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죽 할멈과 호랑이
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팥죽 할멈과 호랑이

by &#$@* 2023. 3. 19.
반응형

[팥죽 할멈과 호랑이]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옛이야기로 아무런 힘도 없는 팥죽 할머니를 잡아먹으려는 힘센 호랑이를 모두가 힘을 합해 물리치는 이야기입니다. 때로는 강한 자보다 약한 여럿이 힘을 모았을 때 그 힘이 더 크다는 슬기가 담겨 있지요. 산골에서 홀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산에서 내려온 호랑이는 할머니를 잡아먹으려고 하지요. 할머니는 순간적으로 지혜를 내어 위험한 순간을 벗어나지만 언젠가는 다시 찾아와 잡아먹겠다는 호랑이 때문에 슬퍼합니다. 평소 할머니의 손때가 묻고 정들었던 집 안 물건들 중에 밤, 자라, 지게, 멍석 등이 할머니를 지켜 주겠다고 합니다. 그저 자신의 힘만 믿고 욕심을 부리는 호랑이에 맞서 작고 연약해 보이는 물건들은 서로 힘을 합해 호랑이를 물리칩니다.

아이와 함께 호랑이가 할머니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서 아이들도 학교에서 나보다 힘들고 나보다 약한 친구들과 어떻게 더불어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옛날 아주 먼 옛날에 한 할머니가 살았대요. 할머니는 산 아래 땅을 일구어 구멍 하나에 팥을 세 알씩 심었어요. “한 알은 새가 먹고, 한 알은 쥐가 먹고, 남은 한 알은 아껴서 내가 먹으려네.” 하루는 할머니가 뙤약볕 아래서 땀 흘리며 밭을 매는데 산에서 호랑이가 어슬렁어슬렁 내려왔어요.

“어흥! 할멈을 잡아먹어야겠다!” 할머니는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지요. “아이고, 호랑아! 지금은 안 된다! 나 없으면 이 밭은 누가 살핀단 말이냐? “동짓날 팔죽 쑤어 먹을 때까지만 기다려 다오!” 팥죽이란 말에 호랑이가 귀가 번쩍 뜨였지요. “기다렸다가 팥죽 먹고, 할멈도 잡아먹어야지.” 호랑이는 침을 흘리며 돌아갔어요. 

어느새 여름도 가고 가을도 지나고 팥죽을 쑤는 동짓날이 되었습니다. 할머니가 팥죽을 휘휘 젓는데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네요. 그러자 알밤이 떼굴떼굴 굴러와 물었어요. “할멈, 왜 그리 슬피 울어?” “이 팥죽 한 먹고 나면, 호랑이가 잡아먹으러 온단다.” “팥죽 한 사발 주면 못 잡아먹게 해 줄게.” 할머니가 뜨끈뜨끈 팥죽 한 사발 떠 주니, 알밤은 냠냠 먹고 아궁이 속으로 쏙 들어갔지요.

할머니가 계속 눈물을 떨구니, 이번에는 자라가 엉금엉금 기어 와 물었어요. “할멈, 왜 그리 슬피 울어?” “이 팥죽 먹고 나면, 호랑이가 잡아먹으러 온단다.” “팥죽 한 사랍 주면 못 잡아먹게 해 줄게.” 할머니가 뜨끈뜨끈 팥죽 한 사발 퍼 주니, 자라가 쩝쩝 먹고 물 항아리로 첨벙 들어갔어요.

할머니의 울음소리를 듣고는 물짜똥이 철벅철벅 나타나 물었습니다. “할멈, 왜 그리 슬피 울어?” “이 팥죽 먹고 나면, 호랑이가 잡아먹으러 온단다.” “팥죽 한 사발 주면 못 잡아먹게 해 줄게.” 할머니가 뜨끈뜨끈 팥죽 한 사발 떠 주니, 물찌동은 널름널름 먹고 바닥에 납작 엎드렸어요.

