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허릿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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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허릿값

by &#$@* 2024.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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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허릿값]은 서당에 다니는 작은 아이 개똥이가 큰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으며 벌어지는 양혜원 작가의 이야기입니다. 큰 아이 가운데 하나인 금동이가 화장실에 다녀온 개똥이에게, 중요한 이야기를 하던 참에 들어와 이야기 허리를 분질렀으니 이야기 허릿값을 내놓으라고 하지요. 개똥이는 집에 가서 고민하다가 칡뿌리를 보고 꾀를 하나 생각합니다. 그러나 큰 아이들이 작은 아이 개똥이를 놀렸다는 것을 훈장님이 알게 되고 훈장님은 아이들을 혼내지요. 하지만 개똥이는 친구들을 이르지 못하고 울고 맙니다. 이야기를 읽고 여러 아이들이 함께 지내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서로 괴롭히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서당 풍경

 

옛날에 개똥이란 아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개똥이는 서당 가는 걸 무지 싫어했지요. 새로 배우는 책이 너무 어려웠거든요. 게다가 글을 못 외우면 훈장님께 회초리를 맞지요. 큰 애들은 낄낄대며 놀려 댑니다. 이러니 서당이 재미있겠어요?

 

큰 애들 가운데 금동이가 가장 고약했어요. 금동이는 서당의 접장이지요. 오늘도 개똥이는 금동이 때문에 훌쩍였어요. 훈장님이 개똥이가 글씨 쓰는 걸 봐 주라고 했는데, 제대로 못 쓴다고 막 야단을 쳤습니다. “이걸 글씨라고 썼느냐? 지렁이가 기어가는구나!”

 

개똥이는 갑자기 배가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하려니 그럴 만도 하지요. “아이고, 배야. 뒷간에 좀 다녀와서 쓸게.” “어허, 네가 꾀부리는 걸 내 모를 줄 아느냐?” 금동이가 훈장님처럼 눈을 부릅떴어요. 개똥이는 배를 움켜쥐고 몸을 뒤틀었습니다. “아, 아니야. 진짜, 배가 너무 아파서 그래!” 그러니 어쩌겠어요. 못 가게 했다가는 그 자리에서 똥을 쌀지도 모르겠는걸요. “어서 다녀오너라.”

 

개똥이는 잽싸게 뒷간으로 달려갔어요. 그런데 뒷간에 가기도 전에 배가 다 나았어요. 그도 그럴 것이 진짜 아픈 게 아니었지요. 개똥이는 뒷간을 나와 느릿느릿 방으로 갔어요. 그리고 방문을 왈칵 열었어요. 큰 애들이 글공부는 안 하고 노닥거리고 있었습니다. 개똥이가 들어가는 금동이 하는 말이, “개똥이 너, 큰 실수 했다.”이러지 뭐예요. 개똥이는 바짓가랑이에 똥이라도 묻었나 싶어서, “어어, 뭐가?”라며 얼굴을 붉혔지요. “우리가 아주 중요한 얘기를 하던 참인데, 내가 방문을 왈칵 여는 바람에 이야기가 끊어졌다. 네가 이야기 허리를 뚝 분질러 놨으니, 그 값을 내놓아라.”

 

세상에, 이 무슨 날벼락같은 말이에요? “그, 그게 얼마인데?” 개똥이가 더듬더듬 물었지요. “음, 내일까지 다섯 냥만 가져오너라.” 개똥이는 기가 막혔습니다. “나 같은 꼬맹이가 다섯 냥을 어디서 구해?” 잠시 생각하던 개똥이는 방을 휙 나갔어요. 

 

개똥이는 분해서 이불을 둘러쓰고 누웠어요. “금동이랑 큰놈들, 두고 보자!” 한참을 누워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어머니까 칡뿌리를 다듬고 있는 게 보였습니다. 개똥이는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더니 어머니를 불렀어요. “어머니, 그 칡뿌리 좀 써도 돼요?” 개똥이는 칡뿌리를 보고는 씩 웃었습니다. 

 

다음 날 개똥이는 아주 느지막이 서당에 갔습니다. 제 키만 한 칡뿌리를 어깨에 척 둘러메고 말이에요. “무얼 하다가 이리 늦게 온 게냐?” 훈장님이 엄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개똥이는 메고 있던 칡뿌리를 탁 내려놨어요. “예, 산에서 칡뿌리를 캐다가 늦었습니다.” “아니, 칡뿌리는 뭐 하게?’ “가뭄 들어 쩍쩍 갈라진 논바닥을 꿰매려고 캤지요.” 들어 보니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때 금동이가 툭 나섰어요. “내 살다 살다 칡뿌리로 논바닥을 꿰맨다는 소리는 처음 듣네!” 그러자 개똥이가 냉큼 그 말을 받아, “나도 살다 살다 이야기 허리값 물어내란 소리는 처음 듣네!” 이러지 뭐예요. 그러니 금동이가 뭐 할 말이 있겠나요? 얼굴만 벌게진 채 일을 꾹 다물었습니다. 

 

훈장님이 이쪽저쪽 눈알을 굴리더니, 큰 애들한테 불호령을 내렸습니다. “네 이놈들, 어리다고 놀리고 골탕 먹이면 쓰냐? 그리고 금동이 너는 접장이 아니더냐? 동무들을 잘 이끄는 게 네 본분이거늘!”금동이는 쬘끔 놀라 몸을 움츠렸습니다. 훈장님이 개똥이한테 인자하게 물었어요. “개똥아, 이 녀석들이 지금까지 너한테 한 짓을 고해 보거라.” 훈장님이 회초리를 들어 책상을 딱 쳤어요. 금동이랑 큰 애들은 고개를 푹 숙였지요.

 

‘훈장님 떡 훔쳐 먹은 걸 일러바칠까? 아냐, 아냐, 나도 먹은 적 있잖아.’ ‘돌치기 할 때 장독대 깨고 도망친 거? 아냐, 아냐. 나도 같이 놀다 그랬는데….’ ‘글공부 봐준다면서 머리 쥐어박은 거? 아냐, 아냐. 금동이 덕분에 글공부가 많이 늘었는걸.’ 개똥이는 머리가 어지러웠어요. “개똥아, 어서 고하지 않고 뭐 하느냐?” 훈장님이 개똥이를 다그쳤어요. 금동이와 큰 애들은 마음이 조마조마했지요. “저 녀석들이 무서워서 그러느냐? 그렇다면 먼저 회초리 열 대씩 맞아야겠구나. 개똥이만 빼고 어서 종아리를 걷거라.” 훈장님이 회초리 다발을 가져왔어요. “으앙!” 갑자기 개똥이가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동무들을 용서해 주세요.” 개똥이는 아주 서럽게 울었습니다. “앙앙 앙앙 훌쩍훌쩍 흑흑!” 금동이랑 큰 애들도 덩달아 울었지요. 

 

훈장님은 벙긋 웃더니 꼭꼭 사매 둔 떡 바구니를 꺼냈습니다. “네 이놈들, 떡이나 먹고 울거라.” 훈장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개똥이랑 동무들 손이 떡 바구니로 쏙 들어갔지요. “하하 호호 히히 헉헉 낄낄 깔깔 키키!” 울다가 웃으면 어떻게 될까요?

 

하부르타식 질문의 예들

1. 개똥이는 왜 훈장님께 동무들을 이르지 못했을까요?

2. 개똥이는 왜 훈장님에게 동무들을 용서해 달라고 했나요?

3. 개똥이는 왜 동무들과 떡을 나누어 먹으면서 웃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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