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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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 가게

by &#$@* 2023.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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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 가게]는 신기한 물건을 파는 미술 가게를 어른(깁의 아버지)과 어린이(깁)가 서로 생각하는 이야기입니다. 깁은 아버지와 함께 비현실적 공간인 마술 가게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깁은 마술 가게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마술에 호기심을 갖고 재미있어하지만, 아버지는 이성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마술이 당황스러울 뿐만 아니라 혼란스러워지기까지 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이성적으로 이해하려고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신비로운 현상을 있는 그대로 아이처럼 즐길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이 작품은 이야기하고 있답니다. 

 

나는 멀리서 그 마술 가게를 멀리서 몇 번 본 적이 있었습니다. 마술에 사용되는 여러 종류의 공과 흰 비둘기, 멋진 고깔, 말하는 인영, 바구니 마술에 사용되는 재료, 멋진 마술 카드들…. 매우 흥미로운 물건들로 가득 찬 그곳을 한두 번 지나친 적은 있었지만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생각은 나지 않았었지요. 

어느 날, 갑자기 아들 깁이 나를 끌어당겨 어쩔 수 없이 그곳에 함께 들어가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사실 나는 리젠트 거리에 그런 마술 가게가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마술 가게는 그림 가게와 병아리 가게 사이에 분명히 있었습니다. 난 마술 가게는 서커스 공연장 근처나 옥스퍼드 거리, 홀본 거리의 구석진 곳에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막의 신기루처럼 쉽게 보기 어려운 곳에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마술 가게의 창문을 깁이 손으로 톡톡 두드리고 있었어요.

“저거 사고 싶은데요.” 깁은 마술 달걀을 가리키며 말했어요. “그리고 저거랑, 저것도요!” 깁은 진짜 사람과 매우 비슷한 우는 아이 인형과, ‘이걸 보면 친구들이 깜짝 놀랄걸!’ 이라고 예쁘게 쓰여 있는 신기한 물건을 갖고 싶어 했습니다. “저 고깔을 쓰면 다른 사람 눈에는 안 보일 거예요. 책에서 읽었어요.” “아빠, 저건 마술 동전이네요. 동전을 이렇게 하면 사람들 눈앞에서 감쪽같이 사라져 버려요.” 귀여운 아들은 제 엄마를 닮아서인지 가게에 들어가자고 보채지는 않았습니다. 깁은 자신도 모르게 내 손을 가게 쪽으로 끝어당기면서 마술 도구들에 관심을 보였지요.

깁이 마술 병을 가리키며 말했어요. “우와! 저것 좀 보세요.” “갖고 싶니?” 내 말을 듣고, 깊은 금방 얼굴이 환해졌습니다. “제시한테 보여 주고 싶어요.” 깁은 항상 다른 사람들을 생각할 줄 아는 아이였지요. 나는 문을 열며 말했어요. “그래. 네 생일이 백 일도 안 남았으니까, 마음에 드는 것이 있는지 어디 한번 들어가 볼까?” 

우리는 가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깁은 신이 나서 앞서 걸어가지만 왠지 이 가게는 평범한 가게가 아니라 마술 가게여서 깁이 기대하는 평범한 장난감을 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나는 이 사실이 깁이 이해하도록 설명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술 가게는 작고 비좁고, 어두 컴컴했습니다. 문을 닫자 방울 소리가 났어요. 잠시 동안 우리는 서로 마주 보았습니다. 계산대 위에 있는 유리 상자 속에는 종이를 반죽해서 만든 호랑이가 한 마리 들어 있었지요. 의젓하고 상냥한 눈매를 가진 호랑이는 생각에라도 잠긴 것처럼 머리를 끄덕이고 있었습니다. 계산대 위에는 그 밖에도 수정 공 몇 개와 마술 카드를 쥐고 있는 손 모양의 도자기, 크기가 제각각인 물고기 모양의 마술 그릇, 마술 모자 등이 있었습니다. 바닥에는 마술 거울도 잔뜩 쌓여 있었는데, 길고 홀쭉하게 보이는 거울, 술통처럼 짧고 뚱뚱해 보이는 거울 등 여러 가지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거울을 보며 웃고 있을 때, 주인인 듯한 사람이 들어왔어요. 주인은 얼굴색이 안 좋아 보이는데다가 인상까지 쓰고 있었는데, 한쪽 귀가 다른 쪽 귀보다 컸고, 턱은 구둣주걱처럼 뾰족했습니다. 주인은 유리 진열대 위로 기다란 손을 뻗으며 말했어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주인이 갑자기 나타나는 바람에 우리는 깜짝 놀랐지요. 나는 아들에게 간단한 마술 도구를 몇 개 사 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뭐든 재미있는 거면 좋겠다고 했어요.