강중강중 송곳은 팥죽 먹고 모서리에 서고, 뒤뚱뒤뚱 절구봉은 팥죽 먹고 마루 밑에 웅그렸지요. 덥석덥석 멍석은 팥죽 먹고 마당에 펴지고, 어기적어기적 지게는 팥북 먹고 담에 기댔습니다. 모두들 호랑이가 할머니를 못 잡아먹게 하겠다고 약속했지요. 

마침내 호랑이가 마당에 들어섰습니다. 찬 바람을 가르며 오느라 몸이 꽁꽁 얼었어요. “어흥! 팥북 할멈, 팥죽은 쑤어 놓았나?” “쑤다마다, 날이 추우니 우선 아궁이 앞에서 꽁꽁 언 몸이나 녹이거라.” 호랑이는 코를 벌름거리며 부엌으로 들어갔습니다.

불씨가 남아 있는 아궁이 앞에 앉으니 잿더미 속에서 발갛게 달궈진 알밤이 툭 튀어나와, 호랑이 눈을 딱 하고 때리지 뭐예요. “아이고, 뜨거워. 호랑이 살려!”

호랑이는 눈을 감싸 쥐고 펄쩍펄쩍 뛰었어요. 엉겁결에 머리를 물 항아리에 푹 담그니 이번에는 자라가 코를 꽉 물었습니다. “아이고, 코 떨어지네. 호랑이 살려!”

뒷걸음질 치던 호랑이가 그만 물찌똥에 찍 미끄러졌어요. 그 바람에 송곳에 엉덩이를 푹 찔렀지요. “아이고, 냄새야. 아이고, 아얏!” 

똥 범벅 호랑이가 비틀비틀 부엌문을 나서는데 절구통이 호랑이 머리를 쿵 내려쳤습니다. “아이구, 머리야. 호랑이 죽네!” 

호랑이가 울부짖으며 마당에 나 뒹굴었습니다. 이때 마당에 누워 멍석이 호랑이를 둘둘 말아 버렸어요. 지게가 멍석말이 호랑이를 털썩 지더니 강에 풍덩 던져 버렸습니다. 

호랑이가 물속에서 정신을 차려 보니 집패만 한 물고기가 음쭉움쭉하며 다가오는 거였어요. ‘어이쿠, 이제 진짜로 죽는구나!’ 호랑이가 눈물을 바다에 보태는데 물고기가 호랑이를 거들떠도 안 보았지요. 가만 보니 작은 물고기들이 떼 지어 가던 길이었습니다. 죽다 산 호랑이가 가슴을 쓸어내리는데, 팥죽 할멈 얼굴이 몽글몽글 떠올랐어요.

이듬해 호랑이는 또 할멈을 찾아갔어요. “야야, 명도 길다. 어찌하여 또 왔느냐?” “할멈 내가 밭 좀 쓱쓱 갈아 주오?” “잡아먹지 않는다면 힘이야 덜겠다만.” 호랑이가 네발로 휘적휘적 밭을 가니, 할머니는 이야지야 가락을 넣어, “가세가세 밭을 가세. 이 고랑 저 고랑 밭고랑. 혼자 하면 일 고랑, 둘이 하면 재미 고랑.” 어느새 밭에는 매끈한 고랑이 났어요. “야야, 호랑아! 동짓날 다시 오너라!” 그 뒤로 호랑이는 동짓날만 기다렸습니다. 동짓날 할머니와 팥죽 먹은 건 얘기하나 마나지요.

 

하부르타식 질문의 예: 

호랑이는 왜 처음에 할머니를 만났을 때 잡아먹지 않고 돌아갔을까요?

할멈은 왜 할머니에게 팥죽 한 사발을 주면 호랑이가 못 잡아 먹게 해 준다고 했을까요?

자라는 왜 팥죽을 먹고 물항아리로 돌아갔을까요?

왜 모두들 호랑이가 할머니를 못 잡아 먹게 하겠다고 했을까요?

강물에 빠진 호랑이는 왜 또 할멈을 찾아갔을까요?

호랑이는 왜 강물에 빠지게 되었을까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