슐레밀, 바르샤바로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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슐레밀, 바르샤바로 가다

by &#$@* 2022.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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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슐레밀, 바르샤바로 가다’의 배경인 켈름에는 되는 일이 없어도 ‘잘 될 거야’라고 믿으며 사는 슐레밀과 마을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현자 장로들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황당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건을 유머와 위트로 해결해 가는 켈름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 줍니다. 합리적인 사고방식에 젖어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바보 같고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 있지요. 하지만 켈름의 사람들은 어쩌면 아이들의 맑고 순수한 심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켈름이라는 마을에 슐레밀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어요. 그는 늦잠꾸러기에다 게으름뱅이라서 손끝 하나 움직이려 하지 않았어요. 그러면서도 그는 늘 여행을 하고 싶어 했어요. 광활한 사막이나 깊은 바다, 높은 산이 있는 먼 나라 이야기를 좋아했지요. 이런 슐레밀을 아내는 비웃었어요. “당신은 오랫동안 여행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그냥 집에 있으면서 내가 일하는 동안 애들이나 돌보고 있어.” 하지만 슐레밀은 이 세상 여러 나라의 신기한 곳들을 구경해 보고 싶은 꿈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슐레밀은 한 여행객에게 바르샤바라는 아주 멋진 도시에 들었어요. 그는 기필코 그 멋진 도시에 가 봐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그래서 아내가 장에 나간 틈을 타서 학교에서 돌아온 큰 아이에게 집에서 동생들을 돌보라고 단단히 일러두고, 자기는 빵과 필요한 음식들을 보자기에 넣었어요. 그리고 봇짐을 만들어 바르샤바를 향해 떠났습니다.

 

켈름에는 바르샤바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슐레밀은 그 거리를 따라가면 분명히 바르샤바가 나올 것이라고 믿었어요. 마을을 지날 때 사람들이 어딜 가느냐고 물으면 바르샤바에 가는 길이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슐레밀은 변두리에 이르렀어요. 장화 밑창이 다 떨어져 느릿느릿 걸었지만 어느새 집과 가게는 점점 멀어지고 초원과 들판이 나왔어요. 계속 걸어가다가 지치기 시작했어요. 너무 지쳐서 배가 고픈 것도 잊고 있었어요. 그래서 눈을 조금 붙이기 위해 누웠어요. 그러다가 바르샤바 쪽으로 가는 방향을 잊을 것 같아 장화 코끝을 바르샤바로 향하도록 해 놓았어요. 그리고 곧 잠이 들었어요.

 

슐레밀은 꿈속에서 빵집 주인이 되어 양귀비씨를 곁들인 양파 롤빵을 만들었습니다. 그다음에 슐레밀은 또 켈름의 왕이 되었어요. 자신은 금으로 만든 옥좌에 앉았고, 아내는 왕비가 되고, 아이들은 왕자와 공주가 되어 양파 롤빵과 딸기잼을 함께 먹었어요. 그리고 바르샤바로 신대륙으로 일주일 내내 여행을 하고 있었어요.

 

슐레밀이 잠자는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대장간이 있었어요. 대장장이는 우연히 밖에 나왔다가 슐레밀이 조심스레 장화 코끝을 바르샤바 쪽으로 향하게 놓는 것을 보았지요. 장난을 좋아하는 대장장이는 장화 코끝의 방향을 바꿔 놓았어요.

 

잠에서 깨어난 슐레밀은 빵을 꺼내 먹고, 다시 장화를 신고 떠났어요. 한참을 걸어가는데 웬일인지 모든 것이 낯익었어요. 만나는 사람들도 모두 아는 사람인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에게 이 마을 이름이 무어냐고 물었더니, 켈름이라고 대답을 하는 것이었어요.슐레밀은 깜짝 놀랐지만, 이 세상에는 켈름이란 마을이 두 곳 있는데, 슐레밀이 지금 도착한 곳은 제2 켈름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집, 길거리,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이 떠나온 켈름과 너무도 비슷했습니다. 슐레밀은 이 의문을 해결하느라 끙끙 대다가, 어릴 때 학교에서 배운 ‘세상은 어디를 가나 똑같다.’라는 말을 생각해 내고는 만족해했어요.

 

슐레밀은 제2켈름에도 자신이 살던 마을과 똑같은 마을이 있는지 궁금했어요. 슐레밀은 자신이 살던 마을과 전혀 다르지 않은 마을에 도착하고, 자기가 살던 집과 똑같이 생긴 집으로 들어갔어요. 놀랍게도 자신의 아내와 똑같이 생긴 부인이 자신의 아이들과 똑같이 생긴 아이들과 함께 있었습니다. 집 안의 모든 물건도 자신의 집과 똑같고, 고양이도 똑같았어요. 슐레밀의 아내가 슐레밀을 보자마자 소리쳤어요. “이양반, 어디 갔다가 이제 오는 거야? 이렇게 집을 비우고 돌아다니다니… 그리고 또 이 보따리는 뭐야?” 아이들은 모두 슐레밀에게 달려오면서 “아빠, 어디 갔었어요?”

 

슐레밀은 잠깐 기다렸다가, 아내와 아이들이 자기의 아내와 아이들이 아니라고 했어요. “저는 제1 켈름에 사는 슐레밀이라고 합니다. 이곳 제2 켈름과는 다른 곳이죠.” 아내는 슐레밀이 미쳤다면서 큰 소리로 울었어요.

