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치는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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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치는 왕자

by &#$@* 2023.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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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돼지 치는 왕자]는 안데르센이 쓴 작품으로, 그의 이야기 중에서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입니다. 한 가난한 왕자는 큰 나라의 공주와 결혼하기 위해 장미와 꾀꼬리를 선물합니다. 그러나 공주는 그 선물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하고, 왕자의 청혼을 거절하지요. 왕자는 여기에서 물러서지 않고, 돼지 치는 종으로 변장하여 공주의 궁궐에 들어갑니다. 왕자는 냄비와 딸랑이를 만들어, 그 물건들을 주는 조건으로 공주와 입맞춤을 하게 됩니다.

 

이 장면을 목격한 왕은 공주를 궁궐 밖으로 내쫓고, 왕자도 공주를 경멸하여 떠나 버립니다. 이 작품은 사람이나 사물의 진가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지요. 요즘과 같이 자연의 아름다움보다 기계로 찍어 내는 물건의 새로움이 마음을 더 끄는 때에, 공주가 외면했던 장미와 꾀꼬리의 진가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옛날에 한 가난한 왕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왕자의 나라는 그다지 크지 않았지만, 신부를 맞을 만큼은 되었어요. 왕자는 용기를 내어 제일 큰 나라의 공주에게 “저랑 결혼해 주실래요?”라고 말했지요. 왕자는 용감하고 늠름하기로 이름을 떨치던 사람이었답니다. 그래서 그의 청혼이라면 고맙게 받아들여 줄 공주가 어림잡아 한 백 명은 됐을 거예요. 그러나 큰 나라의 공주는 왕자의 청혼을 받아들이지 않았답니다. 어찌 된 이야기인지 들어 볼래요?

 

왕자의 아버지 무덤에는 장미 나무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이 나무는 5년마다 한 번씩 꽃이 피는 아름다운 나무였지요. 그때는 오직 한 송이의 장미꽃이 피었는데, 향기만 맡아도 모든 걱정과 슬픔이 씻은 듯 사라지는 아주 신기한 꽃이었습니다. 왕자에게는 또 노래를 아주 잘 부르는 꽤꼬리 한 마리가 있었어요. 이 새는 세상에 있는 아름다운 목소리를 모두 다 합친 것처럼 예쁘게 노래를 불렀습니다. 왕자는 장미꽃과 꾀꼬리를 공주에게 선물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은 상자 두 개에 담아 보냈습니다.

 

왕은 공주와 시녀들이 소꿉놀이를 하고 있는 큰 방으로 선물을 가져오도록 했어요. 공주와 시녀들은 소꿉놀이를 아주 좋아해서 다른 놀이는 아예 하지도 않았습니다. 공주는 선물 상자를 보고 손뼉을 치며 기뻐했지요. “작고 귀여운 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 있으면 좋겠어.” 그런데 상자를 열어 보니 장미꽃 한 송이가 들어 있었습니다. “참 예쁘게 만든 꽃이옵니다.” 한 시녀가 말했어요. “예쁘다뿐이냐. 매우 훌륭한 꽃이구나.” 왕이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공주는 꽃을 만져 보더니 울상이 되었습니다. “앗, 아빠!” 공주는 비명을 지르다시피 했습니다. “만든 장미가 아니고 진짜 장미야!” “이런, 세상에!” 시녀들은 모두 소리를 질렀어요. “정말 지긋지긋해! 이건 진짜 꽃이야.” “화부터 내지 말고, 다른 상자에는 뭐가 들어 있나 보자꾸나.” 왕이 공주를 타일렀습니다.

 

다른 상자를 열어 보니 꾀꼬리 한 마리가 들어 있었습니다. 꾀꼬리의 노랫소리가 하도 아름다워서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못했지요. “훌륭하옵니다! 매력적이옵니다!” 시녀들이 말했어요. “새 소리를 들으니 돌아가신 왕비님의 축음기 생각이 나옵니다. 축음기에서 흘러나오던 노랫소리와 어쩜 그렇게 똑같은지 모르겠습니다.” “네 말이 맞는구나!” 왕은 어린애처럼 소리쳤습니다. “저 새도 진짜 새가 아닌지 실 펴봐.” 공주가 말했어요. “그렇습니다. 저 새는 진짜 새입니다.” 선물을 가져온 신하가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새를 날려 버려.” 공주가 말했지요. 그러고는 왕자에게 심부름꾼을 보내 왕자를 만나 보지 않겠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왕자는 십사리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왕자는 얼굴에 새까만 구두약을 바르고 모자를 푹 눌러써서 변장을 했어요. 그리고 제일 큰 나라의 궁궐 앞으로 가서 문을 두드렸어요. “임금님! 안녕하십니까?” 문을 열어 주자 왕자는 인사를 했어요. “저를 궁궐에서 일하게 해 주십시오.” “궁궐에서 일하겠다는 사람이 참 많기도 하다.” 왕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습니다. “돼지 치는 일이라도 하겠다면 받아 주지. 돼지가 하도 많아서 말이야.” 이렇게 해서 왕자는 돼지 치는 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돼지우리 옆의 아주 작고 지저분한 방에서 살게 되었지요.

