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이란 무엇인가요?
물리학에서 물질이란 우리가 눈으로 확인하거나 관측할 수 있는 우주(자연계)를 구성하는 요소입니다. 물질은 다양한 자연 현상을 일으키는 실체로, 공간의 일부를 차지하고 질량을 갖지요. 아름다움이나 믿음은 눈으로 확인할 수 없고 부피나 질량이 없기 때문에 물질이 아닌 거죠. 그러나 대기를 이루는 공기는 관측할 수 있고 부피와 질량이 있으므로 물질에 속합니다.
그래도 물질이 무엇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면 주위를 둘러 볼까요? 학교, 아파트, 책상, 의자, 교복, 선생님, 친구들, 농구공, 자동차, 비행기, 휴대전화 등… 또 무엇이 보일까요?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바로 물질로 구성된 것입니다. 건물과 집을 짓는데 쓰이는 나무와 콘크리트, 자동차와 비행기를 만드는데 쓰이는 금속과 플라스틱 등이 바로 물질인 것이죠. 심지어 우리가 숨 쉴 때 필요한 공기 또한 여러 가지 물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여기서 혼동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학교 건물과 집, 자동차와 비행기 등은 물질이 아니라 물체라고 한다는 점입니다. 과학에서 물체는 어떤 물질로 이루어진 하나의 사물을 의미하지요. 물체는 구체적인 형태를 지닌다는 점에서 물질과는 다르고 자기만의 공간과 부피를 지니는 점에서는 물질과 같습니다.
정리를 해 보면, 어떤 물체의 본바탕을 이루는 것이 바로 물질입니다. 우리가 어떤 사물을 바라볼 때, 크기나 겉모습, 쓰임에 중점을 둘 때는 물체로, 그 물체를 이루는 재료에 중점을 둘 때는 물질이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면 금 이외의 물질이 섞이지 않은 금반지가 있다고 할 때, 금반지는 물체이고 금은 물질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물질은 쪼개질 수 있을까요?
아주 옛날 원시인들은 돌[물질]과 나무[물질]을 이용해 돌도끼[물체]를 만들었습니다. 원시인들은 동물의 뼈나 돌을 다듬어 무기를 만들고 그것으로 사냥을 한 것이죠. 처음엔 적당한 돌을 찾아 돌도끼를 만들다가 나중엔 커다란 바위를 쪼개 알맞은 크기의 돌을 얻었습니다. 바위와 돌이 같은 물질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 사실을 알아내는 데도 꽤 많은 시간이 흘렀지요.
그러다가 고대 그리스인들 중에는 물질을 계속 쪼개면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없는 알갱이(과학에서는 그 알갱이를 ‘입자’라고 함)가 있을 것이라고 상상했어요. 그런 생각을 한 대표적인 인물이 데모크리토스입니다. 2500여 년 전에 그는 ‘아톰(atom)’이라는 개념을 사용했습니다. ‘아톰(atom)’은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다시 말하면, ‘아톰(atom)’은 매우 작지만 단단하다는 뜻이죠. 그의 생각대로 정말 물질은 계속 쪼갤 수 없는 것일까요?
예를 들면, 주먹 크기만한 금덩어리가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금덩어리를 나누어 주려고 할 때, 열 사람에게 나누어 줄 경우 적은 양이지만 열 사람 모두에게 금을 줄 수 있지요. 그러면 그 금을 최대한 몇 사람에게 나누어 줄 수 있을까요? 금을 잘게 쪼개는 기술적인 뒷받침이 있다면 우리나라 인구 정도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인구 1억이 넘는 나라의 경우, 그 나라 사람 전체에게 금을 나누어 주기는 힘듭니다. 왜냐하면 금은 1억 분의 13mm(13/1000,000,000) 크기보다 작으면 더 이상 금이 아니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 크기보다 더 작게 쪼개기도 힘듭니다. 데모크리토스가 상상한,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물질의 이런 가장 작은 조각을 현대에서는 ‘원자’라고 합니다.