 

이웃 사람들이 모여들었어요. 슐레밀은 방 한가운데 서서 외쳤어요. “저는 제1켈름에서 왔고, 여러분들은 제2 켈름에 살고 있어요.” “슐레밀, 어떻게 된 거 아닌가? 자네가 살던 마을이고, 저네 부인이고 자네 아이들이잖아. 우리는 이웃에 살던 친구들이고..” 누군가 외쳤습니다. 그러나 슐레밀은 계속 자신은 제1 켈름에서 왔다고 우겼어요. 여기는 제1 켈름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이에요. 그러자 슐레밀의 아내는 자기의 남편은 누구냐며 화를 냈어요. 슐레밀은 “당신의 남편이 어디 있는지 제가 어떻게 압니까?”라며 대답을 했습니다. 몇몇 이웃들은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어요.

 

그날 저녁에 슐레밀의 아내는 슐레밀이 제일 좋아하는 국수와 콩 요리를 만들었어요. 슐레밀은 “부인은 참 친절하시군요.”라고 칭찬을 하면서 음식을 먹었어요. 그리고 자신의 아이들에게 자기도 이 집과 똑같은 집에서 살고 똑같은 아이들 어머니와 똑같이 생긴 아이들이 있다고 했어요. 작은 아이들은 웃었고, 큰 아이들은 울음을 터트렸어요. 아내는 자기 남편이 미쳐버렸다고 한탄을 했어요. 그래도 슐레밀을 위해 깨끗한 잠자리를 마련해 주었어요. 슐레밀은 너무 피곤해 베개에 머리를 대자마자 잠이 들어 큰 소리로 코를 골았어요. 꿈속에서 슐레밀은 다시 켈름의 왕이 됐고, 왕비가 된 아내는 슐레밀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슐레밀은 아주 맛있게 먹고 나머지는 나중에 먹으려고 왕관 속에 깊이 감추어 두었어요.

 

아침에 슐레밀이 일어났을 때 집 안에는 마을 사람들도 가득 차 있었어요. 사람들 가운데 서 있는 슐레밀의 아내는 너무 울어서 눈이 빨갰어요. 그리고 슐레밀이 도망을 갈까 무척 걱정했어요. 마을 사람들은 슐레밀을 장로에게 데겨가서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힘센 젊은이 몇 명이 슐레밀을 현자 황소 그로남의 집으로 데려갔어요.

 

벌써 이 일을 전해 들은 장로들은 아침 일찍부터 모여 어떻게 해야 할지 의논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고나서 황소 그로남이 직접 슐레밀을 심문했어요. 슐레밀은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모두 이야기했어요. 얘기가 끝나자 황소 그로남이 “내가 누군 지는 알겠는가?”라고 물었어요. 슐레밀은 물론 알고 있다고 대답했어요. “그런데 제1 켈름에도 황소 그로남이 있단 말이지?””네, 거기에도 황소 그로남이 있는데 두 분이 꼭 닮으셨습니다.” 그 둘은 계속 대화를 이어나갔습니다. 그런 후에 황소 그로남은 슐레밀이 제1 켈름의 그 슐레밀이 아니라면 아내의 집에서 살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슐레밀이 다른 곳에 지내게 되면 자신의 아이들을 돌 볼 사람이 없다고 한탄을 했지요. 그러면서 아이들과 함께 흐느껴 울었습니다. 그것을 본 슐레밀은 ‘거참, 이상한 일이군. 내 아내는 항상 잔소리만 했는데…. 애들은 말대꾸나 하고 말이야. 그런데 이 낯선 여인과 아이들은 나더러 함께 살자고 애원을 하는군. 아무래도 제1 켈름보다는 제2 켈름이 훨씬 나은 것 같군.’라고 생각했어요.

 

잠시 후에 황소 그로남은 슐레밀의 아내가 시장에 가면 아이들을 돌볼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슐레밀이 비록 진짜 슐레밀이 아닐지라도 아이들의 아버지 슐레밀과 비슷하므로 슐레밀이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가장 좋겠다고 했어요. 주변에 있던 원로들도 좋은 생각이라고 하며 찬성했어요. 슐레밀도 그 제안에 찬성을 하고 아이들 돌보는 품삯으로 하루에 5 그로센을 받기로 했어요.

 

슐레밀과 아내는 그렇게 사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여러해가 지나도록 진짜 슐레밀은 돌아오지 않았어요. 사람들은 슐레밀이 여행을 하다가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아이들은 다 자라서 스스로 살아갈 정도가 되었어요. 때때로 슐레밀은 ‘진짜 슐레밀은 어디에 있을까?’ 그러나 슐레밀은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었어요. 가끔씩 다시 여행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나 막상 떠나려면 마음이 내키지 않았어요. 가 봐야 또 켈름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어디에도 갈 수 없다면 도대체 왜 여행을 한단 말입니까?

 

하부르타식 질문의 예:

여행을 떠나기 전의 슐레밀의 생활은 어땠나요?

슈레밀은 왜 늘 여행을 꿈꾸었을까요?

슐레밀은 왜 켈름을 떠나 여행을 하고 싶었나요?

슐레밀이 언제부터 제2 켈름에서의 생활에 행복을 느꼈다고 생각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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