나는 있는 힘껏 그 사람을 박살 내 버립니다. 비록 팔뚝은 비쩍 말랐고 목소리는 깽깽거리는 조그만 여자 아이지만 말이에요. 그래서 내 별명이 쨍쨍이랍니다. 하지만 일이 좀 곤란해진다 싶으면 나는 달립니다. 두 발로 달리는 거라면 나를 이길 사람이 없지요. 이건 모두가 아는 이야기입니다.

 

운동장의 트랙을 돌며 뛰는 달리기라면 나는 무조건 1등입니다. 유치원 때에도 나는 20 야드 달리기에서 1등을 했어요. 요즘에는 50야드 달리기에 나갑니다. 앞으로 나는 1마일 이어달리기에도 혼자 나가서 1등을 차지할 것입니다. 아이들은 나를 머큐리라고 부릅니다. 이 동네에서 내가 제일 빠르기 때문이죠.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지요. 

 

하지만 아빠와 나 둘만 아는 진실이 있답니다. 아빠와 암스테르담 거리에서 달리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나는 아빠에게 졌습니다. 하지만 그건 비공식 달리기였어요. 서른다섯 어른이 조그만 아이와 달리기를 하겠다고 어린이 육상복을 입을 리는 없을 테니까요. 그러니까 나랑 시합할 수 있는 또래 중에서는 내가 제일 바릅니다. 그레천이 붙어도 마찬가지이죠. 그런데 그레천은 올해 1등 메달을 따고야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레천은 결코 나를 이길 수 없어요. 그레천이 이길 수 없는 첫째 이유는 그레천은 다리가 짧다는 것이에요. 둘째는 그레천은 주근깨가 아주 많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를 이길 사람은 없다는 것이죠. 더 이상은 말할 필요도 없지요. 

 

날씨가 너무 좋은 날, 나는 호흡 훈련을 하면서 브로드웨이를 뛰어갈 참입니다. 레이먼드 오빠는 건물이 있는 길 안쪽으로 걷게 해야해요. 그는 걸핏하면 자기만의 세계로 빠져들지요. 인도와 차도 사이의 턱은 하늘 높이 매달린 곡예줄이고, 자신은 그 위를 걸어가는 서커스 곡예사라고 상상하는 것 같아요. 비가 내린 뒤에 길을 걷다 보면 레이먼드 오빠는 곡예줄에서 길 옆의 도랑으로 뛰어내려 신발과 바짓단이 다 젖도록 물을 튀기며 놀곤 합니다. 그러면 집에 가서 나는 얻어맞지요. 또 어쩌다가 잠시 눈을 떼기라도 하면 레이먼드 오빠는 차도를 가로질러 브로드웨이 한가운데 있는 쉼터로 들어가 비둘기들을 깜짝 놀라게 합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신문을 읽으며 점심 도시락을 먹는 할아버지들에게 대신 죄송하다고 말해야 하지요. 놀란 비둘기들이 한꺼번에 날아올라 신문은 엉망으로 구겨지고 점심 도시락마저 엎어져 버리고 마니까요. 그래서 나는 레이먼드 오빠를 길 안쪽으로 걷게 합니다. 길 안쪽을 걸으면서 레이먼드 오빠는 자기가 마치를 몬다고 상상하지요. 나의 호흡 훈련을 방해하지 않는 한 상상 속에서 마차로 나를 치거나 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안 됩니다. 진짜 달리겠다면 호흡 훈련을 해야 하지요. 나는 훈련하는 내 모습을 다 들킨다 해도 상관없어요. 어떤 사람들은 남몰래 연습합니다. 그러고는 어려운 일도 쉽게 해내는 사람인 것처럼 행동하지요. 나는 그렇지 않습니다. 무릎 힘을 키울 수 있다면 34번가를 껑충껑충 뛰어다닐 수도 있습니다. 우리 엄마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 마치 혼자서 쇼핑 나온 것처럼 걸어가겠지만 말이지요. 다른 집 말썽꾸러기 아이를 대하듯 나를 모르는 척하며 몇 걸음 앞서서 걸어갈 거예요. 