 

왕자는 낮 동안 돼지 치는 일을 열심히 하고, 저녁 무렵부터 조그맣고 귀여운 냄비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밤이 되자 냄비가 완성되었어요. 이 냄비에는 자그마한 종 세 개가 달려 있었어요. 냄비가 끓을 때면 종 세 개가 딸랑거리며 아름다운 노래를 연주했어요. “사랑하는 아씨여! 이제 모두 끝났다오, 끝났다오.” 무엇보다 신기하고 놀라운 것은 냄비에서 피어오르는 김 속에 손가락을 집어넣으면 이 나라의 모든 음식 냄새를 알아낼 수 있다는 거였지요.

 

공주는 자녀들과 함께 돼지우리 곁을 지나가다가 냄비에서 흘러 나오는 노랫소리에 발걸음을 멈추었습니다. 공주는 노랫소리를 듣고 미소를 지었습니다. ‘사랑하는 아씨여’라는 노래는 공주가 알고 있던 노래였기 때문이죠. 공주를 가끔 피아노를 이 노래를 치곤 했습니다. 한 손가락으로 더듬거리긴 했지만 말이에요. “내가 알고 있는 노래야.”하며 공주가 소리쳤습니다. “돼지 치는 종은 교양이 있는 사람인가 봐. 그 사람에게 얼마를 주면 그 악기를 팔겠냐고 물어봐.”

 

그러자 시녀 중 한 명이 돼지우리로 달려갔어요. “냄비를 얼마에 팔겠니?” 시녀가 돼지 치는 종에게 물었습니다. “공주님이 입맞춤을 열 번 해 주면 팔지.” “아유, 망측해라!” 시녀가 소리쳤어요. “그렇지 않으면 안 팔 테야.” 돼지 치는 종이 말했습니다. “그래, 그 사람이 뭐라고 하든?” 공주가 물었습니다. “ 그 사람이 감히 입에 담지 못할 소리를 했사옵니다.” 시녀는 얼굴을 붉혔어요. “그럼 귀속말로 얘기해 보려무나.” 그러자 시녀는 공주의 귀에 대고 속삭였습니다. “그것 참 고약한 소리다.” 공주는 그렇게 말하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하지만 냄비에서 종소리가 흘러 나오자, 공주는 몇 걸음 못 가서 다시 멈추게 되었습니다. 노랫소리가 이전보다 더 달콤하게 들렸어요. “사랑하는 아씨여! 이제 모두 끝났다오, 끝났다오.” “그 사람에게 가서 시녀들이 열 번 입 맞춰 주면 되겠냐고 물어보거라.” 돼지 치는 종은 공주의 제안에 대해 이렇게 답했습니다. “안 돼! 공주님의 입맞춤이어야 해. 싫으시다면 냄비를 드릴 수 없지.” 시녀는 공주에게 돼지 치는 종의 말을 전했습니다. “이거 정말 난처한 걸.” 공주가 말했어요. “그럼 아무도 못 보게 너희들이 빙 둘러서서 가리고 있거라.” 그러자 시녀들이 치맛자락을 치켜들고 빙 둘러서서 아무도 못 보게 공주를 가려 주었습니다. 

 

돼지 치는 종은 공주로부터 열 번의 입맞춤을 받고, 공주에게 냄비를 주었습니다. 냄비는 정말로 신기했어요! 공주와 시녀들은 밤낮없이 냄비를 끓게 했습니다. 그래서 이 나라의 모든 집에서 무슨 음식을 만들고 있는지, 저녁 식사로 뭘 먹을지 모두 다 알 수 있었습니다. 시녀들은 손뼉을 치며 좋아했어요. “누구네가 수프를 먹을지, 누구네가 팬케이크를 먹을지 또 누구네가 쇠고깃국을 먹을지, 갈비를 먹을지 죄다 알 수 있사옵니다. 얼마나 재미있는지 모르겠사옵니다.” “이럴 수가!” 왕실의 우두머리 시녀가 말했어요. “아무한테도 얘기해선 안 돼. 내가 공주라는 사실을 잊지 마.” 공주가 말했습니다. 시녀들과 우두머리 시녀는 이렇게 말했어요. “아무도 모를 것이옵니다.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않겠사옵니다.”