주인은 여러 가지의 것들을 보여 주었습니다. 마술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유리 구슬을 보여 주고, 마술 도구나 식료품, 또는 다른 필수품을 얻을 수 있다는 모자도 보여 주었어요. 그 가게 이름이 ‘진짜 마술 가게’라는 말처럼 주인은 속임수 같은 건 절대 쓰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나는 주인이 농담을 아주 진지하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요.

주인은 깁에게 이상할 정도로 친절하게 웃으면서 말했어요. “넌 참 착한 아이구나.” 놀랍게도 주인은 깁이 착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전혀 그런 티를 내지 않고 있었는데도 말입니다. 깁은 여전히 아무 말 없이 주인을 쳐다보았어요. 밖에서 떼쓰는 아이를 보면서 “착한 아이만 저 문으로 들어올 수 있단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주인은 여러가지 마술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이상할 정도로 몸이 긴 주인은 계산대애 서서 마술사처럼 여러 가지 물건을 만들어 냈습니다. 주인이 “포장지 나와라!”하고 말하자 아무것도 없던 모자에서 종이가 한 장 나왔지요. 그다음에 “노끈 나와라!”라고 말하자 이번에는 주인의 입에서 노끈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주인이 상자를 묶을 때 사용했던 노끈을 입에 물고 있었던 것 같았는데, 끝도 없이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었지요. 주인은 계속 다른 마술을 부렸습니다. 말하는 인형의 콧등에 불을 붙여 촛불을 만들고, 빨간색이 칠해진 자기 손가락을 촛불에 대고 녹이더니 손가락을 마치 풀처럼 사용해서 상자를 붙이기도 했습니다. 외투 주머니에서 달걀 하나는 꺼내 포장도 하는 등, 눈빛과 팔짱을 낀 모습만으로도 우리에게 믿음을 주었어요. 주인은 말을 하지 않고도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줄 알았습니다. 바로 이런 게 ‘진짜’ 마술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내 모자 속에서 무언가 부드러운 것이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모자를 벗자 하얀 비둘기가 튀어나오더니 종이 호랑이 뒤에 있는 상자 속으로 날아가 버렸어요. 주인이 내 모자를 재빨리 가로채면서 새가 벌써 알을 깠다고 했지요. 그러면서 내 모자를 흔들었을 때 여러 물건들이 계속 나왔습니다. 유리구슬, 구겨진 종이가 나왔는데, 특히 종이는 모자에서 끊임없이 나와 계산대 위에 쌓여 결국 주인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주인의 목소리는 계속 가게 안에 울려 퍼졌어요. “사람들은 겉모습은 그럴듯하지만 속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는 아무도 몰라요. 어쩌면 우리 모두는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텅 빈 무덤인지도….” 주인의 목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자 주위가 갑자기 조용해졌습니다. 마치 이웃집 축음기를 벽돌로 마음먹고 내리쳤을 때와도 같았지요. 종이가 구겨지는 소리도 멈췄고, 모든 것이 잠잠해졌어요. 

“모자 마술은 다 끝났나요?” 하지만 아무 대답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깁과 나는 서로를 바라보았어요. “이제 그만 가야겠어요. 모두 얼마죠?” 나는 좀 더 큰 소리로 덧붙여 말했습니다. “계산서 주세요. 내 모자도 주시고요.” 그때 종이 더미 뒤에서 킁킁 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 같았어요. “계산대 뒤쪽을 살펴보자. 주인아저씨가 장난을 치나 보다.” 나는 깁과 함께 머리를 끄덕거리는 호랑이 뒤로 돌아가 보았습니다. 하지만 계산대 뒤에는 내 모자만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만 내 모자 옆에는 마술사라면 으레 가지고 있을 법한, 귀가 축 늘어진 흰 토끼 한 마리만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마술사의 토끼들이 늘 그렇듯이 멍청하게 축 늘어진 모습을 하고 말이에요.

내가 모자를 주워 다시 쓰자, 토끼가 깡충깡충 뛰어나녔습니다. “아빠!”  깁이 조금은 망설이면서 말했습니다. “왜 그러니?” “난 이 가게가 좋아요.” “나도 그렇단다. 갑자기 계산대가 커져서 문을 막아 버리지만 않는다면 말이야.” 그러나 깁은 내 말을 귀담아듣는 것 같지 않았고, 갑자기 토끼를 불러 마술을 부리라고 요청했어요. 토끼는 순간 좁은 문틈으로 사라져 버렸고, 깁은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나토 태어나서 처음 보는 모습이었지요.

