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와 아내]는 인간의 욕심에 대한 그림 형제의 작품입니다. 마법에 걸려 물고기가 된 왕자를 구해 준 어부가 욕심 많은 아내의 부탁으로 분수에 맞지 않는 소원을 계속 말하게 합니다. 그리고 아내의 지나친 욕심 때문에, 어부와 그의 아내는 다시 가난해진다는 이야기이지요. 이 이야기는 분수에 맞지 않는 소망이 현재 상황을 더 나쁘게 할 수도 있다는 교훈을 줍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하여 만족하지 못하고 욕심을 부리는 것이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바닷가에 작은 오두막이 있었습니다. 오두막에는 어부와 아내가 살고 있었어요. 어부는 날마다 바다로 나가 고기를 잡았답니다. 그날도 어부는 낚싯대를 드리우고는 맑은 바닷물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낚싯줄이 밑으로 쑥 가라앉았습니다. 어부는 줄을 힘껏 끌어당겼습니다. 낚싯바늘 끝에는 커다란 물고기 한 마리가 걸려 있었지요.
“어부님, 날 좀 풀어 주세요. 실은 난 물고기가 아니라 마법에 걸린 왕자랍니다. 나를 잡아도 당신에겐 아무 쓸모가 없을 거예요. 별로 맛도 없을 테니까요. 제발 다시 바다로 보내 주세요.” 놀랍게도 물고기는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이었어요. “음… 네 말대로 해야겠어. 그냥 풀어 주는 게 좋겠군.” 어부는 바다에다 물고기를 놓아주었습니다.
“오늘은 뭐 좀 잡았나요?” 집으로 돌아온 어부에게 아내가 물었습니다. “아니, 실은 커다란 물고기를 한 마리 잡기는 했는데, 글쎄 자기가 마법에 걸린 왕자라고 하잖아. 그래서 그냥 풀어 줬지.” 어부가 대답했습니다. “아무것도 안 받고 풀어 주었나요?” 아내가 다시 물었어요. “물론이지. 달리 필요한 것도 없잖아?” 어부가 대답했지요. “이런 초라한 집에서 사는 건 정말 끔찍해요. 집이라도 한 채 달라고 했으면 줄지 누가 아나요?” 어서 빨리 물고기한테 가 봐요.” 아내는 어부를 마구 졸라 했답니다.
다시 바다로 나가 보니, 물이 그다지 맑진 않았어요. 군데군데 녹색과 황색을 띠고 있었거든요. 어부는 거시 서서 말했습니다. “물고기야, 물고기야, 내 말 좀 들어 봐. 아내 엘리스가 들볶는 바람에 부탁 하나 하러 왔단다.” “그래요. 당신의 아내가 무엇을 원하나요? 물고기가 헤엄쳐 올라와서 물었어요. “너를 살려 준 대가를 받아야 한대. 아내는 지금 사는 오두막 대신 괜찮은 집을 한 채 갖고 싶어 하는군.” 어부가 대답했습니다. “집에 가 봐요. 벌써 그렇게 돼 있을 테니.” 물고기가 말했지요.
어부가 집에 돌아가 보니, 예전의 그 초라한 오두막 대신에 작은 집이 한 채 들어서 있었습니다. 안에 들어가니, 널찍한 거실과 아담하고 예쁜 침실이 보였어요. 부엌에는 식품 저장실까지 딸려 있었지요. 가구도 없는 게 없었어요. 집 뒤뜰에는 닭이랑 오리가 돌아다녔고, 밭에는 싱싱한 채소랑 과일이 가득했습니다. “정말 멋지지 않아요?” 아내가 물었습니다. “그래, 이대로만 계속된다면, 우린 여생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거야.” 어부가 대답했습니다. “좀 더 두고 봐야죠.” 아내가 말했습니다.
몇 주 동안은 모든 게 잘 돼 나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여보, 이 집은 너무 좁아요. 돌로 된 커다란 성에서 사는 건 어떨까? 빨리 물고기한테 가서 한 채만 달라고 해요.” 아내가 어부를 졸랐지요. “오, 이런! 이 집으로도 충분해. 대체 왜 성 같은 게 필요하지?” 어부는 아내를 타일렀습니다. “성에서 살고 싶으니, 당장 가요.” 아내는 계속 고집을 부렸습니다. 어부는 마음이 너무 내키지 않았답니다. “이건 옳지 않아.” 하며 중얼거렸어요.
