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가 준 삼백 냥
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돌부처가 준 삼백 냥

by &#$@* 2022. 4. 20.
반응형

돌부처가 준 삼백 냥’은 백성을 아끼고 위하여 자신이 맡은 일을 공정하게 처리하기로 유명한, 암행어사 박문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를 읽고, 우리 주위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돌아볼 줄 아는 따뜻한 마음과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암행어사’란 말을 들어보았나요? 말뜻을 그대로 풀어 보면 ‘몰래 다니는 임금님의 심부름꾼’인데요. 옛날에 신분을 감추고 각 고을을 다니면서 원님들이 백성들을 잘 보살피는가 어떤가 살피던 사람입니다. 

 

원님이 못된 짓을 하고 백성들을 괴롭히면 신분을 드러내어 혼을 내기도 했지요. 그 암행어사 중에 박문수라는 이가 있었어요. 백성을 아끼고 마음이 지극하고 암행어사 일을 공정하게 잘하기로 아주 이름 높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정의로운 사람은 돌부처도 돕는 것 같아요. 암행어사 얘기하다 난데없이 웬 돌부처 이야기를 꺼내느냐고요? 

 

박문수가 전라도 어느 고을을 살피고 다닐 때 일이에요. 낡은 옷에 떨어진 갓에, 먼길 가는 나그네 차림을 하고 고을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녔어요. 다니다보니 배가 고파서 길가 국밥집에 들어갔어요. 뜨끈한 국밥 한 그릇을 막 먹으려고 하는데, 웬 거지꼴을 한 사내가 성큼 들어왔어요. “배가 몹시 고픈데 돈이 없어 그러니 국밥 한 그릇만 좀 얻어먹읍시다.”그러자 국밥집주인이 냅다 소리를 질렀습니다. “예끼, 이 사람아! 거지면 거지답게 어디 가서 찬밥 덩이나 얻어먹지, 장사하는 집에 와서 웬 국밥을 달래? 냉큼 저리 가지 못해!” 

 

박문수가 그 꼴을 보니 참 야박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자기가 밥값을 낼테니 나그네에게 국밥 한 그릇 말아 주라고 말했지요. 사내는 국밥 한 그릇을 맛있게 비웠어요. 그러고는 박문수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보아하니, 먼길 가는 나그네 같은데 밥값으로 길동무나 해 드리리다.”라고 말했어요. 박문수는 그냥 그러라고 했어요. 

 

그래서 두 사람은 나란히 국밥집을 나섰어요. 사내는 묻지도 않고 성큼성큼 앞장을 섰습니다. 박문수도 딱히 정한 곳이 없는 터라 하릴없이 그저 뒤를 따랐습니다. 가다가 가다가 걸음을 딱 멈추었눈데 번듯한 기와집 앞이더란 말이에요. 사내가 성큼 그 집 안으로 들어서더니 대뜸 “이 집 안주인 나오시오!”라고 소리쳤어요. 안주인이 나오니까, “어서 머리를 풀고 통곡을 하시오. 그렇지 않으면 셋이 죽을 것이오.”라고 말했어요. 안주인은 영문도 모른 채 얼른 머리 풀고 애고애고 통곡을 했어요. 안 그러면 식구들은 죽는다니 어쩌겠어요? 

 

그 시간에 그 집 바깥주인은 동생 둘을 데리고 뒷산에 올라가 있었어요. 늙으신 어머니가 병석에 누운 지 오래되어 언제 돌아가실 지 몰라 좋은 나무를 구하러 간 참이었어요. 돌아가시면 관으로 쓰려했어요. 한참을 다니다가 땀을 식히려고 커다란 바위 그늘에 삼 형제가 나란히 앉아 쉬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 먼발치로 산아래 자기 집 마당이 내려다 뵈는데, 아내가 머리를 풀고 통곡을 하고 있지 않겠어요. “어이쿠, 어머니가 돌아가셨나 보다.”하고 벌떡 일어나 산 아래로 막 뛰어내려 갈 때였어요. 그때까지 멀쩡하던 큰 바위가 갑자기 우르르 무너져 내리지 않겠어요. 산사태가 난 것이지요. 하마터면 셋이 다 죽을 뻔했지요.

 

집으로 돌아와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이 아니고, 어떤 사내가 자기들 목숨을 살려 준 것이었어요. 그 집 주인은 자신들 목숨을 살려 준 대신에 나그네에게 돈 백 냥을 주었습니다. 사내는 그 돈을 받아 박문수에게 주면서 나중에 꼭 쓸 일이 있다고 했지요. 