 

돼지 치는 종- 아무도 그가 왕자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지요-은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매우 특별한 딸랑이를 만들었어요. 이 딸랑이를 흔들면 이제껏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한 왈츠나 폴카 등 갖가지 춤곡이 흘러 나왔습니다. “놀라워라!” 공주가 돼지우리 근처를 돌다가 소리쳤어요. “이런 음악은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었어. 그 사람에게 가서 얼마를 주면 그 악기를 팔겠냐고 물어봐.” 그러자 시녀가 물어보고 와서 말했습니다. “공주님이 백 번 입을 맞춰 주시면 그걸 주겠다고 하옵니다.” “ 그 사람 제정신이 아닌가 봐!” 이렇게 말하며 공주는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러고는 조금 가다가 다시 멈추었습니다. “잘 만든 것에 대해서는 칭찬을 해 줘야겠지? 더구나 나는 왕의 딸이잖아. 그 사람에게 어제처럼 입맞춤을 열 번 해 주겠다고 해라. 나머지는 시녀들의 입맞춤을 받으라고 해 봐.” “하지만 사실은 저희도 그와 입 맞추고 싶지 않사옵니다”. 시녀들은 모두 울상을 지었어요. “무슨 소릴 하는 거야!” 공주는 화가 나서 말했어요. “나도 입을 맞췄는데, 너희들은 왜 못해? 게다가 너희들에게 잠잘 곳과 먹을 것을 주는 사람이 누구냐?” 그러자 시녀 중 한 사람이 돼지 치는 종에게 가서 공주의 말을 전했습니다. 그러자 돼지 치는 종이 말했어요. “백 번 다 공주의 입맞춤을 받아야 해. 싫으시다면 딸랑이를 드릴 수 없지.” 

 

시녀는 다시 공주에게 갔어요. “내 주위에 빙 둘러서서 가리고 있거라.” 공주가 명령했습니다. 시녀들이 공주를 둘러싸자, 공주는 입맞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돼지우리 옆에서 뭣들 하고 있는 걸까?” 이층 창가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던 왕이 말했습니다. 왕은 눈을 비비고 나서, 안경을 꺼내 썼습니다. “공주의 시녀들이네. 대체 무슨 해괴한 짓들을 하고 있는 거지? 내려가 봐야겠어.”

 

왕은 얼른 신발을 신고 밖으로 뛰어나갔어요. 그리고 돼지우리 가까이로 살금살금 다가갔어요. 시녀들은 공주가 입을 맞출 때마다 하나 둘 셋 하며 수를 세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더 해도 안 되고, 덜 해도 안 되고 꼭 백 번을 해야 억울하지 않을 테니까요. 그래서 왕이 다가오는 것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어요. 왕은 발끝을 세워 시녀들이 에워싸고 있는 곳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이게 무슨 짓들이냐?” 왕은 소리를 쳤어요. 왕은 입맞춤을 하고 있는 공주를 보고 신발을 벗어 시녀들의 머리를 때렸어요. 공주가 막 여든 여섯 번째 입맞춤을 하고 있을 때였어요. “이런 몹쓸 것들 같으니라고! 당장 궁궐 밖으로 나가!”

 

왕은 몹시 화가 나서, 돼지 치는 종과 공주를 쫓아내 버렸습니다. 쫓겨난 공주는 엉엉 울면서 서 있었어요. 그리고 돼지 치는 종은 투덜거리고 있었지요. 때마침 빗줄기가 쏟아졌어요. “이제 난 어쩌면 좋아! 그때 왕자님과 결혼할걸 그랬어. 나는 너무 비참해.” 돼지 치는 종은 나무 뒤로 가서 얼굴에 묻힌 새까만 구두약을 닦아 내고 누더기 옷도 벗었습니다. 그리고 근사한 왕자의 옷차림으로 나타났어요.

 

그의 모습이 얼마나 늠름해 보였던지 공주는 무릎을 굽히며 인사를 했습니다. 왕자가 말했어요. “나는 당신을 경멸하오. 당신은 진실한 왕자를 받아들이지 않았소. 또한 장미꽃과 꾀꼬리의 진가도 알아보지 못했소. 그러나 당신은 하찮은 장난감을 얻으려고 돼지 치는 종과 입을 맞추었소. 부디 잘 있으오!” 이렇게 말하고 왕자는 자기 나라로 돌아갔어요. 그리고 궁궐 문을 꼭 잠가 버렸습니다. 공주는 제자리에서 서서 이 노래를 불렀답니다. 

 

“사랑하는 아씨여! 이제 모두 끝났다오, 끝났다오!”

 

하부르타식 질문의 예

여러분이 마음에 들어했던 그 선물을 공주가 받았다면 어떠했을까요?

왕자는 왜 공주에게 장미꽃과 꾀꼬리를 선물했을까요?

공주는 왜 왕자가 보낸 선물을 좋아하지 않았을까요?

돼지 치는 좋은 어떻게 해서 그런 신비한 냄비를 만들었을까요?

왕자는 왜 공주와 결혼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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