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에 어떤 고민을 했는지 기억하시나요?
‘하늘을 나는 교실’은 크리스마스 축제 연극을 준비하면서 아이들이 겪는 크고 작은 고민과 웃음을 격 엮은 이야기입니다.
어른들이 보기에 마냥 귀여운 아이이지만 아이들은 지금도 제각기 나름의 고민을 겪으며 성숙해 나가고 있습니다. 겁쟁이라고 불러 놀림을 받는 아이, 먹는 것을 못 찾는 아이, 잘난 척을 해서 친구들에게 미움받는 아이,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아이, 돈이 없어서 크리스마스에도 집을 못 가는 아이… 하지만 이야기 속의 아이들은 서로 돕고 깨우치며,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맞이 한답니다.
아이들이 마음에 상처 때문에 꿈을 잃지 않도록 세상에는 유스투스 선생님과 같은 어른이 필요한 거 같습니다. 아이와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면서 내 아이의 고민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요니가 쓴 대본으로 크리스마스 연극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연습은 1막에서 5막까지 전혀 막히지 않고 계속되었어요. 아이들 모두는 아주 만족했습니다. 마티아스는 자기가 많이 먹을수록 기억력이 좋아진다고 말했어요. 아이들은 모두 다시 한번 아주 신중하게 무대의상과 소도구를 의논했습니다. 울리가 쓸 금발 가발은 프리돌린이 이발사 크뤼거 아저씨한테 빌려서 내일 아침에 가지고 오기로 했지요. 드디어 총연습 준비가 완벽하게 끝났습니다. 크리스마스트리도 벌써 세워 놓았어요. 전구도 많이 달아 놓았어요. 내일 저녁에도 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관객들 앞에서 떨지 말고 연습할 때처럼 강당에는 자기들만 있을 때처럼 하기를 바랐죠. 마르틴도 역시 틀림없이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배경을 좀 더 빨리 설치하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말했지요. 모두들 숙련된 무대 장치인들처럼 바쁘게 움직이면서 설치를 했습니다.
울리는 친구들이 눈치 못 채게 슬그머니 강당에서 빠져나왔어요. 계획이 방해받을까 봐 걱정이 되었던 거지요.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테니까요. 쉰 명도 넘는 학생들이 호기심에 가득 차서 눈 덮인 스케이트장에서 울리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온통 하급생들뿐이었어요. 상급생들은 아무도 이 일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모여 선 학생들은 바로 눈앞에서 해서는 안 될, 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질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학생들은 손을 외투 주머니에 넣고 이런저런 추측을 해 보았어요. 하급생 하나가 말했어요. “아마 오지 않을 거야.” 그때에 울리가 나타났어요. 울리는 아무 말도 없이 학생들 옆을 지나쳐서 운동장 구석에 있는 철봉대로 걸어갔습니다. 누군가가 “우산은 왜 들고 있는 거지?”라고 말하자 다른 학생들이 조용히 하라고 외쳤어요.