 

그런데 신시아 프록터는 정반대입니다. 시럼 치기 전날이면 신시아는 자신은 오후에는 핸드볼을 하면서 놀 거고 저녁에는 텔레비전을 볼 거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지난주 받아쓰기 시험에서 1등을 했을 때도 신시아는 그랬어요. 하지만 아침 일찍, 우리 동네를 한 바퀴 뛰다가 신시아의 집 앞을 지나칠 때면 그 애가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피아노 연습을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래 놓고서는 음악 시간이면 신시아는 언제나 관심 없는 척하다 하지만 기다렸다는 듯이 피아노에 앉습니다. 좀 뜻밖이라는 표정이지만 앉은 김에 장난 삼아 옛날 노래나 하나 연주해 보겠다고 합니다. 그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신시아의 손끝에서 쇼팽의 왈츠가 울려 퍼지고 다들 신시아 때문에 깜짝 놀라게 됩니다. 놀랄 게 하나도 없는 천재이지요.

 

나도 그렇게 사람들을 놀래킬 수 있어요. 하지만 나는 받아쓰기 시험이 있으면 밤을 꼬박 새워 공부한답니다. 남들이 보든 말든 언제라도 달리기를 연습합니다. 절대로 몰래 연습하지 않지요. 뛸 수 있다면 나는 절대로 걷지 않습니다. 왜 따라오지 못하느냐고 레이먼드 오빠를 나무라지도 않고요. 물론 레이먼드 오빠는 나를 잘 따라옵니다. 머뭇거리다가는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요. 성큼성큼 레이먼드 오빠에게 다가가 용돈을 빼앗는 사람도 있고 어쩜 그렇게 머리가 호박처럼 크냐고 묻는 사람도 있습니다. 가끔 사람들은 왜 그렇게 멍청하게 구는지 모르겠어요. 

 

나는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브로드웨이를 달려가고 있습니다. 건너편에서 메어리 루이스와 아이들이 브로드웨이를 따라 척척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메어리 루이스가 다가와 “너 오월절 달리기 대회에 나가니?”라며 웃으며 물었어요. 하지만 그건 진짜 웃는 얼굴이 아니었어요. 이런 멍청한 질문에는 대꾸할 필요도 없지요. 게다가 그레천이 바로 앞에 있는데 허깨비에게 말하느라 내 아까운 숨을 낭비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에는 네가 1등을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로지는 옆구리에 두 손을 짚고 한껏 건방지게 보이려고 애쓰면서 말합니다. “나는 최고이기 때문에 항상 1등이야.” 나는 그레천을 쏘아보며 말합니다. 그레천이 웃습니다. 하지만 그건 웃음이 아니지요. 걔네들은 상상 속에서 막 노새들을 멈춰 세운 레이먼드 오빠를 바라봅니다. 레이먼드 오빠를 괴롭히면 된다는 걸 알아차린 거지요. “지금 몇 학년이야, 레이먼드?” “오빠한테 할 말이 있으면, 나한테 말해. 거지 같은 동네, 볼티모어에서 온 메어리 루이스 윌리엄스.” “넌 뭐야, 얘 엄마야?” 로지가 건방지게 말대꾸를 합니다. “잘 맞혔네. 이 뚱땡아. 누구든 또 입을 놀리면, 엄마가 뭔지 보여 주지.”

그레천 같은 애들은 신경 쓰지 않고 브로드웨이를 따라갑니다.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는 145번가를 향해…. 나야말로 괘활한 소녀 그 자체인 것 같아요. 

 

 

달리기 경기는 제일 늦게 열리기 때문에 나는 되도록 뜸을 들여 오월제가 열리는 공원까지 걸어갑니다. 그래서 항상 오월제에 늦게 갑니다. 가슴에 붙을 번호표를 받고 잔디에 앉아 50야드 달리기를 준비하라는 방송이 나올 때 즘 말이에요. 나는 작은 그네에 레이먼드 오빠를 앉힙니다. 올해 엉덩이가 그네에 꽉 끼는 걸 보니 내년이면 그네에 앉히지도 못할 것 같아요. 그리고 번호표를 나눠주는 피어슨 선생님을 찾아봅니다. 과연 누가 이길지 가르쳐 줄 속셈으로 그레천을 열심히 찾아보지만, 그레천은 보이지 않습니다. 공원은 사람들로 가득했어요. 모자를 쓰고 어깨에는 꽃 장식을 달고 가슴의 주머니에는 손수건 끝이 살짝 보이는 부모님들, 하얀 드레스와 하늘빛 옷을 입은 아이들, 의자를 펼치다가도 레녹스에서 온 시끄러운 아이들은 공원에 있을 자격이 없다는 듯 내쫓는 공원 관리인들, 야구 모자를 거꾸로 쓰고 울타리에 기댄 채 손가락 끝으로 야구공을 빙빙 돌리며, 야구할 시간이 되기만 기다리는 큰 오빠들, 우리 반 아이들 대부분은 큰북과 심벌즈와 플루트를 나르고 있습니다. 그 애들은 또 봉고 같은 악기를 가져올 것이지요.