하지만 결국 어부는 바다로 나갈 수밖에 없었어요. 바다는 검푸른 색이었는데, 군데군데 짙은 회색으로 그늘져 있었습니다. 어부가 거기 서서 말했습니다. “물고기야, 물고기야, 내 말 좀 들어 봐. 아내 엘리스가 들볶는 바람에 부탁 하나 하러 왔단다.” “그래, 이젠 아내가 무얼 원한답니까?” 물고기가 물었어요. “돌로 지은 커다란 성에서 살고 싶다고 해.” 어부는 겁먹은 표정으로 대답했지요. “집으로 가요. 벌써 그렇게 돼어 있을 테니.” 물고기가 말했습니다.
집에 있던 자리엔 커다란 성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성 안에는 대리석 바닥으로 된 커다란 연회실이 있었어요. 복도는 화려한 비단으로 꾸며져 있었고, 실내는 황금 의자랑 테이블로 장식이 되어 있었습니다. 천장에는 크리스털 전등이 걸려 있고, 방방마다 값비싼 카펫이 깔려 있었답니다. 식탁 위에 맛있는 음식도 잔뜩 차려져 있었어요.
성 뒤쪽으로 가 보니 마구간과 외양간이 있었어요. 말이랑 소가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최고로 훌륭한 마차도 여러 대가 있었지요. 멋들어진 정원에는 아름다운 꽃이 활짝 피었고 맛있는 과일도 주렁주렁 열려 있었습니다. 끝도 안 보일 만치 넓은 공원에는 사슴이랑 황소랑 양이 한가롭게 노닐고 있었어요. “정말 아름답지 않아요?” 아내가 물었지요. “물론이야. 이대로만 계속된다면. 이 훌륭한 성에서 평생 잘 살아갈 수 있을 거야.” 어부가 대답했습니다. “좀 더 두고 봐야지요.” 아내는 말했어요. 다음 날 아침, 아내가 일어나서 창 밖을 보니 주위엔 온통 아름다운 시골 풍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이 아름다운 나라의 왕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서 가서 내가 왕이 되고 싶어 한다고 전해요.” 아내가 어부에게 말했습니다. “아니, 어째서 왕 같은 게 되고 싶다는 거야? 난 왕이 되고 싶지 않다고.” 어부가 말했습니다. “그럼 내가 왕이 되면 되지요. 지금 당장 물고기한테 가요. 난 왕이 될 거예요.” 아내가 말했어요.
어부는 아내가 왕이 되고 싶어 한다는 사실에 무척 당황해하면서 바다로 나갔지요. 바다는 매우 어둡고 짙은 잿빛이었는데, 저 밑에서부터 물이 솟구쳐 올랐습니다. 어부는 거기 서서 말했어요. “물고기야, 물고기야, 내 말을 좀 들어 봐. 아내 엘리스가 들볶는 바람에 부탁 하나 하러 왔단다.” “그래요? 이젠 아내가 뭘 원하던가요?” 물고기가 물었습니다. “왕이 되고 싶대.” 어부가 대답했지요. “집으로 가 봐요. 벌써 그렇게 돼 있을 테니.” 물고기가 말했습니다.
어부는 엄청나게 커다란 궁전 앞에 도착했습니다. 뾰족뾰족 높은 탑과 멋들어진 출입구가 보였어요. 문 앞에는 수많은 병사들이 북과 트럼펫을 들고 왔다 갔다 했습니다. 모든 것이 금이랑 대리석으로 만들어져 있었어요. 아내는 왕금과 다이아몬드가 잔뜩 박힌 왕좌에 앉아 있었습니다. 머리에는 커다란 금관을 쓰고, 손에는 순금이랑 보석으로 만든 지팡이를 들고서 말이에요. 양 옆으로는 시종들이 줄지어 서 있었지요.
“이제 당신은 왕이 되었어. 더 이상 바라는 게 없겠지.” 어부는 잠시 아내를 바라보다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니, 난 벌써 질렸다고요. 물고기한테 가서 이젠 내가 황제가 되고 싶어 한다고 전해요.” 아내는 말했답니다. 꽤나 들떠 있는 것 같았지요. “오, 이런! 그런 일을 부탁할 수는 없어. 세상에 황제는 단 한 명뿐이라고. 다른 사람이 황제가 될 순 없지.” 어부가 말했습니다. “어서 가지 못해요? 나를 왕으로 만들었으니, 황제로도 만들 수 있을 거예요.” 아내가 말했습니다.
