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놀자]는 놀이에 관한 이야기로 한정아 작가의 작품입니다. ‘놀이’는 ‘일’과 대립하는 의미를 갖고 있지요. 일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고통이나 강제성도 참아야 하지요. 반면 놀이는 활동 자체가 즐거움과 만족을 주고 강제성도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일과 놀이의 구분이 없지요.
아이들은 놀이 활동을 통해 사회의 습관을 읽히고 일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놀이는 아이들의 심신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꼭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친구들과 어울려 함께 하는 놀이를 통해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게 됩니다. 아이들이 또래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해 주면 어떨까요?
민이네는 오늘 이사를 했습니다. 아빠, 엄마는 집 정리를 하느라 정신없었지요. 바쁜데 민이가 있다 보니 더 거치적거렸어요. 그래서 엄마는 밖에 나가서 좀 놀다 오라고 했지요. 민이는 엄마 말에 뾰로통해서 밖으로 나갔습니다.
[놀이의 종류]
1. 달리기
놀이터는 아이들로 왁자지껄했습니다. 철봉 근처에서 아이들이 달리기를 하고 있었어요. 이리뛰고 저리 뛰고 있었지요. 앞서 달린 아이가 철봉을 잡고 숨을 고르고 있습니다. “헉헉, 내가 이겼지? 암만 해도 너희들은 날 따라잡지 못해.” “웃기지 마! 이번엔 저 나무까지다. 땅!” 노랑 옷을 입은 아이가 먼저 출발했습니다. 아이들은 입을 꼭 다물고 힘껏 달립니다. “빨리, 더 빨리!” 민이는 자기도 모르게 두 주먹을 꽉 쥐고 소리쳤어요. “내가 일 등이다!” 노랑 옷을 입은 아이가 두 손을 위로 올리며 기뻐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가쁜 숨을 쌕쌕거리며 모래밭에 털썩 주저앉지요. 모두들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습니다.
2. 비석치기- 정신을 가다듬고 한 번에 딱!-
놀이터 한편 땅바닥에 선이 두 개 그어져 있습니다. 아이들은 각자 납작한 돌을 가지고 있지요. 한쪽 선에는 돌들이 세워져 있고 반대쪽 선에는 아이들이 서서 돌을 던지고 있습니다. 민이는 신기해서 그쪽으로 갔지요. 민이가 그게 무슨 놀이인지 묻자 ‘비석치기’를 하고 있는데 그것도 모르냐고 했습니다. 그때. 그 아이 앞에 세워 둔 돌이 저편에서 날아온 돌에 맞아 쓰러졌어요. “에이, 내 말이 죽었잖아.” 그 아이는 자기 돌을 주워 들고 손으로 툭툭 털었습니다. 이제 아이들은 돌을 발등에 얹고 살금살금 뒤뚱거리며 걸어갑니다. 딱! 돌이 쓰러졌어요. “와, 한 번에 쓰러뜨리네.”
* 비석치기 놀이 방법
비석치기는 양쪽 편을 갈라 세워 놓은 돌을 쓰러뜨리는 놀이입니다. 돌을 이용한 놀이 중에서 가장 발달한 놀이이며 우리나라 모든 지역에 전해져 오고 있답니다.
- 먼저 손바닥만 한 납작한 돌을 준비합니다. 이 돌을 ‘비석’ 또는 ‘망, 말’이라고 부르지요.
- 선을 그어 출발선을 표시하고, 4-5m 떨어진 곳에 선을 하나 더 길게 그어요.
- 그런 다음 편을 나누고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합니다.
- 진 편은 풀발선 맞은편 선 위에 각자의 말을 세워 놓고, 이긴 편은 차례대로 망을 던져 비석치기를 시작합니다.
세워 놓은 말을 비석이라고 하는데, 비석을 못 맞히는 사람은 계속 할 수가 없지요. 비석이 남아 있는데 던질 사람이 없으면 수비와 공격을 바꿉니다. 그리고 앞서 던지던 편이 다시 할 때에는 실패했던 단계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단계가 점점 올라가서 ‘장님’까지 먼저 통과한 편이 이깁니다.
* 비석치기 놀이순서
1) 던지기
출발선에서 서서 망을 던져 비석을 쓰러뜨립니다.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조준을 잘해서 던져야 하지요.
2) 한 발 뛰어 던지기
망을 한 발 옆에 던져 놓고 그 망까지 한 번에 뛰어 밟습니다. 그러고는 망을 집어 상대편 비석을 향하여 던져 쓰러뜨립니다. (망까지 한 번에 못 뛰면 죽게 되므로 너무 멀리 던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지요.)