 

그리고 책받침과 카드와 연필과 호루라기와 안전핀과 온갖 물건들을 들고 피어슨 선생님이 나타납니다. 덜렁대는 성격 때문에 들고 있는 물건들을 여기저기 떨어뜨립니다. 피어슨 선생님은 과장되게 행동하는 분이라 여러 사람들 사이에서도 금방 눈에 띄지요. 선생님은 참가 선수 명단에서 내 이름을 확인한 뒤 7번 번호표와 핀 두 개를 건네면서 말씀하십니다. “어, 깽깽이구나.”내가 선생님 별명을 ‘콩나무’라고 부르지 않으면 선생님도 깽깽이라고 부르지는 않을 것 같았어요. “제 이름은 헤이즐 엘리자베스 데보라 파커예요.” 나는 이름을 똑바로 말한 뒤, 기록표에 제대로 적으라고 말합니다. “그래, 헤이즐 엘리자베스 데보라 파커야. 올해는 다른 애한테 한번 봐줄 작정이니? 선생님은 정말 내가 다른 애를 봐주려고 시합을 포기하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이해할 수 없어 무뚝뚝하게 선생님을 째려봅니다. “이번에는 참가한 여자 아이들 모두가 육상화를 신을 수도 있었는데 내가 못하게 윽박지르기라도 한 것처럼 아쉬워하며 선생님은 고개를 흔들었습니다. “새로 온 여자 애와는 한번 해 볼 만할 거야.” 선생님은 잠수함의 잠망경처럼 목을 쑥 빼고 그레천을 찾아 공원을 둘러봅니다. “나는 네가 그러면 참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니까, 그게….”선생님이 생각한 말을 입으로 꺼내지 않도록 나는 인상을 썼습니다. 어른들은 가끔 사소한 일에 신경을 너무 많이 쓰는 것 같아요.

 

나는 번호표를 붙이고 두 발로 쿵쿵 뜁니다. 그만큼 내 마음은 타오릅니다. 운동장을 똑바로 달린 뒤, ‘오, 원숭이가 꼬리로 깃대를 감았네.’를 연주하는 악대 소리, 선생님이 다른 애들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들으며 잔디밭에서 몸을 풉니다. 

 

20 야드 달리기는 2분 만에 모두 끝납니다. 꼬마 녀석들 대부분이 트랙 밖으로 뛰거나, 울타리에 가서 부딪히거나, 자빠져서 울기 때문이지요. 그런 와중에 한 꼬마가 달리기에 재주가 있는지 결승선에 있는 하얀 줄로 똑바로 뛰어가서 우승을 했습니다. 30야드, 40야드 달리기가 끝난 후 스피커에서 50야드 달리기를 준비하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나는 준비를 하려고 일어섰어요. 그때 그네 위에 앉아 있던 레이먼드 오빠가 소리를 칩니다. 나는 땀복을 벗고 출발선 옆 울타리 저편에서 레이먼드 오빠가 자기도 알고 있다는 듯 땅에 몸을 수그리고 손가락을 대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나는 레이먼드 오빠에게 뭐라고 소리를 치려다가 그만두지요. 고함치는 것만으로도 힘이 빠질 수 있으니까요. 

 

달리기 경기를 시작하기 직전이면 늘 나는 꿈을 구는 것 같습니다. 열이 나고 아파서 온몸이 뜨겁고 허하다고 느껴질 때 꾸는 꿈 말이에요. 나는 이른 아침 햇살을 뚫고 바닷가 모래사장 위를 날면서 나뭇잎들에 입을 맞추는 꿈을 굽니다. 어린 시절 시골에 있을 때, 나는 내가 밭을 지나 과수원이 있는 언덕을 칙칙폭폭 올라가는 기차라고 상상했지요. 그 꿈에서는 항상 사과 냄새가 납니다. 나는 내 몸이 점점 가벼워진다고 상상합니다. 점점 가벼워져 다시 바닷가 모래사장 위를 납니다. 전혀 무게가 나가지 않는 깃털처럼 하늘하늘 날아가는 나 자신을 보게 되지요. 