물질의 최소 단위인 원자와 원소
데모크리토스가 상상한 물질의 최소 기본 단위로서의 원자를 현대 과학에서도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데모크리토스가 생각했듯이 원자를 더 이상 쪼갤 수 없다는 점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죠. 현대 과학 기술은 원자를 쪼갤 수 있는 데까지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과학자들은 원자를 더 작은 조각으로 나눈 알갱이를 발견하고 그것을 소립자라고 부릅니다. 원자도 눈으로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작은 크기인데 그것을 또 쪼갰으니 아주 작은 조각이란 뜻으로 소립자라고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현대 과학은 단단한 원자를 쪼개기는 힘들지만 원자를 쪼갤 때 엄청난 에너지가 나온다는 사실을 증명했지요. 그 에너지를 이용한 것이 바로 원자력 발전소와 핵폭탄입니다.
한편 원자가 금의 구성 성분으로 작용할 때는 물질의 원소라고 합니다. 원소는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성분을 의미합니다. ‘원자’는 크기나 질량과 같이 ‘입자’의 개념으로 사용하고, ‘원소’는 어떤 물질의 구성 ‘성분’을 이야기할 때 사용하는 개념이지요.
즉, 원자는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입자이고, 원소는 물질을 이루고 있는 기본 성분입니다.
우주를 이루고 있는 물질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그 물질을 이루는 원자의 종류, 즉 원소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자연에서 발견된 원소를 가장 가벼운 수소(H)부터 가장 무거운 우라늄(U)까지 모두 92가지 입니다. 과학자들이 새로 합성한 원소들까지 합해도 원소의 종류는 120가지를 넘지 않지요. 우리 몸의 70%를 차지하는 물은 산소와 수소, 두 가지 원소로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소로 밝혀진 것은 대략 20여 가지 정도이고, 아무리 많아도 100가지를 넘지 않지요. 120여 가지의 원소를 잘만 이용하면 무엇이든지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나올만합니다.
원자는 어떻게 생겼을까요
먼저 원자 내부를 확대해 보면 원자는 가운데에 원자핵이 있고, 주변에 전자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원자 가운데에 있는 원자핵을 지구 크기만큼 확대하면 원자핵과 전자의 거리는 지구와 태양의 거리보다 훨씬 더 멀어집니다. 원자가 월드컵 경기장 크기만 하다면 원자핵은 탁구공 크기 정도입니다. 원자핵 주변에는 먼지 크기의 전자가 초속 2000km 정도 속도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요. 그러니 원자 내부는 거의 텅 비어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물질을 쪼개고 쪼개 보니 그 안은 아무것도 없더라는 표현이 나올 만합니다. 물질에는 빈 공간이 더 많은 것이지요. 마치 도로에 있는 자동차들을 멀리서 보면 이어져 있는 선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가면 빈 공간이 많은 것과 같습니다.
지금은 전자 현미경으로 원자를 찍어 확인할 수 있지만 원자는 너무 작기 때문에 물질 사이에 상대적으로 매우 큰 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기는 힘들지요.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계의 물질에는 빈틈(진공)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물질은 빈틈없이 꽉 차 있으므로 물질은 영원히 계속 쪼갤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 사람들은 신이 자연을 완벽하게 창조하였으므로 빈 공간이 있을 리가 없다고 맞장구를 쳤습니다. 그래서 고대부터 거의 2000여 년 동안 사람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런 생각(계속 쪼갤 수 있다고 해 ‘연속설’이라고 함)을 굳게 믿고 있었지요.
