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 군인’은 그저 겉으로 보기에는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양철 군인의 이야기로 보일 뿐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읽어 보면 이 이야기에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시련에 굴하지 않고 꿋꿋이 극복하는 삶의 자세, 진정한 사랑의 조건 등이 잘 그려져 있지요.
옛날에 양철로 된 장난감 군인 스물다섯 명이 있었습니다. 양절 군인들은 모두 형제였어요. 낡은 양철 주걱 하나를 녹여서 군인들을 만들었기 때문이지요. 붉고 푸른색의 멋진 군복을 입은 군인들은 어깨에 총을 메고 독바로 앞을 보면서 서 있었습니다. 한 남자가 생일 선물을 받아 상자의 뚜껑을 열었습니다. “양철 군인들이야!”남자아이는 손뼉을 치면서 좋아했어요. 그리고 양철 군인들을 책상 위에 나란히 세워 놓았어요.
양철로 된 군인들은 모두 똑같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단 한 명의 군인만이 달랐어요. 그 군인을 완성시키기에는 주걱의 양철이 조금 모자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군인은 두 다리로 서 있는 군인들 못지않게 한 다리로 똑바로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사람들이 눈을 끌게 되는 것은 바리 이 다리가 하나밖에 없는 외다리 군인이었어요.
양철 군인들이 늘어서 있는 책상 위에는 다른 장남감도 많이 있었어요. 그러나 그 가운데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판지로 만든 깔끔한 성이었어요. 그 성의 조그만 창문으로 방을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그 성은 호수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것은 열린 성 문 옆에 서 있는 작은 아가씨였어요. 이 아가씨는 종이로 만들어져 있었어요. 그런데 깨끗한 천으로 된 드레스를 입고, 어깨에는 푸른색 리본을 걸치고 있었습니다. 리본 한가운데에는 번쩍거리는 아가씨 얼굴만큼이나 큰 금빛 장미가 그려져 있었어요. 아가씨는 두 손을 쭉 지켜 들고 서 있었습니다. 또한 무용수였기 때문에 한쪽 다리를 높이 들고 있었지요. 다른 쪽 다리를 보지 못한 외다리 양철 군인은 아가씨도 자기처럼 다리가 하나밖에 없는 것으로 생각했어요.
‘나의 신붓감으로 꼭 맞는 아가씨가 저기 있구나.’ 양철 군인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가씨는 고결하고 성에서 살고 있었지요. 하지만 자신은 스물 다섯 명이 함께 하는 상자에 살고 있어서 자신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가씨와 친해지고 싶었어요.
어느덧 밤이 깊었어요. 다른 양철 군인들은 모두 상자 속에 담겨졌고, 집안사람들도 모두 잠이 들어 이제 장난감들이 서로 불러 놀이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양철 군인들도 다른 장난감들과 함께 놀고 싶어 상자 밖으로 나가고 싶었지만 상자 뚜껑은 꼼짝도 하지 않았어요. 여러 장난감들은 재밌게 놀고 있었지만 외다리 양철 군인과 아가씨는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양철 군인은 아가씨로부터 눈을 떼지 않았지요.
시계가 12시를 알리자 ‘툭’하는 소리와 함께 마술 상자인 코담배 상자 안에 있는 작고 검은 악마가 나타나 말했어요. “양철 군인, 너와 관계 없는 곳은 쳐다보지 마!” 양철 군인은 악마의 말을 못 들은 체했습니다. 작은 악마는 “좋아, 내일 아침에 어디 보자.”라고 다시 말했어요.
아침이 되자 아이들은 양철 군인들 창가에 놓았어요. 작은 악마의 장난인지 단순히 바람이 불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창문이 열렸어요. 양철 군인은 3층에서 머리부터 떨어졌습니다. 무시무시한 순간이었죠. 양철 군인의 다리는 하늘로 향했고, 헬멧이 머리를 눌렀어요. 총끝의 칼은 보도의 틈에 꽂혀 있었습니다. 하녀와 어린아이가 양철 군인을 찾으려고 곧바로 내려왔어요. 하지만 양철 군인을 밟을 뻔했으면서도 결국 찾지 못하고 그냥 돌아가고 말았어요. ‘나 여기 있습니다’라고 소리쳤지만 누가 뭐래도 양철 군인은 제복을 입은 군인이므로 옳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엄청난 비가 내린 후, 거리를 지나던 아이들이 종이배를 만들어 양철 군인을 태워 도랑으로 보냈습니다. 아이들은 손뼉을 치면서 종이배를 따라왔어요. 그런데 물살은 점점 더 거세어졌고 점점 더 빨라졌어요. 모두 다 비가 많이 내렸기 때문이에요. 종이배는 위아래로 출렁거리며 갑자기 긴 하수구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하수구는 자신이 지냈던 상자처럼 어두웠어요. ‘도대체 난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이건 모두 작은 악마 때문이야. 아! 춤추는 아가씨가 이 배에 나와 함께 타고 있다면 지금보다 더한 어둠도 이길 수 있을 텐데..’ 양철 군인은 이렇게 생각했어요.