철봉대 한쪽에서는 사다리가 높게 붙어 있었어요. 어느 학교에서나 볼 수 있는 체조용 사다리였지요. 울리는 얼음처럼 차가운 쇠사다리를 기어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꼭대기 바로 아랫단까지 올라가서 몸을 돌려 모여 있는 학생들 무리를 내려다보았어요. 현기증이 나는지 약간 휘청거렸습니다. 그러나 울리는 다시 똑바로 서서 큰소리로 외쳤어요. “내가 보여 주려는 건 바로 이거야. 나는 지금 우산을 펴고 여기에서 뛰어내릴 거야. 너희들 머리 위로 떨어질지도 모르니까 모두 뒤로 물러서!” 몇몇 학생들은 울리가 돌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대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뒤로 물러서서 마음을 졸이면서 예고된 구경거리를 기다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강당에서 5,6 학년생 네 명이 연극 연습을 끝내고 무대 배경과 버팀대들을 한쪽 구석으로 치웠어요. 그런데 강당에 있어야 할 울리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울리가 세 시에 운동장에서 무엇을 하겠다는 소리를 들었던 터라, 학생들은 강당에서 나와 운동장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들은 모퉁이 돌자마자 땅에 뿌리 박히기라도 한 것처럼 우뚝 서고 말았어요. 운동장에는 학생들이 가득했습니다. 모두들 균형을 잡으려고 애쓰고 있는 울리를 올려다보고 있었죠. 울리는 머리 위로 우산을 높이 펼쳐 들고 있었습니다. 마르틴과 나머지 다른 세 학생도 놀라서 뒤따라 뛰었습니다. 운동장에는 눈이 덮여 있었고 지독하게 추웠습니다. “울리! 그만둬!” 마티아스가 소리 질렀어요. 하지만 울리는 그 순간에 뛰어내렸습니다. 우산은 곧바로 뒤집어졌어요. 울리는 눈 덮인 언 땅 위로 그대로 곤두박질쳤습니다. 둔탁한 소리를 내며 떨어져서 쓰러진 채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소리를 지르면서 뿔뿔이 흩어져서 달려갔습니다. 곧이어 네 친구들은 다친 울리 곁에 모여 섰어요. 울리는 시체처럼 파래져서 의식을 잃고 눈 속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선생님과 의사인 리히트라우허 씨가 울리를 기숙사 병실로 옮겼어요. 다리가 좀 부러졌지만 별로 심각하지 않고, 가슴에 가벼운 타박상만을 입었습니다. 아이들이 울리를 겁쟁이라고 놀려서 철봉대 사다리에서 뛰어내린 거랍니다. 아이들은 울리가 바보같은 짓을 한 것에 대해 놀랐습니다. 유스티스 선생님은 울리가 평생 남들한테 하찮은 사람 취급받을까 봐 불안해하며 사는 것보다는 다리가 좀 부러지는 게 나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울리는 한 달만 지나면 완전히 낫는다는 니히트라우허의 말을 듣고 그제서야 병실에서 떠날 수 있었어요. 아이들은 울리가 뛰어내린 사건은 아이들 사이에서 화젯거리가 되었어요. 어떠 아이는 울리가 용감하다고 했고, 제바스티안은 뛰어내린 것과 용감한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했지요. 우리가 가장 부끄러워했던 것은 용기가 없다는 거라면서 이해를 하려고 했습니다.
마르틴은 음악실에 들어가서 어머니가 보낸 편지를 뜯어보았어요. 먼저 우표 한 줄이 보이고, 25 페니히짜리 우표 20장과 5마르크가 들어 있었습니다. 마르틴은 심장이 멎을 것 같았습니다. 편지지를 손에 들고 편지 봉투를 거꾸로 들어 보았어요. 하지만 5마르크어치 우표 외에 아무것도 없었어요. 마르틴은 무릎에서 힘이 빠져 흔들거렸습니다. 엄마의 편지 내용에는 이번에 여비로 쓸 8마르크를 보낼 수 없는 것에 대해 슬퍼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돈을 못 벌어서 이곳저곳에 알아보았지만 구할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기숙사에 남아 있어야 하고 부활절까지는 볼 수 없을 거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용기를 내서 이 고통을 참자고 어머니는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선물로 소포를 보내주었습니다.
마르틴 틸러는 한참 동안 편지지를 들여다보았어요. 글자가 눈앞에서 희미해졌습니다. 편지지의 잉크가 몇 군데나 번져있는 것을 보니 어머니도 우신 것을 알 수 있었지요. 마르틴은 회색빛 하늘을 올려다보며 착한 엄마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제바스티안은 언제나 남을 깔보는 듯한 불쾌한 말만 했습니다. 그래서 친구가 없었어요. 모두들 제바스티안에게는 친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해 왔지요. 그런데 지금 제바스티안이 외로움 때문에 고통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분명히 제바스티안은 그렇게 행복한 아이는 아닌 것 같아요.
마티아스는 유스투스 선생님을 찾아가 울 리가 혼자 학교에 남아있게 될 터이니, 자신도 학교에 남아 있어도 좋은지 물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마티아스가 크리스마스 때 돌아오리라고 기대하실 부모님께 얌전히 돌아가야 한다고 했지요. 마티아스는 크리스마스 때에 집에 돌아가야 한다는 것에 몹시 화가 나 선생님을 노려보았습니다.
