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 씨의 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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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 씨의 별명

by &#$@* 2023.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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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 씨의 별명]은 자신의 생각만 절대적으로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을 잘 열지 않았던 싱어 씨가 섬사람들과 생활하면서 고정관념을 깨고 생활의 여유도 찾고 행복해지는 제임스 크뤼스의 작품입니다.

‘바닷가재 어부들 미망인 보호 협회’의 대리인 싱어 씨는 헬고란트 섬으로 가는 배에서 ‘천둥 목사’란 별명을 가진 섬의 목사를 만나게 됩니다. 목사에게 섬사람들이 이름 외에 별명을 갖고 있다는 말을 들은 싱어 씨는 자신에게는 아무 별명도 생기지 않을 거라고 큰소리치지요. 그러나 일주일 동안 싱어 씨에게는 별명이 4개나 생깁니다. 목사와의 내기에서 진 싱어 씨는 노를 저어 섬을 세 바퀴 돌게 되고, 목사님의 지혜로 싱어 씨는 4개의 별명 중에 자신의 마음에 들어 하는 별명을 갖게 됩니다. 그러고는 싱어 씨 자신이 진짜 헬고란트 사람이 되어 행복해하지요. 이야기를 읽으면서 싱어 씨가 왜 별명 갖는 것을 그렇게 싫어했을지를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갖고 있는 별명이 무엇이고, 왜 그런 별명을 갖게 되었는지도 알아보면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1912년 5월, 증기선 한 척이 함부르크 시를 떠나 헬고란트 섬으로 가고 있었어요. 갑판 위에는 두 신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키가 크고 뚱뚱한 한 사람은 위아래로 온통 검은 옷을 입고 있었고, 키가 작고 마른 다른 한 사람은 코안경을 끼고 발목에는 노란 각반을 차고 있었지요. 

 

“헬고란트 섬에 와 본 일이 있소?” 뚱뚱한 남자가 마른 남자에게 물었습니다. “아니요. 이번이 처음입니다. 저는 ‘바닷가재 어부들 미망인 보호 협회의 대리인입니다.” 코안경을 낀 남자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어요. “저를 소개하겠습니다. 저는 요한 야콥 싱어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소. 싱어 씨, 내 이름은 라스무센, 라스무센 목사라오. 하지만 섬사람들은 나를 천둥 목사라고 부른다오.” 왜 그렇게 부르냐고 싱어씨가 묻자, 라스무센 목사는 매주 일요일마다 헬고란트 사람들의 양심에 대고 마치 천둥처럼 고함을 쳤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헬고란트 사람들에게는 모두 이름 외에 별명이 하나씩 더 있다고 목사가 말해주었어요. 싱어씨는 “오, 저런!”하며 소리를 지르더니 자신에게는 아무 별명도 생기지 않을 거라고 장담했습니다. 싱어 씨는 아무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고 자신의 일만 열심히 하므로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말이에요. 하지만 라스무센 목사는 큰소리칠 것이 아니라 주의를 하라고 일렀답니다. 그러면서 라스무센 목사와 싱어 씨는 만일 헬고란트 사람들이 싱어 씨에게 별명을 붙일 것인지 아닌지를 두고 내기를 했습니다. 만일 일주일이 지나도 싱어 씨에게 별명이 생기지 않는다면, 라스무센 목사가 나룻배를 타고 노를 저어 헬고란트 섬을 세 바퀴 돌겠다고 했습니다. 싱어 씨는 목사의 손을 덥석 잡고 누가 내기에서 지든 노를 저어 섬을 세 바퀴 돌기로 했지요. 두 사람은 일주일 뒤인 5월의 마지막 목요일에 싱어 씨에게 별명이 생겼는지 안 생겼는지 알아보기 위해 둘이 함께 섬을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오후가 되어서야 작은 증기선이 헬고란트 섬에 도착했습니다. 선장은 섬에 닿기 전에 기관을 멈추었어요. 철컹 소리를 내며 물속으로 닻을 내리고, 배의 출입구 쪽에 줄사다리를 늘어뜨렸습니다. 그러자 곧바로 나룻배 한 척이 증기선 쪽으로 다가왔어요. 승객들은 줄사다리를 타고 내려가 나룻배로 갈아타야 했습니다. 이 일에 익숙한 라스무센 목사가 제일 먼저 배에서 내렸습니다. 겁 많은 싱어씨도 목사의 뒤를 따랐지요. 싱어 씨가 한발 한발 발을 내릴 때마다 줄사다리가 위태롭게 흔들렸습니다. 나룻배에 타고 있던 어부들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노란 각반을 뚫어지게 쳐다보았습니다. 키를 잡고 있던 사람이 말했어요. “꼭 황새 같군.” 라스무센은 슬며시 웃었습니다.

