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를 놀린 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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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를 놀린 잭

by &#$@* 2024.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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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를 놀린 잭]은 영원히 살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에 관한 ‘남인영’의 작품입니다.

 

 누구나 한 번은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을 해 봤을 겁니다. 이는 아무도 피해 갈 수 없는 죽음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말 사람이 죽지 않고 영원히 산다면 행복할까요? 주인공인 땜장이 잭은 길을 가다가 한 나그네에게 친절을 베풉니다. 그 대가로 나그네는 잭의 소원 세 가지를 들어주지요. 그 소원들은 나그네가 비웃을 만큼 하찮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잭은 이 세 가지 소원을 적절하게 이용하여 자신을 데리러 온 저승사자를 오히려 달아나게 만들지요. 하지만 잭도 나이가 들고 노쇠해지자, 스스로 천당의 문과 지옥의 문을 두드립니다. 그러나 천당의 문도 지옥의 문도 열리지 않았답니다. 결국 잭은 오늘도 저승에 가지 못한 채 외로이 여기저기를 떠돌고 있습니다.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는 처지가 된 책은 과연 행복할까요, 불행할까요? 이야기를 읽고 이 문제와 사람이 죽는다는 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승사자를 놀린 잭

 

옛날 아일랜드에 땜장이 잭이 살고 있었습니다. 잭은 아내와 여러 자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매일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며 일거리를 찾아다녔어요.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떠돌아다니며 일을 해도 온 가족이 배불리 먹고살기는 힘들었지요. 그나마 책은 비록 오막살이이긴 하지만, 자그마한 마당이 딸리 ㄴ집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마당에는 해마다 맛있는 사과가 주렁주렁 열리는 실한 사과나무 한 그루가 있었어요. 책과 아내는 그 사과나무를 정성껏 돌보았지요.

 

그날도 잭은 일거리를 찾아 집을 나섰답니다. 부지런히 길을 가다, 한 나그네를 만났습니다. 책은 나그네에게 먼저 말을 걸었어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참 기분 좋은 날이군요!”그러자 나그네가 말했습니다. “참 친절한 분이군요. 당신 소원을 들어주고 싶소. 세 가지만 말해 보시구려.” 잭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첫 번째 소원을 말했습니다. “우리 집에는 의자가 하나밖에 없소. 그런데 동네 아이들이 놀러 와서는 올라가 뛰기도 하고, 타고 놀기도 한다오. 난 늘 의자가 망가질까 봐 조마조마해요. 그래서 말인데 누구든지 내가 명령하기 전에는, 그 의자에 딱 달라붙어 일어설 수 없게 되었으면 좋겠군요.”

 

“좋아요! 두 번째 소원을 말해 봐요. 이번에는 좀 더 그럴 듯한 소원을 말해 봐요.” 잭은 다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습니다. “우리 집 마당에 사과나무가 한 그루 있어요. 그런데 사과가 열리면 온 동네 개구쟁이들이 몰려와서는 몰래 따 간다오. 내 명령이 떨어지기 전에는 사과 도둑들이 나무에 붙어서 내려올 수 없었으면 좋겠소.” “좋소. 자, 이번에는 마지막이오. 섣불리 이야기하면 안 돼요!”

 

잭은 오랫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어요. “제 아내에게 잡동사니를 담아 두는 가죽 자루가 하나 있는데, 장난꾸러기 아이들이 우리 집에 오면 그걸 거꾸로 쏟아 놓는단 말이오. 내 명령이 떨어지기 전에는 그 자루에 들어 있는 것들이 쏟아지지 않았으면 좋겠소.” “좋아요. 그런데 당신은 참 한심한 사람이구려. 세 가지 소원이란 것이 모두 하찮은 것들 뿐이니….”나그네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멀어져 갔습니다. 그런데 나그네를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잭은 다리가 부러져 일 년 내내 한 푼도 벌지 못하고 누워 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잭의 가족은 허기져서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렀지요. 그러던 어느 날, 지나가던 낯선 사람 하나가 느닷없이 잭의 집에 들었어요. “당신 가족이 가난에 쪼들리고 있는 것을 알고 있네. 이러다가는 모두 굶어 죽게 될 걸세. 죽지 않으면 나하고 계약을 하나 맺는 게 어떤가? 칠 년 뒤에 당신이 나를 따라온다고 약속하면, 그때까지 당신들이 넉넉하게 살 수 있게 해 주겠네.””그런데 당신은 누구요?” 책이 소리 질렀어요. “나를 모르겠나? 그렇다면 말해 주지. 나는 저승사자라네!” “어쨌든 좋아요. 당신의 제안을 받아들이겠어요. 때가 되면 당신을 따라가지요.” 잭은 굶주린 자식들을 돌아보며 내키지 않는 소리로 중얼거렸습니다. 