어부는 마지못해 억지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이건 옳지 않아. 황제가 되고 싶다는 건 너무 지나쳐. 물고기는 금방 질려 버릴 거야.” 어부는 속으로 생각했지요. 바다는 칠흑처럼 새카만 색이었습니다. 파도도 험하고, 바람도 심하게 불었습니다. 어부는 두려움에 몸을 떨며 말했어요. “물고기야, 물고기야, 내 말 좀 들어 봐. 아내 엘리스가 들 볶는 바람에 부탁 하나 하러 왔단다.” “이번엔 뭔가요?” 물고기가 물었어요. “아내는 황제가 되고 싶어 해.” 어부가 대답했어요. “집으로 가 봐요. 벌써 그렇게 돼 있을 테니.”
궁전이 있던 자리엔 반짝반짝 윤이 나는 대리석이랑 번쩍번쩍 빛나는 황금으로 호화롭게 꾸민 성이 한 채 들어서 있었습니다. 문 앞에는 기병대가 줄지어 있었는데, 트럼펫을 불고 요란하게 북을 쳐 댔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자 수많은 귀족들이 공손히 맞아 주었습니다. 아내는 순금 왕좌 위에 앉아 있었는데, 어찌나 높던지 머리가 천장에 닿을 것만 같았습니다. 머리에는 커다란 금관을 쓰고 있었고, 한 손에는 지팡이를, 다른 한 손에는 황금 구슬을 들고 있었습니다. 아내의 양쪽으로는 태산만큼 거대한 시종부터 손톱만큼 작은 시종까지 두 줄로 쑥 늘어서 있는 거예요. “드디어 당신은 황제가 되었군. 이제 만족할 만도 한 테.” 어부는 아내가 있는 곳으로 올라가서 말했어요. “좀 더 두고 봐야죠.” 아내가 말했어요. 잠자리에 들었지만, 아내는 결코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다음엔 뭐가 될지 생각하느라 잠도 못 잤답니다. 다음 날 아침, 아내는 창가에 앉아 해가 떠오르는 광경을 보고 있었어요. “해와 달을 뜨게 할 수만 있다면 어떨까? 여보!” 아내가 어부를 불렀습니다. “어서 일어나서 물고기한테 갔다 와요. 해와 달을 움직일 만한 힘을 내게 달라고 해 봐요. “물고기는 그렇게 못할 거야. 제발 부탁이니 이쯤에서 만족하라고.” 어부가 말했어요. “더 이상 못 기다려요. 당장 갔다 와요.” 아내는 광장히 조급하게 어부를 몰아 댔습니다.
어부는 정말 겁에 질려 바다로 나갔어요. 폭풍이 엄청나게 몰아치는 바람에 제대로 서 있을 수조차 없을 지경이었어요. 집과 나무가 바람에 날아가고, 산이 흔들리고, 바위가 바닷속으로 굴어 떨어졌어요. 시커먼 하늘에선 천둥과 번개가 쳐 댔습니다. 파도가 태산만큼이나 높이 솟아올랐습니다. 어부는 거기서 외쳤어요. “물고기야, 물고기야, 내 말 좀 들어 봐. 아내 엘리스가 들볶는 바람에 부탁하러 왔단다. “음, 이젠 뭔가요?” 물고기가 물었어요. “맙소사! 아내는 해와 달을 지배하고 싶어 해.” 어부는 대답했습니다.
집으로 가 보세요.” 옛날 그 오두막에 아내가 있을 테니.” 물고기는 그렇게 말하고, 바다로 돌아가 버렸어요. 그리하여 어부와 아내는 예전에 살던 오두막에서 다시 살게 되었답니다.
하부르타식 질문의 예:
왕자는 왜 마법에 걸렸을까요?
어부는 왜 물고기를 그냥 놓아주었을까요?
어부는 왜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계속 바다로 나갔을까요?
겁에 질려 바다로 나간 어부는 물고기에게 마지막 부탁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어부와 아내는 왜 예전에 살던 오두막에서 다시 살게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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