 

나룻배는 15분쯤 뒤에 선창에 닿았습니다. 헬고란트 사람들이 기다랗게 두 줄로 서 있었어요. 두 줄로 서 있는 이 사람들은 ‘평가단’이라고 불렀습니다. 새로운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들이 이렇다 저렇다 평가를 했기 때문이죠. 목사가 사람들 사이로 걸어가자 양쪽에서 목사를 불렀습니다. “어서 오세요, 목사님!” 한 늙은 어부가 소리를 질렀어요. “오랫동안 일요일에 멋진 폭풍우를 못 만났습니다.” 오동통한 하숙집 주인도 한마디 거들었지요. “할렐루야! 다시 천둥이 치겠군요.” 목사는 싱어씨를 힐끔 바라보았습니다.

 

불쌍한 대리인은 갑자기 몸이 불편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자기가 노를 저을 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죠. 목사는 몇몇 사람이 또 뭐라고 수군대는 소리를 들었지만, 잘 알아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 빼빼 마른 싱어 씨를 보고 한 말이었습니다. 왼쪽에 있던 어떤 사람이 “우리 새장에 올빼미 한 마리가 늘었군.”하고 속삭이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오른쪽에서도 누군가 중얼거렸어요. “우산 하나가 작은 남자를 데리고 오는군.” 목사는 빙그레 웃었습니다. 목사는 내기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손님을 두고 뭐라고 수군대는 것은 예의 바르지 못한 짓이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일요일 예배 때, 헬고란트 사람들에게 예의에 대해서 천둥 설교를 한번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라스무센 목사는 싱어 씨를 트레펜 거리에 있는 미망인 브로더스 부인의 집에 데려다 주었습니다. 싱어 씨가 그곳에 머물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죠. 목사는 싱어 씨에게 작별 인사를 한 다음, 정확히 일주일 뒤에 만나 섬을 돌아보자고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목사는 사제관이 있는 언덕을 올라갔습니다. 

 

목사가 계단을 절반쯤 올라갔을 때, 브로더스 부인이 숨을 헐떡이며 목사를 뒤쫓아 왔습니다. “목사님, 목사님과 함께 온 그 작은 앵무새가 글쎄 생선을 먹지 않는대요! 어떻게 하지요? 그 사람 때문에 매일 고기를 살 수 없답니다. 고기는 너무 비싸니까요.” 목사는 싱어 씨는 앵무새가 아니고, 사람은 어떤 일이건 익숙해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해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생선이라도 요리만 잘하면 된다고 일러 주었지요. 목사의 말을 들은 브로더스 부인은 걱정거리가 해결된 듯 가벼운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가면서 중얼거렸습니다. 싱어 씨에게 생선을 먹게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요.

부인은 그 일을 아주 가볍게 해치웠습니다. 부인은 소고기라고 하면서 싱어 씨에게 고래 고기를 내놓았어요. 상어 뱃살은 고깃집에서 막 사 온 삼겹살이라고 둘러댔어요. 그렇게 며칠 동안 부인은 싱어 씨에게 거짓말을 했지요. 그리고 넷째 날, 싱어 씨가 부인의 요리를 칭찬하자, 부인은 하는 수 없이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싱어 씨, 실은 삼 일 동안 싱어 씨가 드신 것은 모두가 생선이었답니다.” 싱어 씨는 부인의 말을 듣고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싱어 씨는 코 안경을 벗어 들고 접시에 담겨 있는 돼지갈비 냄새를 맡아보았어요. “설마 이게 황새치는 아니겠지요?” 브로더스 부인은 아니라고 하면서 일요일인 오늘의 요리는 진짜 돼지고기라고 말해 주었어요. 

 

싱어 씨가 섬에서 처음 일주일을 보내는 동안, 그 밖에도 놀랄 일이 아주 많았답니다. 본토에 있을 때, 싱어 씨는 길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면 “안녕하세요? 어떻게 지내세요?” 하면서 손을 붙잡고 악수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월요일 아침, 그의 이런 습관. 때문에 한 시간이나 지각을 하고 말았어요. 싱어 씨는 사무실 까지 걸어오는 잠깐 사이에 보험 일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사람들을 14명이나 만났습니다. 싱어 씨는 그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14번이나 손을 내밀었지요. 그러고 14번이나 “안녕하세요? 어떻게 지내세요?”하고 인사를 했습니다. 헤어질 때는 다시 14번 손을 내밀며 14번 말을 했어요. “몸조심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그 일은 제법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고 헬고란트 섬에서는 몹시 희한한 일이었어요. 헬고란트 사람들은 아는 사람을 만나도 “안녕? 하거나 “여어!” 하면 그만이니까요.