 

저승사자가 사라진 후, 잭은 정말로 부자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이집 저 집 떠돌아다니며 일거리를 찾을 필요가 없어졌지요. 이리저리 놀러 다녀도 집 안에는 먹을 것이 넘쳤고, 아내와 아이들도 부족한 것 없이 살 수 있었어요. 잭은 저승사자와 했던 약속을 금세 잊어버리고, 남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답니다.

 

칠 년이 지난 어느 날,ㅣ 저승사자가 나타나 잭의 집 문을 두드렸어요. “자! 나를 따라와야 할 시간이 되었다. 그동안 내가 약속을 지켰으니 이젠 너도 약속을 지켜야지.” 저승사자가 말했습니다. “물론 그래야지요. 사랑하는 아내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올 테니까. 그때까지 이 의자에 앉아 기다려 주세요.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예요.”저승사자는 잠자코 의자에 앉았습니다. 잠시 뒤 잭이 돌아와 말했어요. “준비가 되었으니 이제 가시죠!”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저승사자는 의자에게 일어나려 해도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 거예요. 발버둥 치고 미친 듯이 몸부림을 쳤지만, 소용없는 일이었어요. 그는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저승사자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잭에게 말했습니다. “너에게 살 수 있는 시간을 칠 년 더 주고 지금보다 두 배나 더 잘 살도록 해 줄 테니 나 좀 움직일 수 있게 해 줘.” “좋아요. 이제 일어나서 돌아가세요.” 저승사자는 번개같이 사라졌습니다. 

 

잭은 그 날 이후로 지난 칠 년 동안보다 갑절이나 더 잘 살 수 있게 되었고, 더욱더 풍요로운 생활을 하게 되었지요. 그러나 그에게 주어진 시간도 갑절이나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알비 못했답니다. 그렇게 칠 년이 지난 어느 날, 저승사자가 다시 나타나 문을 두드렸어요. “이봐! 이번에는 지난번처럼 허튼짓하면 안 돼. 자, 지체 없이 떠나자구!” 잭은 채비를 차리고 집을 나서며 말했어요. “마지막으로 사과나무를 한 번 보고 갔으면 좋겠는데요. 허락해 주시겠어요?” 저승사자는 허락해 주었어요. 둘은 탐스런 사과가 주렁주렁 열려 있는 마당으로 나갔습니다. “가다가 먹을 사과를 몇 개 따면 어떨까요? 당신이 키가 크니까 당신이 올라가는 게 좋겠어요. 잘 익은 걸로 두세 개 따 주시면 좋겠어요.” “그거 좋은 생각이군!”

 

 

저승사자는 잘 익은 사과를 따기 위해 선뜻 나무 위로 올라갔어요. 그러자 그는 사과나무에 달라붙어 내려올 수 없게 되었습니다. 나무에 매달린 채 마치 늙은 허수아비처럼 흔들거렸어요. 아무리 내려오려고 해써도 헛수고였습니다. 처음에는 심한 욕을 내뱉던 저승사자가 결국은 잭에게 이렇게 사정했어요. “나를 내려 주면 다시 칠 년의 시간을 더 주고, 세 배로 더 잘 살게 해 줄게.” 이렇게 해서 나무에서 내려온 저승사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습니다. 

 

잭의 가족도 또 칠 년 동안 더할 나위 없이 호화로운 생활을 누렸어요. 그러나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듯이 좋은 일 뒤에는 나쁜 일이 따르는 법이지요. 행복했던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저승사자가 다시 찾아왔어요. “이번에야 말로 나를 속이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너를 지옥에 던져 나를 괴롭힌 댓가를 톡톡히 치르게 할 거야.” 잭은 아내에게 작별 인사를 한 뒤, 등에 가죽 자루룰 메고 자승사자를 따라 길을 떠났습니다.

 

둘이 묵묵히 걷다가 잭이 말을 꺼냈습니다. “내가 어렸을 때, 이 낡은 자루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놀이를 하곤 했었지요. 그 때만 해도 나는 참 잽싸고 날렵했는데….””그런 놀이는 어떤 얼간이라도 할 수 있어.” 저승사자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설마! 당신이 그 놀이를 할 수 있다구요? 당신은 절대로 할 수 없어요. 내기를 해도 좋아요. 당신은 너무 둔한 데다 몸놀림이 서툴러요.” 이 말과 함께 잭이 자루를 열자, 저승사자는 서슴없이 두 발을 모아 팔짝 자루 안으로 뛰어 들어갔어요. 이렇게 해서 저승사자는 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말았지요. 저승사자는 곧 자기가 처한 상황을 깨닫고는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습니다. 하지만 잭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지요. 잭은 자루를 어깨에 메고, 산을 넘고 계곡을 건너 한참을 가다가 넓은 들판에 이르렀습니다. 그곳에서는 건강한 농부 셋이서 나무로 된 도리깨로 말을 타작하고 있었습니다. “어이, 여보쇼! 이 자루가 둔하고 무거워서 그러는데 좀 두들겨서 말랑말랑하게 해 줄 수 있겠소?” 그들은 잭의 부탁을 순순히 받아들여 자루를 실컷 두들겨 주었습니다.