하지만 간단한 실험을 실험을 통해 물질에 빈 공간이 있음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풍선을 불어 입구를 묶어서 놓아두면 부피가 줄어들고 주사기 입구를 손으로 막고 피스톤을 누르면 주사기 속의 부피가 줄어듭니다. 이는 공기의 입자가 풍선 입자의 빈틈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고, 주사기 속에 있는 공기 입자 사이에 빈 공간이 줄어들기 때문이지요. 이처럼 물질과 물질 사이에 얼마간에 빈 공간이 있다고 믿었던 과학자들은 원자의 구조를 밝히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원자 모형으로 원자의 구조를 밝히다
1908년 전까지만 해도 원자 내부에는 양과 음의 전하가 고르게 퍼져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러더퍼드는 원자 내부에 있는 전하보다 큰 방사선(음전하를 잃은 알파 입자: 헬륨 원자핵)을 얇은 금박에 쏘는 실험을 했습니다. 그는 당연히 금박 원자 내부에 있는 어떤 것보다도 방사선 입자가 크기 때문에 모두 금박을 뚫고 나갈 거라고 예상했지요. 그것은 마치 야구 공들이 고르게 실로 매달아 놓은 곳에 발로 축구공을 힘있게 차는 것과 같은 실험이었습니다. 야구공에 부딪친 축구공은 야구공들 사이를 뚫고 지나가지만 야구공에 부딪친 영향으로 직진 운동에 방해를 받게 됩니다. 축구공을 여러 번 차면 날아가는 힘만 약해지면서 그대로 통과하기도 하고 날아가던 방향에서 각도를 벗어나기도 할 것입니다. 러더퍼드는 이 실험을 통해 금박을 통과한 방사선 입자가 산란하게 되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원자 내부에 양과 음의 전하가 고르게 퍼져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려 한 것이지요.
무언가 단단한 것이 있어 그것에 부딪힌 방사선은 그대로 왔던 길로 튕겨져 나온 것입니다. 러더퍼드는 원자핵의 실체를 확인한 것입니다. 일부 방사선은 원자핵 주변에 있는 전자에 부딪쳐 방향만 약간 바뀌어 산란 현상을 보였습니다. 물질에 빈 공간이 큰 만큼 대부분의 방사선은 그대로 금박을 통과했지요.
이 실험 이후 과학자들은 원자의 아주 작은 부분을 차지하는 원자핵이 원자의 질량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또한 원자핵에 양성자와 중성자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지요.
보통 원자는 중성자와 양성자가 원자핵을 이루고 그 주변을 전자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원자는 전기적으로 중성을 띠는데 그 이유는 원자 내부에 음의 전하와 양의 전하가 균형을 이루기 때문이지요. 중성자는 양, 음 어떤 전하도 띠지 않습니다. 반면에 양성자는 양의 전하, 전자는 음의 전하를 띠지요. 따라서 원자가 중성을 띤다는 것은 원자핵을 이루는 양의 전하를 지닌 양성자 수만큼 음의 전하를 띤 전자가 원자핵 주변을 돌고 있는 것입니다.
원자 중에 가장 가볍고 단순한 구조는 수소 원자이지요. 수소의 원자핵은 보통 양성자 하나로 구성됩니다. 하지만 아주 드물게 중성자를 1개(중수소), 또는 2개(삼중수소)를 가진 수소가 존재합니다. 그러면 수소의 전자 수는 몇 개일까요? 양성자 수와 전자 수는 같습니다.
슈뢰딩거를 비롯한 현대 과학자들은 전자의 위치와 운동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단지 어느 공간에서 전자가 발견될 확률을 알 수 있을 뿐이라고 합니다. 전자가 너무 작고 빨리 움직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러한 확률을 계산하여 원자 내에서의 확률 분포를 구름처럼 나타내는데 이를 전자구름 모형이라고 합니다. 구름과 같이 흐리고 확률적인 것보다는 쉽고 명확하게 원자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재로는 이 모형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원자의 성질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답니다. 원자가 내는 빛, 원자 사이의 결합, 금속 내에서 전자의 작용과 같은 현상을 모두 이 모형에 기초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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