그때, 문이 열리고 주인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주인은 여전히 웃고 있었는데, 진짜 즐거워 웃는 건지 아니면 우리를 놀리느라 그러는 건지 알 수 없었습니다. 주인은 다른 마술 도구들도 보여 주겠다고 하자 깁은 내 손을 끌고 주인을 따라가려고 했지요. 마술이 무척 진짜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우리는 이미 마술 도구 전시실로 들어와 있었어요. 주인은 이것저것 마술 도구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마술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러고는 깁에게 마음에 드는 것이 있는지를 물었어요. 깁은 이 놀라운 장사꾼이 무슨 위대한 인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존경하는 눈길로 바라봤습니다. 

깁은 마술 칼에 대해 물어보고 주인은 칼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며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카드 위에 있는 갑옷들은 전쟁놀이에 쓰는 건데, 무적 방패, 초고속 신발, 마술 투구처럼 매우 쓸모 있는 것들이라고 했어요. 주인은 지금 깁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고 있었습니다. 주인은 나에게 깁을 빼앗아 자기의 엄청난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내가 아무리 해도 주인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나는 깁이 주인과 다정히 손잡고 있는 것을 못마땅하게 지켜보고만 있었어요. 가게 주인은 확실히 재미있는 사람이지만, 뭔가 굉장한, 정말로 엄청난 속임수를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깁과 주인 주위를 서성거리면서 마술사 같은 주인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지요. 어쨌든 깁은 굉장히 즐거워했고, 나도 우리가 가게 밖으로 나가고 싶을 때가 되면 쉽게 나갈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우리가 들어온 전시실은 탁자와 진열대아 기둥이 부서진 채로 마구 흩어져 있고 매우 어수선해 보였습니다. 그곳에는 중기나 태엽 장치도 없이도 신호만 보내면 달릴 수 있는 마술 기차가 있었는데, 뚜껑을 열면 장난감 병정들이 살아 움직이는, 아주아주 값비싼 상자도 몇 개  보여 주면서 깁에게 해 보라고 주었습니다. 깁이 뚜껑을 열자 병정들은 다시 살아났습니다. 깁은 값을 깎아 주면 사겠다고 했지요. 그러자 주인은 장난감 병정들을 상자에 쓸어 담은 다음 뚜껏을 닫고 나서 공중에 대고 흔들었습니다. 그러자 상자는 갈색 종이로 포장되었을 뿐만 아니라 깁의 이름과 주소까지 쓰여 있었어요! 내가 깜짝 놀라자 주인은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이런 게 진짜 마술이지요. 진짜 무술.” “너무 빈틈이 없어서 걱정이네요.” 나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습니다.

그러자 주인은 이제까지 보다 훨씬 더 이상한 마술 도구들은 깁에게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이 마술 가게는 정말 이상한 곳이라는 생각에 정신이 팔렸지요. 천장도 이상하고, 바닥도 이상하고,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는 의자들도 몹시 이상했습니다. 내가 똑바로 보고 있지 않을 때면 그것들은 점점 삐딱하게 기울어지기도 하고 이리저리 움직였습니다. 심지어는 내 등 뒤에서 의자들끼리 소리 없이 자리 뺏기 놀이를 하기도 했습니다. 또 천장 아래는 구불구불한 뱀 모양의 가면으로 장식을 해 놓았는데, 보통 석고상보다 훨씬 더 표정이 다양했습니다. 

특히 직원은 장난감을 갖고 무시무시한 장난을 치고 있었어요. 가장 무시무시한 장난은 자신의 몸을 갖고 노는 것이었습니다. 코를 잡아 빼어 코가 점점 더 얇아져서 아주 기다랗고 잘 구부러지는 빨간 채찍처럼 되고 말았지요. 직원은 낚싯줄을 던지는 것처럼 자기 코를 앞으로 던졌습니다. 나는 순간적으로 깁이 이 모습을 보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행히도 깁은 주인한테 정신이 팔려 있었습니다. 