 

보험 회사 사무실에서 열리는 모임도 싱어 씨를 놀라게 할 만한 것이었습니다. 정확한 사람인 싱어 씨는 늘 자기 회사를 ‘바닷가재 어부들 미망인 보호 협회’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헬고란트 사람들은 언제나 그 회사를 ‘산타 클로스 회사’라고 불렀어요. 싱어 씨는 3일인가 4일이 지나서야 그 말이 자기 회사를 가리키는 말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이름이 붙여진 이유는 단순했지요. 성 니콜라스는 모든 어부와 뱃사람들을 지켜 주는 성인이었는데, 이곳 사람들은 뱃사람들을 돕는 회사는 모두 ‘산타 클로스 회사’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그 회사의 대리인은 ‘니콜라스’라고 불렀지요.

예를 들어 증기선 보험 회사의 대리인 ‘니콜라스 하나-둘-셋’이라고 불렀습니다. 그 사람은 늘 끝에 쇠가 쇠가 박힌 지팡이를 짚고 다녔는데, 두 번째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지팡이를 세게 내리찍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탁-탁-탁 소리가 났는데, 어떻게 들으면 ‘하나-둘-셋’하는 소리처럼 들렸기 때문이죠. 또 어부 공제 조합의 대리인은 ‘니콜라스 후추’라고 불렀는데, 그 사람이 양념을 아주 많이 한 음식을 좋아했기 때문이랍니다. 그리고 조종사 보험의 대리인은 ‘돼지 니콜라스’라고 불렀는데, 그 사람만 섬에서 돼지를 길렀기 때문입니다. 싱어 씨는 점차 이 이름들을 모두 알게 되었지만, 자기가 아는 한 자기는 여전히 일주일이 다 지나도록 별명이 없었습니다. 싱어 씨는 이 사실이 몹시 자랑스러웠어요.

 

약속한 대로 5월의 마지막 목요일에 라스무센 목사가 싱어 씨를 찾아왔습니다. “내기에 지셨습니다, 목사님! 제가 헬고란트에 온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직 저에게는 아무런 별명이 없답니다.” “잠깐만 기다리시오, 싱어 씨!” 천둥 목사가 웃으면서 말했어요. “우선 우리 산책이나 합시다. 따라오시오, 싱어 씨!” 싱어 씨는 꽃무늬가 있는 연두색 조끼를 걸치고 가느다란 발목에 노란 각반을 찼어요. 그러고는 목사를 따라 섬을 가로질러 걷기 시작했습니다.

 

두 사람이 언덕의 계단을 오르고 있을 때였습니다. 거리의 청소부, 창이 노인이 183계단을 쓸고 있었지요. “창이 어른, 어떻게 지내십니까?” 라스무센 목사가 물었어요. 그러자 창이 노인은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습니다. “내리막길입니다, 목사님!” 그렇게 대답하면서 창이 노인은 세 계단 더 밑으로 내려갔어요. “창이 어른, 지금 연세가 어떻게 되십니까?” “일흔다섯입니다. “그러면 은퇴할 때가 되었는데, 보험이라도 들어 놓았나요?” 창이 노인은 대답을 하면서도 청소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아니요, 목사님. 보험 같은 것은 틀지 않았소이다. 그냥 이렇게 살다 가는 거지요. 보험 회사는 내가 그저 빨리 죽기만 바란다오. 내가 그 친구들을 잘 알지! 니콜라스 후추는 멍텅구리고, 돼지 니콜라스는 나를 싫어하지요. 그 새로 온 니콜라스 레몬 발도 그 보다 더 나을 것 같지는 않구려.” “잠깐만요!” 싱어 씨가 소리를 버럭 질렀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창이 노인이 열두 계단이나 밑으로 내려가 버렸기 때문에 싱어 씨의 목소리를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창이 노인은 귀머거리나 마찬가지였거든요.

 

싱어 씨는 자신의 노란 각반을 쳐다보고는 물었습니다. “저 양반이 왜 나를 레몬 발이라고 부르는 거죠? 노란 각반은 함부르크에서 요즘 가장 유행하는 건데요.” “핳지만 헬고란트에서는 그렇지 않죠.” 목사가 히죽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목사는 싱어 씨의 말을 붙들고 이야기했지요. “자 따라 오시오. 약사 멜렌한테 가 봅시다.” 약국은 계단의 맨 위쪽에 있었습니다. 

