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치전’는 영웅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입니다. 주인공 전우치는 오랫동안 도를 닦아 도술을 부릴 줄 압니다. 그런데 당시 임금은 무능하고 벼슬아치들은 썩을 대로 썩어서 백성들이 살기 힘들었습니다. 이에 전우치는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여 백성들을 위해일합니다.그러나 부패한 벼슬아치들의 모략으로 죽을 지경에 빠지게 되자 혼자 힘으로는 어쩔 수 없음을 느끼고산속으로이렇게 우리 이야기 속에는 실패한 영웅들의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조상들은 이야기 속에 다시금 희망을 남겨놓지요. 지금은 비록 영웅이 사라졌지만 그 영웅이 죽어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다시 나타나곤 해 줄 거라는 믿음을 갖고 힘든 현실을 위안하며 살아갔던 것입니다. 이야기를 있고 항상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과 희망이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 이야기 해 보고 아이 스스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옛날에 전우치라는 사람이 살았는데 오랫동안 도를 닦아서 신기한 도술을 아주 잘 부렸어요. 구름을 타고다니기도 하고 호랑이나 독수리 따위로 변신도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사람들 앞에서는 한번도 그런 제주를 자랑하지 않았습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면서 그저 남들처럼 조용히 살았지요.
그런데 그때는 백성들이 살기가 아주 어려웠어요. 벼슬아치들이 썩을 대로 썩어서 아주 못된 짓만 일삼았어요. 높은 벼슬아치들은 돈을 받고 벼슬고 팔고, 돈으로 벼슬아치가 된 이들은 본전을 뽑을려고 백성들을 쥐어 짰지요. 법에도 없는 세금을 만들어서 뜯어내고 자기네 집 짓는 일에 백성들을 불러 일을 시켰답니다. 죄없는 사람들을 감옥에 가두기도했어요. 임금님은 무능력하고 간신배들한테 둘러싸여 있어 이런지 저런지도 모르고, 그저 자리만 지키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 꼴을 보고 있던 전우치는 속이 뒤집혀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자신이라도 백성들을 위해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고는 한가지 꾀를 내었습니다. 하늘나라 옥황상제의 사신으로 변신을 하고 오색구름을 타고서 궁궐로 날아갔어요. “이 나라의 임금은 하늘을 보라!” 전우치가 소리치자 임금이 깜짝 놀라 뛰어나왔어요. 전우치가 점잖게 말했어요. “나는 옥황상제 사신 전우치다. 옥황상제께서 궁궐을 새로 지을 참이니 황금 기동을 만들어 바치거라. 그러면 너에게 복을 내릴 것이다.” 그러고는 며칠 뒤에 가지러 오겠노라 하고 바람처럼 사라져버렸어요.
임금은 당장 황금 기둥을 만드느라 난리가 났어요. 온나라 안의 금이랑 금은 죄다 거두고 온 나라 안의 금 다루는 기술자란 기술자는 모두 불러 보았어요. 그래도 가난한 백성들 한테는 아무일 없었습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이니 금붙이 따위는 애당초 가진 게 없었으니까요. 아무튼 부자들이랑 벼슬아치들이 야단법석을 해서 아주 커다란 황금 기둥을 하나 만들었어요.
때를 맞춰 전우치가 구름을 타고 나타났어요. “애썼느리라. 옥황상제께서 너희를 굽어 살피실 것이다.” 라고 말했어요. 임금과 벼슬아치들이 고개를 조아렸지요. 전우치는 황금 기둥을 구름에 싣고 멀리 멀리 사라져버렸어요. 저 서쪽 중국으로 갔어요. 거기서 황금 기둥을 팔아 큰 돈을 만들어 가지고 와서는 쌀과 옷감을 잔뜩 샀어요. 그러고는 그것들을 가난한 백성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백성들이 자고 일어나니 집집마다 뒷마당에 쌀과 옷감이 몇 섬씩, 몇 필씩, 하늘에서 내린 듯이 놓여 있었어요. 그래서 모처럼 살 맛이 났어요. 그리고 거기에 이런 글귀가 한장씩 붙어 있었어요. “이 씰과 옷감은 여러분이 벼슬아치와 부자들에게 빼앗겼던 것을 내가 되찾아 주는 것이니, 본디 여러분의 것이오. 전우치씀.”