 

하지만 일단 ‘출발선으로’라는 구호에 손가락을 땅바닥에 대고 몸을 수그리면 나는 상상에서 벗어나 현실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이런 말을 혼자 되뇌이지요. ‘깽깽이, 너는 이긴다. 너는 이겨야만 한다. 너는 세상에서 제일 빨리 뛰는 사람이다. 더 열심히 뛰었다면 암스테르담 거리에서도 아빠를 이겼을 거다.’ 나는 무릎에 몸무게가 실리는 것을 느끼며 발로 바닥을 구릅니다. 그러면 핏줄 속으로 총알이 발사됩니다. 나는 아무런 무게감도 없이 떠오르지요. 다른 선수들 위로 날아오릅니다. 내 팔은 아래위로 흔들립니다. 트랙에 깔린 자갈을 빼고는 이 세상 모두가 고요합니다.

 

나는 왼쪽을 힐끗 보지만 아무도 없습니다. 오른쪽에서는 턱을 쭉 빼고 달리면 이길 수 있다는 듯이 달리는 그레천의 모습이 언뜻 보입니다. 그리고 울타리 저편에서는 늘어뜨린 두 손으로 엉덩이를 감싸고 달려가는 레이먼드 오빠의 모습이 보입니다. 레이먼드 오빠가 달리는 것은 처음 봅니다. 멈춰 서서 레이먼드 오빠가 달리는 모습을 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하얀 줄이 나를 향해 다가 옵니다. 나를 결승선으로 들어갑니다. 한참 더 뛰어가다가 바닥에 발자국을 남기며 멈춰 섭니다. 한쪽에 있던 아이들이 내게로 몰려와 내 등과 머리를 두들깁니다. 

 

내가 첫째로 들어왔어요. 151번가에 사는 사람들은 이제 일 년 동안 고개를 치켜들고 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는 운동화로 잔디를 차면서 나를 바라보는 그레천을 바라봅니다. 우리 둘 다 과연 누가 있겼는지 궁금한 겁니다. 콩나무 선생님과 스피커 속의 남자가 서로 다투는 소리가 들리고 스톱워치를 보라고 말하는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도 들립니다. 그때 갑자기 고릴라 영화에 나오는, 우리 속의 고릴라처럼 레이먼드 오빠가 울타리를 잡아 흔들며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레이먼드 오빠는 무용수처럼 가볍고 멋지게, 그리고 아주 재빠르게 울타리를 기어오릅니다. 그리고 아주 재빠르게 울타리를 기어오릅니다. 레이먼드 오빠가 오른손 왼손을 번갈아 짚으며 조심조심 울타리를 오르는 모습을 보니, 두 손을 내려뜨리고 달려가던 레이먼드 오빠의 떠오릅니다. 이가 다 드러나도록 입을 벌리고 바람 속을 달리던 그 모습이 갑자기 레이먼드 오빠도 정말 멋진 달리기 선수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레이먼드 오빠는 내가 달릴 때 항상 나를 쫓아왔었지요. 레이먼드 오빠는 일곱을 세며 숨 쉬는 법을 알고 있는 게 틀림없어요. 저녁 식사 때마다 항상 그렇게 숨을 쉬어서 조지 오빠를 못 견디게 했으니까요. 

 

이네 나는 악대의 연주에 박자를 맞추며 웃습니다. 설사 경기에서 졌다고 하더라고, 아니면 나와 그레천이 공동 우승이거나 내가 이겼다고 하더라도 아무 상관없지요. 이제 나는 선수 생활을 은퇴하고 레이먼드 오빠를 우승자로 만드는 코치로서 새 삶을 시작할 수 있을 겁니다. 조금만 더 열심히 공부하면 말이에요. 레이먼드 오빠를 보며 나는 훨씬 더 크게 웃습니다.

 

하부르타식 질문의 예

1. 헤이즐은 왜 일이 좀 곤란해진다 싶으면 달릴까요?

2. 레이먼드 오빠는 왜 체육대회에서 처음으로 달렸을까요?

3. 헤이즐은 왜 레이먼드가 달리는 모습을 보고 싶었을까요?

4. 헤이즐은 달리기에서 이기든 지든 상관없다고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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