약사 멜렌이 싱어 씨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당신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소. 사람들이 당신을 ‘밥’이라고 부른다면서요?” 싱어 씨가 깜짝 놀라서 물었어요. “방금 뭐라고 하셨지요? 밥이라구요?” “아, 그 말에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여기서는 아무도 제대로 된 이름으로 불리는 법이 없으니까. 나는 암모니아 패터요, 당신은 밥이고.” “예, 그런데 왜 그렇죠. 약사 선생님?” “당신이 생선 요리를 안 좋아한다고 브로더스 부인이 사람들에게 말했어요. 그런데 브로더스 부인 말로는 당신이 부인한테 생선 요리 먹는 법을 배웠다고 합디다. 거짓말을 조금 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사람들이 당신을 밥이라고 부른다오.” 이 말을 듣고 얼마나 심하게 웃었던지 라스무센 목사는 숨이 넘어갈 뻔했어요. “나 원, 이럴 수가!” 싱어 씨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두 사람은 다시 성을 가로질러 걷기 시작했습니다. 천둥 목사가 말했어요. “당신 별명이 적어도 두 개는 생겼군요. 별명이 또 있을지 모르겠소.” “두 개도 많습니다!” 싱어 씨는 화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싱어 씨는 화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싱어 씨는 그냥 이대로 돌아가는 게 더 나을 것 같았어요. 하지만 목사는 싱어 씨를 언덕 위로 잡아끌었습니다. 선술집 “북해의 기쁨”에서 술 한잔 하자는 것이었죠.

 

술집 주인 게네버 해리가 두 신사 옆에 앉았습니다. “지사님, 우리 섬이 마음에 드십니까?” 술집 주인이 싱어 씨에게 물었어요. “나는 지사님이 아닙니다!” 싱어 씨가 위엄을 갖추며 말했지요. 술집 주인이 웃었어요. “물론 당신이 누구하고나 하루에 열 번씩 악수를 한다고 들었소. 여기서는 지사님만 그렇게 한다오. 지사님은 일 년에 한 번씩 섬에 와서 사람들과 악수를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당신을 지사님이라고 부른답니다. 아주 좋은 별명이지 않소?” 이번에도 목사는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이번에는 숨이 넘어갈 정도는 아니었지요. “나쁘지는 않군요!” 싱어 씨는 말했습니다. ‘지사님’이라는 별명이 싱어 씨의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죠. 싱어 씨는 이제 섬을 돌아다니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았습니다.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을 때, 두 사람은 등대에 닿았습니다. 배들을 안내하는 빛줄기 세 가닥이 쉼 없이 돌고 있었지요. 등대 밑에서 두 사람은 안티에 하우두유를 만났습니다. 안티에는 섬에서 웃을 파는 영국 사람의 아내였습니다. 안티에는 독일 말로 인사하지 않고 꼭 영어로 ‘하우 두 유 두?’하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안티에를 ‘안티에 하우 두유 두’라고 불렀어요.

 

점점 짙어지는 어둠 속에서 안티에는 소리만 듣고도 목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싱어 씨는 미처 알아보지 못했지요. “목사님, 오늘은 누구와 산책을 하고 계시나요?” “보험 회사 대리인 싱어 씨와 함께라오, 안티에!” “아, 고무 니콜라스라구요?” 싱어 씨는 넋이 나간 듯이 소리를 질렀습니다. 안티에가 말했어요. “ 오, 별명 때문에 너무 화내지는 마세요. 마음 상하게 해 드릴 생각은 아니었어요.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더군요.” “그런데 고무 니콜라스라는 이름은 어떻게 해서 생긴 것이요?” 라스무센 목사가 물었습니다. “간단해요, 목사님. 서명 때문에 생긴 이름이에요.” “서명 때문이라고요?” 싱어 씨가 물었습니다. “네, 당신이 보낸 편지마다 들어가 있는 당신 이름 말이에요. ‘바닷가재 어부 미망인 보호 협회, 대리인.’ 그 이름은 마치 고무줄처럼 쭉 길게 늘어지거든요.” 당황한 싱어 씨가 물었어요. “그런데, 니콜라스는 왜 붙여서 부르는 거죠?” “이곳에서는 보험 대리인을 모두 그렇게 부른답니다.” “아, 그래서 청소부가 나를 니콜라스 레몬 발이라고 불렀군.” 라스무센 목사는 재미있는 표현에 말처럼 히히힝 거리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하지만 싱어 씨는 정말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중얼거렸답니다.