이 때 하수구에 커다란 시궁쥐가 나타나 물었어요. “통행증은 있겠지? 어디 한번 볼까?” 종이배는 계속 떠내려 갔고, 양철 군인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총을 잡은 손에 더욱 힘을 주었어요. 물살은 더욱 점점 더 거세어졌습니다. 하수구의 끝에 다다랐을 때 비쳐오는 밝은 햇살이 보였어요. 하지만 양철 군인은 울부짖는 듯한 커다란 소리를 들었습니다. 하수구는 커다란 수로와 연결되어 있어서 종이배는 빠르게 폭포로 떨어졌어요. 양철 군인은 할 수 있는 것은 끝까지 버티는 것이었습니다. 종이배는 제 자리에서 서너 차례 빙글빙글 돌았어요. 마침내 종이배의 가장자리까지 물이 스며들었습니다. 이제 종이배는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어요. 마침내 종이배가 찢어지고 양철 군인은 물속으로 빠져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때 커다란 물고기가 나타나 양철 군인을 삼켜버렸어요.
물고기의 뱃속은 정말로 어두웠어요. 하수구 속보다 훨씬 더 어둡고 좁았습니다. 그러나 양철 군인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지요. 물고기는 이리저리 헤엄쳐 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물고기는 심하게 요동을 치더니 이내 잠잠해 졌어요. 마침내 번개 같은 불빛이 양철 군인의 몸을 비추었습니다. 그때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어요. “양철 군인이야!” 물고기는 낚시에 걸려 생선 가게에 팔렸다가 거기서 다시 부엌으로 오게 된 거였어요. 요리사가 큰 칼로 물고기의 배를 가르고 있던 참이었어요. 여자 요리사는 두 손가락으로 양철 군인의 허리를 집어 들고 방에 가서 책상 위에 다시 올려놓았습니다. 정말 놀라운 일이었지요. 모두들 놀라 군인을 보고 싶어 했어요.
양철 군인은 전에 있었던 그 방에 다시 돌아와 있게 되었어요. 꼬마 아이들도 그대로이고, 책상 위에 있던 장난감들도 그대로 였습니다. 춤추는 작은 아가씨가 있는 성도 제 모습 그대로였지요. 아가씨 역시 변함없이 다른 발은 공중에 높이 뻗은 채로 말이에요. 양철 군인은 감동을 받아서 양철 눈물을 흘릴 뻔했어요. 그러나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라만 보았어요. 둘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어요.
이때 어린 남자아이가 들어왔어요. 그 아이는 양철 군인을 집어서 난로 속으로 던졌습니다. 양철 군인은 왜 그런 일을 당해야 하는 것인지 모른 채 난로 속에서 자신의 몸이 녹아가는 것을 느꼈어요. 하지만 그는 어깨에 총을 멘 채 꼿꼿이 서 있으려고 애를 썼지요. 갑자기 방문이 열리고 바람이 춤추는 아가씨를 날려서 양철 군인이 녹고 있는 난로 속으로 들어왔어요. 아가씨는 곧 불꽃에 휩싸였고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양철 군인의 몸도 모두 녹아 양철 덩어리가 되었어요.
다음 날 아침 하녀는 난로에서 재를 치우다가 하트 모양으로 녹아 버린 양철 군인을 발견했어요. 하지만 춤추는 아가씨가 남긴 것은 금박 장미뿐이었습니다. 금박 장미는 석탄처럼 새까맣게 그을음 그을려 있었어요.
하부르타식 질문의 예:
왜 완성을 하지 못한 양철 군인을 선물로 주었을까요?
춤추는 아가씨를 좋아하면서 왜 양철 군인은 말을 하지 못했을까요?
양철 군인의 여행이 그에게 가르쳐 준 것은 무엇일까요?
왜 양철 군인과 춤추는 아가씨는 하트 모양으로 녹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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