깁과 주인은 함께 소곤거리면서 나를 바라보았습니다. 깁은 작은 받침대 위에 서 있었고, 주인은 커다란 북을 손에 들어 있었어요. “아빠, 우리 숨바꼭질해요! 아빠가 술래예요!” 주인은 큰 북을 깁의 머리 위에서 씌우려고 했어요. 내가 미처 막을 새도 없었어요. “어서 치워요! 지금 당장! 우리 애가 무서워하잖아요. 어서 그 북을 벗기라니까!” 양쪽 귀의 크기가 다른 주인은 한마디 말도 없이 즉시 행동을 멈추더니, 나에게 기다랗게 변한 큰 북의 안쪽을 보여 주었습니다. 큰 북의 안은 텅 비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받침대 위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내 아들이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나는 심장이 짓눌리는 것처럼 불안해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습니다. 어디론가 끌려가 그냥 내팽개쳐서 서두르거나 꾸물거리고 화를 낼 수도 없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난 히죽거리는 주인에게 달려가, 의자를 걷어차 버렸지요. “어리석은 짓은 그만둬!” 내 아들은 어디 있어?” 주인은 여전히 북의 안쪽을 보여 주면서 말했어요. “보신 대로, 속임수 같은 건 없습니다.” 내가 손으로 주인을 잡으려고 하자, 주인은 재빨리 나를 피했습니다. 내가 다시 주인을 잡으려고 할 때 주인은 나를 피해 달아나면서 문 하나를 열어젖혔어요. “멈춰!” 하지만 주인은 웃으면서 문밖으로 사라졌습니다. 나도 주인을 따라 어둠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쿵!” “어이쿠! 사람이 오는 걸 못 봤군요!” 나는 어느새 리젠트 거리로 다시 돌아와 있었고,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사람과 부딪히고 말았어요. 깁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 있었습니다. 깁은 나와 잠시 헤어졌던 것이 미안했는지 밝게 웃으며 다가왔는데, 마술 가게에서 받은 상자 네 개를 품에 안고 있었습니다! 잠깐 동안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랐어요. 마술 가게를 찾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마술 가게는 어디에도 없었답니다. 그림 가게와 병아리 가게 사이에 그냥 평범한 벽기둥만 있을 뿐이었지요.

나는 머릿속이 복잡했어요. 나는 무작정 똑바로 걸어가서 마차를 잡기 위해 우산을 치켜들었습니다. “마차다!” 깁은 무척이나 들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깁을 마차에 태우고 나서, 나는 집 주소를 기억해 내기 위해 애를 먹기도 했어요. 외투 주머니에 뭔가 이상한 것이 있어서 꺼내 보니 유리구슬이었습니다. 나는 기분이 나빠져서 유리구슬을 거리에 내던졌습니다. 

깁은 그 마술 가게가 정말 멋진 가게였다고 놀라워하면서 기뻐했습니다. 이난 오후에 있었던 일들을 무척이나 재미있어했지요. 게다가 깁은 상자를 네 개나 안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상자에는 뭐가 들어 있을까?’ 난 궁금한 것을 참으며 깁에게 말했습니다. “음! 어린애들은 그런 가게에 자주 가면 안 된다.” 깁은 평소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내 말을 받아들였지요. 그러나 내가 마음이 놓인 건 그 상자들을 열어 보고 난 후였습니다. 상자 세 개에는 그냥 평범한 장난감 병정들이 들어 있었는데, 굉장히 좋은 것들이어서 장난감 병정들이 진짜 마술에 쓰였다는 것을 잊어버릴 정도였지요. 나머지 한 상자에는 아주 건강하고 순해 보이는 자그맣고 하얀 새끼 고양이가 들어 있었어요. 나는 편안한 마음으로 깁이 상자를 여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이 일이 있으니 6개월이 지났습니다. 이젠 모든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지요. 고양이는 다른 고양이들처럼 그냥 평범하고 귀여운 고양이었고, 장난감 병정들은 진짜 군대에 보내도 될 만큼 튼튼했습니다. 그리고 깁은…” 현명한 부모라면 깁을 매우 조심스럽게 신경 써서 잘 돌봐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지요. 얼마 전까지도 나는 깁을 계속 그렇게 대했습니다. “깁, 장난감 병정이 살아서 움직이면 어떨 것 같니?” “제 장난감은 원래 혼자서 움직이는데요. 뚜껑을 열기 전에 주문을 말하면요.” “병정들이 스스로 움직인다고?” “물론이죠. 아빠, 그래서 제가 병정들을 좋아하는 거예요?” 나는 깜짝 놀랐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 한두 번 불쑥 깁의 방에 들어가 보았지만, 장난감 병정들이 스스로 움직이는 걸 본 적이 없었지요. 돈 문제도 마음이 걸립니다. 나는 물건을 사면 반드시 돈을 내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마술 가게를 찾기 위해서 리젠트 거리를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했습니다. 나는 마술 가게 사람들에게 떳떳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깁의 이름과 주소를 알고 있기 때문에 언제라도 편할 때 청구서를 보내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부르타식 질문의 예: 

깁은 왜 마술 가게 주인을 존경하는 눈길로 바라보았을까요?

깁은 왜 가게 주인이 보여 주는 마술에 마음을 빼앗겼을까요?

아빠는 왜 깁에게 마술 가게에 가면 안 된다고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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