3) 두 발 뛰어 던지기, 세 발 뛰어 던지기
한 발 뛰어 던지기와 같은 방법으로 합니다. 한 발 뛰느냐 두 발, 세 발 뛰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에요.
4) 세 발 뛰어 차기
망을 던져 놓고 세 발 뛴 다음, 네 발째 망을 쳐서 비석을 쓰러뜨립니다.
- ‘세 발 뛰어 차기’ 다음에 ‘발목,’ ‘발등,’’무릎,’’배,’’신문팔이(겨드랑이),’’어깨,’’목,’’머리,’ ‘장님,’ 순서가 있습니다. 각각 망을 몸의 어느 곳에 두고 가느냐에 따라 단계를 나누는데, 상황에 따라서 단계를 줄이거나 늘릴 수 있습니다. ‘장님’은 망을 던져 놓고 눈을 감고 걸어가서 망을 찾은 다음, 눈을 감은 채로 던져 쓰러뜨리는데 비석치기 놀이의 마지막 단계랍니다.
3. 공기놀이- 한 알 한 알 조심조심-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공기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민이는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았어요. “이제 내 차례다.” 머리를 양 갈래로 묶은 아이가 다섯 알의 공기를 던졌어요. 이런! 공기알이 너무 떨어져 있어서 잡기 힘들겠네요. 머리를 양 갈래로 묶은 아이는 한 알을 집어 보란듯이 높이 던졌습니다. 싹! 한 번에 공기알을 훑어 잡습니다. “우아!” 아이들이 놀라자, 공기알을 잡은 아이는 으쓱합니다. 세 알을 한 번에 쓱 훑고 착! 한 알도 쏙 잡고 착! 네 알은 한 번에 야무지게 잡아버리고…. 이제 꺾기 차례가 되었어요. “다섯 알 모두 잡으면 45살이 되지?” 다섯 알 다 손등에 착 달라붙었어요. 손가락들을 꼼지락꼼지락 움직여 공기알을 잘 모은 다음 한꺼번에 잡아요. “야호, 나 이제 45살이다!” 아이는 좋아서 싱글벙글 거립니다. 공기알을 놓칠 때까지 기다리던 아이들이 지루한가 봐요. “이제 그만 죽어라, 우리도 좀 하자.”한 알, 두 알…. 또 꺾기 차례! “이번에 다 잡으면 50살이다. 그럼 내가 이기는 거야!” 기다리는 아이들이 더 조바심을 내고 있네요. 공기 한 알이 손아귀에서 쏙 빠졌어요. “와! 너 못 잡았다. 이제 내 차례!” 얼른 공기알을 주워 들고 신나 하던 아이가 옆에서 구경하던 민이에게 말했습니다. “너도 같이 할래?” 민이는 신이 나서 공기알을 바닥에 뿌렸어요. 그런데 공기알이 다닥다닥 붙어 버렸지 뭐예요. 민이는 금세 죽고 말았어요. 머리를 양 갈래로 묶은 아이가 50살을 다 채우고 놀이가 끝이 납니다. 모두들 손을 탁탁 털고 허리를 쭈욱 폈어요.
4. 말타기 - 이랴이랴, 흔들흔들-
저쪽에서 한 아이가 쏜살같이 달려가고 있어요. “자, 간다!” 아이는 있는 힘껏 발을 굴러 몸집이 작은 말 위에 올라타고 있습니다. 그 말이 움찔 흔들려요. 두 번째 아이도 달려가 바로 뒤에 턱 올라타네요. 작아 보이는 말이 금방 쓰러질 것 같아요. “야! 치사하게 도영이 등에만 타냐?” “뭐 어때? 너네는 안 그러냐?” 마지막으로 달려온 아이는 꽁무니에 간신히 매달렸습니다. “꽉 붙잡아!” 올라탄 아이는 떨어지지 않으려고 앞의 친구를 꽉 부둥켜안아요. 말들은 일부러 몸을 이리저리 흔듭니다.
“도영아, 조금만 버텨!” 엎드린 말들이 서로 다리를 붙잡고 무너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어요. “가위바위보!””와! 이겼다!”간신히 버티던 말들이 가위바위보에서 이기자마자 우르르 쓰러지며 소리지릅니다. “이제 우리가 탈 차례다!” 언제 힘들었냐는 듯 금세 의기양양이에요. “어, 도영이 무릎에 피난다.” “이까짓 거. 괜찮아. 너희들 얼른 엎드려!” 도영이 편 아이들이 으름장을 놓으며 왁자지껄한 웃음소리와 함께 말타기는 계속됩니다.