이런 일 때문에 오나라 아니 술렁술렁 해졌습니다. 백성들은 전우치를 매우 칭찬했고, 임금이랑 벼슬아치들은 펄쩍 뛰었어요. 왜냐하면 전우치가 자신들을 속였기 때문이예요. 곧 온 나라 안에 포졸들이 쫙 깔리게 되었습니다. 전우치가 사는 곳을 알아내고 물밀듯이 들이닥쳤습니다. “네 이놈, 전우치야. 오랏줄을 받아랏받아라!” 그 때, 전우치는 태연히 세수를 하고 있었는데 피하지도 않고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말했어요. “허허, 어디 나를 잡아 보거라.” 포졸들이 달려들어 전우치를 꽁꽁 묶었지요. 그런데 공중에서 “어찌하여 나무토막을 묶어 놓았느냐?”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포즈를 둘이 깜짝 놀라 쳐다보니까 전우치는 온데간데 없었어요. 묶아 놓은 것을 확인해 보니 정말 나무토막이었어요. 이런 식으로 전우치는 포졸과 임금님을 놀렸습니다. 한번은 호리병 속으로 들어가 장난을 쳐서 임금을 놀렸습니다. 전우치의 도술에 임금은 머리 끝까지 화가 났어요. “임금님은 어찌 이리 어리석단 말이오! 고통받는 백성들을 그대로 두고 나만 없애려고 하다니! 백성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는 한 나같은 사람은 끊이지 않을 것이오.”
임금은 힘으로는 도저히 전우치를 잡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벼슬을 내려 전우치를 달래 보려고 했습니다. 전우치는 형조판서 벼슬을 원했습니다. 지금으로 하면 법무부 장관지요. 형조판서는 나라의 법이 잘 지켜지도록 하는 벼슬입니다. 임금은 전우치에게 형조판서 벼슬을 내렸어요.
전우치는 곧 바른 뜻을 펴기 시작했습니다. 제 욕심을 채우려고 백성들을 괴롭혀 온 벼슬아치들의 죄를 따져 묻고, 죄 없이 감옥에 갇힌 백성들을 풀어 줬지요. 법으로 정해지지 않은 세금을 없애고, 백성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백성들은 모두 기뻐 하며 입을 모아 전우치를 칭찬했습니다. 그런데 한쪽에서는 이를 못마땅해 하는 자들이 있었어요. 그동안 제멋대로 나쁜 짓을 일삼아 오던 벼슬아치들입니다. 그들은 전우치 때문에 화가 나서 살 수가 없을 것 같았어요. 벼슬아치들은 못된 꾀를 냈어요. 전우치는 자기가 임금이 되려고 역적모의를 한다는 거짓말을 잉금님에게 몰래 고해 바쳤습니다. 어리석은 임금은 그 말을 곧이 듣고 전우치를 당장 잡아오라고 했습니다.
그날 밤 날랜 병졸들이 전우치의 침실로 들이닥쳤어요. 잠을 자고 있던 전우치를 꽁꽁 묶었습니다. 천하의 전우치도 잠을 자는 동안에는 도술를 쓸 수가 없었지요. 전우치는 곧 임금님 앞으로 끌려왔습니다. 임금님은 화가나서 당장 전우치의 목을 베라고 명령했습니다. 전우치는 자기 혼자서 아무리 백성들을 잘 다스려도 온 나라가 썩고 있어서 어쩔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전우치가 임금님에게 말했습니다. “저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다만 죽기 전에 그림 한 장을 그리고 싶으니 그 소원 한 가지만 들어 주십시오.” 임금은 곧 죽을 놈 소원 하나를 못 들어 주랴 싶어서 허락 했습니다. 포박이 풀리고 전우치가 붓을 집어 들었어요. 날랜 솜씨로 쓱쓱 그림을 그렸는데, 큰 산 어귀에 말 한 마리가 서 있는 그림이었지요. 전우치가 붓을 놓고 말했어요.” 소원을 들어주어 고맙습니다. 그럼 이만, 저는 물러갑니다.” 그러고는 그림 속의 말에 훌쩍 올라타더니 바람처럼 달려 가지 뭡니까. “아이코,아이쿠, 속았다! 저놈을 잡아라!” 임금이 발을 동동 굴렀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병정들이 그림 속으로 뛰어들다가 애먼 이마만 무수히 깨졌거든요. 전우치는 그림 속으로 아스라이 멀어져 가고. 그렇게 전우치는 사라져버렸습니다. 그 뒤로는 어찌 되었을까요? 그건 나도 몰라요. 뒷 얘기는 여러분들이 마음껏 만들어 보세요.
하부르타식 질문의 예:
전우치는 어떤 도술을 부렸나요?
임금과 벼슬아칟르은 왜 전우치를 잡아서 혼을 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요?
전우치의 행동을 보고 백성들과 벼슬아칟르은 왜 다른 반응을 보였을까요?
백성들은 왜 전우치 같은 사람이 임금님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을까요?
임금과 벼슬아치들은 왜 법으로 정한대로 백성을 다스리지 않았나요?
혼자 사라져 버린 전우치의 행동은 옳다고 생각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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