 

그 집을 나와 사내가 또 앞장서서 한참을 가다가 또 큰 집으로 들어갔어요. 그러고는 대뜸 “이 집 삼대독자 병 고치러 왔소!”하는 거였어요. 그 말에 집주인은 그 집의 하나뿐인 어린 아들이 이름 모를 병에 걸려 다 죽어 가고 있다고 했지요. 이런 사정을 들은 사내는 이 집 장독대에 아이가 두꺼비를 잡아 갖고 놀다가 막대기로 때려죽인 두꺼비가 독을 쏘아 그런 것이라고 했어요. 그 두꺼비를 양지쪽에 잘 묻어 주고 술 한 잔 올려 제사를 지내라고 알여 주었어요. 사내가 하라는 대로 가보았더니 정말 두꺼비가 죽어 있어서 장사를 잘 치러 주었어요. 그랬더니 다 죽어 가던 아이가 살아났습니다. 집주인은 너무 기뻐서 사내가 원하는 대로 돈 백 냥을 주었어요. 이 돈을 받은 사내는 또 박문수에게 주며 나중에 꼭 쓸 일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 집을 나와 사내가 다시 앞장서 걸었어요. 이번엔 산으로 올라갔지요. 가다보니 산등성이에 사람들이 모여 이제 막 장사를 치르고 나서 산소에 절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내는 대뜸 “쯧쯧, 빈 무덤에 절을 하고 있네!”라고 말했지요. 사람들이 깜짝 놀라서 물었어요. 그랬더니 사내는 이 자리는 원래 도깨비 터라서 여기에 관을 묻으면 도깨비들이 관을 저 윗자리로 옮겨 놓아 거기에 있다고 알려 주었어요. 그 말을 듣고 무덤을 파보니 정말 그곳엔 없고, 윗자리에 있었답니다. 사람들은 조상님을 엉뚱한 데다 모실 뻔했다고 하면서 보답으로 돈 백 냥을 사내에게 주었지요. 사내는 그 돈을 또 박문수에게 주면서 곧 쓰일 일이 있을 거라고 했습니다. 

 

두 사람은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사내가 또 앞장서 걸었는데, 굽이굽이 고갯길을 한참 오르다가 딱 멈춰서 여기서 헤어지자고 하고, 인연이 되면 또 보자면서 훌쩍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박문수가 급히 불러 보았지만 어디로 갔는지 자취도 없었어요. 

 

박문수는 정신이 벙벙해져 자신이 귀신에 홀렸다고 생각했지요.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고 있었어요. 그래도 올라 온 길이라서 계속 걸었습니다. 그렇게 고갯마루를 넘었는데 먼발치에 사람이 보였습니다. 가까이 가 보니 웬 여자 아이가 자기 아버지가 내일 목 베어 죽을 건데 제발 살려 달라고 돌부처 앞에서 빌고 있었어요. 박문수는 무슨 곡절이 있는가 싶어 아이한테 물어보았지요. “저희 아버지는  고을 관청의 심부름꾼인데 원님의 심부름을 하다가 나랏돈 삼백 냥을 잃어버렸답니다. 그 돈을 내일까지 갚지 않으면 목을 벤다기에 제가 이렇게 빌고… 뉘신지 모르지만 도와 주세요.”라며 아이는 애원을 했어요. 박문수가 그 말을 듣고 생각해 보니 사내가 준 돈이 딱 삼백 냥이었어요. ‘허허. 쓸 일이 있다더니 이를 두고 한 말이었구나!’ 박문수는 얼른 돈을 꺼내 아이에게 주었어요. 그리고 이 돈을 가져가서 아버지를 구하라고 말해주었어요. 

 

아이는 너무 기뻤어요. 나는 듯이 관청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그렇게 해서 박문수는 애먼 목숨 하나를 또 구하게 되었어요. 아이를 보내 놓고, 박문수가 그 자리에 서 있는 돌부처를 찬찬히 뜯어 봤더니, 조금 전까지 함께 다니던 거지꼴을 한 사내의 얼굴이랑 똑같았답니다. 

 

하부르타식 질문의 예:

박문수는 왜 거지꼴을 한 사내의 국밥값을 대신 내주었을까요?

박문수는 왜 매번 사내가 주는 돈을 받았을까요?

돌부처는 삼백 냥을 한꺼번에 주지 않고, 왜 계속 데리고 다녔을까요?

돌부처는 왜 자기가 직접 여자 아이를 돕지 않았을까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