5. 땅따먹기 - 세상 땅을 내 것으로-
민이는 공기놀이하던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다시 갔습니다. 이제 아이들은 땅에 선을 그으며 놀고 있어요. “어라, 이건 무슨 놀이야?””땅따먹기. 너도 할래?” 땅에는 이상한 선들이 그어져 있어요. “내가 하는 것 잘 봐.” 민이에게 같이 하자고 한 아이가 작은 돌멩이를 땅에 놓고 손가락으로 튕깁니다. 그러더니 개구리처럼 폴짝 뛰어 돌멩이 쪽으로 자리를 옮기고서는 다시 ‘탁!’ 소리가 나게 튕겨요. 그런 다음 아주 바짝 엎드려 엄지와 검지손가락에 힘을 주더니 엄지손가락을 살짝 풀었습니다. 검지손가락이 스프링처럼 튀어나가 돌멩이를 맞혔습니다. 스르륵 가던 돌멩이가 멈추었어요. “봤지! 여기까지가 내 땅이다.” 마주 앉은 아이는 뭔가 잃어버린 듯 아쉬운 표정을 짓습니다. 민이는 암만 봐도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땅을 아주 소중히 여겼지요. 어떤 보물보다도 땅을 갖고 싶어 했고, 지키고 넓히고자 노력했답니다. 땅따먹기는 그런 마음에서 생겨난 놀이이지요.
*땅따먹기 놀이 순서
1) 우선 2명 이상이 모여, 동글납작하고 같이 매끈매끈한 바둑알만 한 돌을 준비한 후, 땅에 커다란 원을 그립니다. 보통 3~4m 정도로 그리며 네모, 세모로 그려도 상관없어요.
2) 각자 한 구석에다 손 뼘으로 반원을 그려 놀이의 출발점이 되는 자기 집을 그립니다.
3)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해서 이긴 순서대로 땅따먹기를 시작합니다. 돌을 튕겨 자기 집에서 나갔다가 세 번만에 다시 자기 집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지나간 자리를 선으로 이어 자기 땅을 만듭니다.
4) 집과 집 사이, 또는 자기 집과 벽 사이의 길이를 재서 한 뼘이 되면 서로 그려 그 사이의 당을 자기 땅으로 만듭니다.
5) 다른 사람의 땅으로 들어간 돌이라도 튕겨서 남의 땅을 따 먹을 수 있습니다. 자기 집 안으로 말을 넣지 못하거나 너무 세게 튕겨서 선 밖으로 나가게 되면 다음 사람에게 순서가 넘어갑니다. 따먹을 땅이 없을 때까지 놀이를 계속해서, 가장 많은 땅을 차지한 사람이 이깁니다.
6.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술래 몰래 살짝, 시침 뚝-
땅따먹기하던 아이들이 손을 툭툭 털며 일어났습니다. 어느새 말타기하던 아이들도 모여듭니다. “가위바위보!” 술래가 된 아이들만 돌아서서 나무 기둥에 얼굴을 대고 섰어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술래는 큰 소리로 외친 다음 재빨리 고개를 돌려 뒤돌아봅니다. 흡! 다들 그대로 멈추어야 해요. 조금이라도 몸이 움직일까 봐 조마조마하지요. 술래에게 걸린 아이는 술래의 새끼손가락에 손가락을 건 채 포로가 되었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술래 옆에 아이들이 줄줄이 늘어섰어요. 다들 술래 쪽으로 가서 새끼손가락을 걸었고 민이만 남게 되었지요. “야, 우리 좀 구해 줘!” 아이들이 혼자 살아남은 민이에게 애원을 합니다. 그럴수록 술래는 말과 움직임을 더 빨리 합니다. 민이는 술래가 볼세라 조금씩 얼른 움직였다 멈추어요. 드디어 손만 뻗으면 술래와 포로로 잡힌 아이들의 손가락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궁화꽃….” ‘이때다!” 민이는 얼른 손가락 고리를 손으로 탁 끊었어요. “와!” 하는 소리와 함께 잡혀 있던 아이들이 쫓아오는 술래를 피해 뿔뿔이 도망칩니다.
아이들은 모두 즐겁게 놀고 있었습니다. “민아, 이제 얼른 들어와.” “네, 엄마.” 민이는 아이들을 한 번 바라보고는 엄마에게 뛰어갑니다. 제각기 뛰던 아이들이 멈춰 서고 아쉬운 목소리가 놀이터 안에 울려 퍼졌어요. “안녕! 내일 또 놀자!”
하부르타식 질문의 예
1. 아이들이 달리기를 할 때 민이는 왜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쳤을까요?
2. 말타기를 할 때 도영이의 무릎에서 피가 나는데도 도영이는 왜 괜찮다고 했을까요?
3.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할 때 아이들은 술래의 손가락에 새끼손가락을 걸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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