 

집으로 돌아가면서 싱어 씨는 내기에 완전히 졌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싱어 씨는 몹시 부끄러웠어요. 별명이 하나도 아니고 네 개씩이나 되었거든요. 싱어 씨가 너무나 풀이 죽어 있는 것 같아 목사는 미안해지기까지 했지요. 목사는 싱어 씨가 이제부터는 ‘지사님’으로 불리게 될거라고 장담했습니다. 싱어 씨가 ‘지사님’을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죠. 싱어 씨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라스무센 목사와 싱어 씨는 토요일 아침 아홉 시에 나룻배를 타고 세 바퀴 돌기로 했습니다. 

 

토요일 아침이 되었습니다. 섬사람들은 깜짝 놀랐지요. 천둥 목사와 새로 온 보험 회사 대리인이 함께 나룻배를 타고 있었거든요. 비쩍 마른 대리인이 낑낑거리며 남쪽을 향해 어설프게 노를 젓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자세히 보려고 모두 절벽 위로 올라갔습니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더욱 놀랐어요. 그작은 나룻배가 섬 주위를 빙 돌려고 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세 시간이 지나서야 나룻배는 섬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그런데도 나룻배는 선장에서 멈추려고 하지 않았지요. 계속해서 바위 주위를 돌더니 남쪽을 향해 두 번째로 섬을 돌려고 했어요. 이제 섬사람들은 모두가 흥분하여 그 모습을 보려고 집집마다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러곤 섬 주위를 돌고 있는 작은 나룻배를 구경했습니다. 

 

영리한 목사는 이 항해를 위해 군청에서 나룻배를 한 척 빌렸어요. 그러고는 배 이름을 ‘지사님’이라고 크게 써 놓았지요. 그것은 매우 재치 있는 일이었어요. 게네버 해리가 자기 선술집 ‘북해의 기쁨’에서 그 배를 보고는 “여러분! 저길 좀 보세요. 지사님이 ‘지사님’을 타고 섬 주위를 돌고 있어요!” 하고 소리를 질렀기 때문입니다. 이 재치 있는 말 한마디가 입에서 입으로 퍼져 갔습니다. 그리고 싱어 씨는 섬 한 바퀴를 채 돌기도 전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별명을 갖게 되었지요.

 

나룻배가 멈추지 않고 두 번째로 선창 앞을 지나자, 사람들은 모두 큰 소리로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봐요, 지사님! 오랫동안 노젖기 기록이라도 세울 작정이시오?” 싱어 씨는 고개를 끄덕거렸어요. 그러고는 매우 행복해했어요. 거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어요. 첫째는 사람들이 자신을 지사님이라고 불렀기 때문이고, 둘째는 노 젓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랍니다. 싱어 씨는 새가 날갯짓을 하듯이 아주 우아하게 노를 저어 갔어요.

 

작은 나룻배가 마침내 섬 주위를 새 바퀴 다 돌았어요. 날은 어느새 저물어 가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곧바로 싱어 씨를 노젓기 클럽 ‘여기여차’의 명예 회원으로 받아들였어요. 그러고는 목사와 함께 선술집 ‘북해의 기쁨’으로 초대했습니다. 

 

며칠 사이에 싱어 씨가 얼마나 변했는지 브로더스 부인은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습니다. 싱어 씨는 이제 노란 각반을 차지 않았어요. 자신이 다니는 회사를 ‘산타 클로스 회사’라고 불렀고, 생선도 즐겨 먹었지요. 심지어 달팽이 요리까지 먹었답니다. 이제는 하루에 열 번씩 사람들과 악수도 하지 않았고, 대신 누군가 만나면 “안녕?” 또는 “여어!”하고 소리쳤어요. 어떤 날은 어부들이 입는 파란색 스웨터를 입고 사무실에 출근하기도 했습니다. 어느 일요일 저녁, 브로더스 부인이 말했어요. “있잖아요, 지사님!” 이제 지사님이 헬고란트 사람이 아니라고는 말 못 하겠어요.” “그렇고 말고요.” 싱어 씨는 부인이 내려놓은 돼지갈비를 옆으로 치웠습니다. 그러고는 새로 요리한 상어 뱃살 쪽으로 손을 뻗었습니다.

 

하부르타식 질문의 예

싱어 씨는 왜 자신에게 아무 별명도 생기지 않을 거라고 말했을까요?

목사님은 왜 내기를 하자는 싱어 씨의 말에 동의한 걸까요?

싱어 씨는 왜 내기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까요?

싱어 씨는 왜 일주일이 지나도록 자기에게 별명이 없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을까요?

왜 싱어 씨는 브로더스 부인이 “이제 지사님이 헬고란트 사람이 아니라고는 말 못 하겠어요.”라고 하지 싱어 씨는 “그렇고 말고요.”라고 대답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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