 

그러나 자루가 어찌나 질긴지 마침내 도리깨가 부러지고 말았어요. 화가 난 농부들이 잭에게 소리쳤습니다. “자루를 가지고 꺼져 버려! 사람으로 둔갑한 저승사자를 넣어가지고 다니나 어쩌나? 원참!” 잭은 푹 눌러쓴 모자 아래로 살짝 웃음지으며 대꾸했습니다. “그럴지도 모르지요.”

 

잭은 가죽 자루를 둘러메고 계속 길을 가다가 물레방앗간에 다다랐습니다. “이 자루를 부드럽게 하고 싶은데 방아로 찧어 줄 수 있겠소?” 잭이 물레방앗간 주인에게 부탁을 하자 그 주인은 기꺼이 그러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에요? 물레방아에서 ‘삐그덕 삐그덕’하고 이상한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그러고는 갑자기 물레방아가 딱 멈춰 버렸지요. 주인은 화가 잔뜩 났습니다. “꺼져 버려! 이 친구야! 도대체 뭘 넣어 가지고 다니나 보네.””아마 그럴 거요.” 잭은 다시 자루를 어깨에 메고 걸었습니다.

 

잭은 곧 이어 대장간에 이르렀어요. 그때 마침 건강한 남자 여섯 명이 커다란 망치로 굵은 쇠막대를 내려치고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잭은 누구에게라고 할 것 없이 인사를 하고는 물었어요. “이 낡은 자루가 너무 무겁고 뻣뻣해서 그러는데 망치로 두들겨 주실 수 있으세요?” “어려울 것 없지요.” 대장장이들은 가죽 자루를 힘껏 내려치기 시작했습니다. 망치로 내려칠 때마다 가죽 자루는 천장까지 뛰어올랐습니다. 화가 난 대장장이들은 더욱 세게 내려쳤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진이 빠져 망치질을 멈추었습니다. “이 안에 저승사자라도 들어 있나, 원.” 대장장이들이 투덜댔습니다.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 참다못해 벌겋게 달궈진 쇠를 자루 안에 쑤셔 넣었어요. 저승사자는 처절하게 비명을 질렀습니다. “제발 나를 내보내 줘. 다시는 너희 집에 찾아가지 않을게. 그뿐만 아니라 네 배나 더 잘 살게 해 줄 테니. 날 좀 가만히 놔둬!”그때서야 잭은 자루를 열어 저승사자를 내보냈습니다. 저승사자는 멍든 다리를 절뚝거리며 ‘절음아 날 살려라’하고 도망쳤습니다. 엉덩이를 얼마나 심하게 지져 놓았는지, 이 불쌍한 저승사자는 일 년 내내 제대로 앉아서 지낼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집에 돌아온 잭은 가족들과 함께 오래오래 부자로 잘 살았습니다. 오랜 세월이 흘러 잭도 늙고 힘이 빠졌어요. 그는 이제 저승으로 갈 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알고 천국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가거라! 네가 살아 있을 때에 한 짓을 생각하면 너를 받아 줄 수가 없어.” 천국의 문 안에서 누군가가 말했습니다.

 

잭은 할 수 없이 물러나 이번에는 지옥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누구냐?” “땜장이 잭입니다.” 잭이 대답하자 잔뜩 겁먹은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너라면 절대로 여기에 들여 놓을 수 없다. 그때 얼마나 심하게 맞았던지 지금까지도 앉아 있기가 힘들단 말이야.” 

 

잭은 천국에도 지옥에도 갈 수 없는 신세가 되고 말았어요. 영원한 어둠 속에서 세상의 여기저기를 떠돌아야만 하는 벌을 받은 잭은, 손에는 초롱불을 들고 쉴 새 없이 늪이며 웅덩이며 황무지같이 외딴 곳을 떠돌아다니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땜장이 잭은 ‘최후의 심판’이 내려질 그날이 올 때까지 고독하고 기나긴 길을 헤매고 다닌답니다.

 

하부르타식 질문의 예

1. 나그네는 왜 잭에게 마지막 소원은 섣불리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했을까요?

2. 잭은 왜 저승사자의 제안을 받아들였을까요?

3. 잭은 저승사자의 말대로 부자가 되었어요. 그런데도 잭은 왜 저승사자를 따라가지 않으려고 했을까요?

4. 잭은 약속을 어기고 저승사자를 따라가지 않았어요. 그래서 후에 잭은 천국에도 지옥에도 갈 수 없는 신세가 되었지요. 잭은 저승사자가 찾아 왔을 때 따라가는 것이 좋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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