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부리지 않고 부지런한 생활은 어떤 생활일까요? ‘뿔닭과 토끼의 재판’은 열심히 일하지 않고 잔꾀를 부리던 토끼가 결국에는 자기 꾀에 넘어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아프리카에 황금 해안이라는 나라가 있었습니다. 그곳에 뿔닭이라는 새가 농장을 갖고 있었어요. 뿔닭네 농장은 잘 가꿔진 좋은 농장이었지요. 뿔닭은 얌과 바나나를 정성껏 잘 키웠습니다. 그리고 콩, 오크라, 기장, 담배도 정성껏 돌보았어요. 뿔닭네 농장은 언제나 푸르렀고, 채소와 과일들도 잘 자라고 있었지요. 그 이유는 뿔닭이 부지런히 일을 했지 때문이에요.
뿔닭네 농장에서 가까운 곳에 토끼네 농장이 있었습니다. 토끼는 열심히 일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토끼네 농장은 뿔닭네 농장처럼 좋지 않았습니다. 씨를 뿌리는 때에 뿌렸지만, 괭이질 한 번 하지 않고 잡초도 뽑지 않았지요. 그래서 거두어 들일 때도 콩, 오크라, 그리고 기장이 많지 않았어요.
어느 날 토끼는 길을 가다가 뿔닭네 농장을 보게 되었어요. 뿔닭네 농장이 자기 농장보다 훨씬 좋아 보이자 그 농장이 자기 농장이라면 훨씬 더 좋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생각할수록 화가 났어요. “왜 뿔닭네 농장에만 비가 내리고 내 농장엔 비가 내리지 않아서 뿔닭네 채소만 잘 자라네. 그런데 내 채소는 잘 자라지 않았지?”
토끼는 하루 종일 생각하다가 토끼에게 좋은 생각이 떠 올랐어요. 그 날 밤 토끼는 부인과 아이들과 함께 뿔닭네 농장으로 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왔어요. 밤새도록 자기 집과 뿔닭네 농장 사이를 왔다 갔다 했습니다. 날이 셀 때쯤 토끼네 집과 뿔닭네 농장 사이에 길이 생겼어요.
아침에 토끼 가족은 뿔닭네 채소를 뽑아 바구니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일을 하러 나온 뿔닭은 토끼 가족이 자기가 심어 놓은 채소를 뽑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어요. “도대체 내 농장에서 뭘 하고 있는 거야?” 뿔닭은 화가 나 소리쳤어요.
토끼가 “뭐라고, 네 농장이라고? 이건 내 농장이야.”라고 하자 뿔닭이 “이건 내 농장이야. 내가 씨 뿌리고 잡초를 뽑고 괭이질을 했단 말이야”라며 소리를 쳤습니다. “어떻게 내가 씨를 뿌리고 잡초를 뽑고 괭이질을 하는 동안, 뿔닭 네가 씨를 뿌리고 잡초를 뽑고 괭이질을 할 수가 있지?” 토끼가 말했어요.
이렇게 뿔닭과 토끼는 서로 자기 농장이라고 우기면서 다투었어요. 그래서 추장을 찾아가서 누가 옳은지 가려 달라고 했습니다. 추장 앞에 가서도 둘이는 서로 자기 농장이라고 싸웠어요. 뿔닭과 토끼가 싸우는 동안 추장은 가만히 듣기만 했습니다. 그러고는 뿔닭과 토끼가 서로 자기 농장이라고 말하는 농장으로 가 보기로 했지요.
추장은 뿔닭과 토끼의 땅에 난 길이 어디인지 물어 보았어요. 토끼는 밤새 만들어 놓은 길을 보여 주었고, 뿔닭은 길이 없다고 했습니다. 추장은 농장을 갖고 있으면 집과 농장 사이에 길이 있기 마련이라고 했어요.
하지만 뿔닭은 “난 일하러 농장에 올 때면 날아서 오는걸요.”라고 말했습니다. 곰곰이 생각하던 추장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이렇게 말했어요. “농장을 갖고 있다면 농장까지 가는 길이 꼭 있어야만 해.” 이 날 이후 토끼는 더 많은 채소를 뽑을 수 있게 되었어요.
토끼는 커다란 바구니에 채소가 가득 차차 바구니를 들고 시장으로 갔습니다. 바구니는 아주 무거웠어요. 토끼는 게을러서 무거운 바구니를 드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땅에 내려놓고 길가에서 쉬고 있었지요. 그때 뿔닭이 들어주겠다고 하자 토끼는 고맙다고 하면서 바구니를 맡겼습니다. 그러자 뿔닭은 바구니를 머리 위에 올리면서 시장이 아닌 자기 집으로 날아갔어요. 토끼가 뿔닭을 쫓아갔지만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화가 난 토끼는 추장을 찾아 갔어요. 추장 앞에서 뿔닭과 토끼는 채소가 서로 자기 것이라고 싸웠습니다. 추장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머리 위에 그렇게 많은 짐을 이기고 다닌다면 머리털이 점점 빠질 거야.” 그러고 나서 추장은 토끼와 뿔닭의 머리를 확인해 보았어요. 토끼의 머리털은 길고 많았어요. 하지만 뿔닭은 완전히 대머리였지요. 그래서 채소는 뿔닭의 것이라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다음 날 토끼는 다른 바구니에 채소를 담아 시장에 가다가 길가에서 잠깐 쉬고 있었어요. 그 때 뿔닭이 날아와 또 바구니를 가져가 버렸어요. 토끼가 또 다른 바구니에 채소를 담았지만 이번에도 뿔닭이 날아와 가져 가 버렸습니다. 토끼는 또 화가 났지만 뿔닭이 대머리이기 때문에 추장에 가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마침내 토끼는 채소를 뽑는데 너무 지쳤어요.
“이제부터는 나를 위해 열심히 일해야지.” 이렇게 말하고는 토끼는 자기 농장으로 돌아갔습니다.
하부르타식 질문의 예:
뿔닭과 토끼는 왜 두번이나 추장을 찾아갔을까요?
토끼는 채소를 가져가는 뿔닭을 보고 왜 훔쳐간다고 생각했을까요?
토끼는 왜 “이제부터는 나를 위해 열심히 일해야지”라고 말했을까요?
뿔닭이 토끼에게 농장을 잃었던 것은 토끼와 뿔닭, 추장 중 누구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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