반면에 마르틴은 크리스마스 때에 학교에 남아 있어야 하는 것 때문에 몹시 슬퍼했습니다. 한 시간 전부터 울리와 요니도 학교에 남는다는 것으로 계속해서 자기 자신을 위로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다른 전혀 다른 이야기죠. 요니가 선장의 누이동생네집에 가서 대체 뭘 하겠어요. 하나밖에 없는 아버지가 좋은 사람이 아닌 데다가 미국에 계시기까지 한 상황이라면 누구라도 학교에 남을 수밖에 없지요. 울리는 부모님이 학교를 찾아오시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마르틴은 다리가 부러진 것도 아닌데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니 슬펐어요. 그리고 부모님을 사랑하고, 부모님도 자신을 사랑하는데 크리스마스이브를 함께 보낼 수 없다는 것이 불공정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다른 남자들보다 능력이 없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자신이 다른 애들만큼 부지런하지 않아서 그런 것도 아닌데요. 불공정함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했지요.
마르틴은 심지어 걸어서라도 집에 돌아갈까 하고 생각해 봤어요. 한 겨울이라서 아마도 사흘은 걸릴 거예요.아무리 빨라도 크리스마스 다음날에나 겨우 집에 도착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방학이 끝나면 다시 학교로 돌아와야 하지요. 그때도 부모님이 여비를 마련해 주지 못 한다면…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번에는 학교에 남을 수밖에 없을 거 같아요. 요니와 제바스티안이 공부방으로 들어왔어요. 3학년 슈퇴커가 울리 대역으로 적당하겠는지 물어볼 때도 마르틴은 전혀 듣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냥 “그래.”라고 하고는 더 이상 말이 없었어요. 둘은 마르틴의 행동에 놀라며, 무슨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요.
울리 병실에 몰래 찾아간 마티아스는 다른 아이들이 울리의 행동에 깜짝 놀랐고, 심지어 무척 존경하게 되었다고 알려 주었습니다. 그 말에 기뻐하는 울리에게 다시는 철봉에서 뛰어내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어요. 울리는 몸이 아프고 몇 주일 동안은 침대에서 안정을 취해야 했지만, 자기 자신에게도,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도 만족해 했습니다. 먹는 것을 좋아한 마티아스는 울리의 초콜릿 먹어버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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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연극은 성공적으로 잘 마쳤어요. 연극에 참여한 학생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저학년 학생들은 모두 감동을 했습니다. 이제 학생들은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각자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갔어요..
학교 안은 인적이 끊겼어요. 학생 12 명이 오후에 떠날 예정이었는데 그들이 학교 안에 남아 있는 것조차 느낄 수 없을 정도였어요. 유스티스 선생님은 겨울 외투 입고 하얗게 눈 덮인 고요한 기숙사 공원으로 걸어 내려갔습니다. 공원에 나 있는 길은 눈 속에 파묻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밟은 흔적이 없었어요. 웃고 떠들던 소리도 사라져 버렸지요. 요한 뵈크 선생님은 걸음을 멈추고 가지에 쌓였던 눈이 바람에 날려 흩어지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이젠 긴 적막과 고독이 시작되었습니다.
유스티스 선생님이 옆 길로 접어들었을 때 발자국을 발견했습니다. 어린 소년의 발자국처럼 보였어요. ‘누가 아직도 혼자서 공원을 돌아다니고 있는 걸까?’ 발자국을 따라가 봤습니다. 볼링장 쪽으로 이어지고 있었어요. 유스티스 선생님은 발자국을 따라 발끝으로 살금살금 걸어가다가 조심스레 모퉁이를 돌아다보았습니다. 한 학생이 볼링장 난간 위에 앉아 있었어요. 나무 기둥에 머리를 기대고 눈구름이 무겁게 떠가는 하늘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유스티스 선생님이 외쳤어요. “안녕!” 그 학생은 몸을 움찔하더니 놀라서 뒤를 돌아 돌아봤습니다. 마르틴 탈러였어요.
마르틴은 난간에서 뛰어내렸습니다. 선생님은 마르틴에게 다가갔어요. 그리고 어제 아침 수업 시간을 책을 엉터리로 읽은 것, 연극의 연기도 형편이 없었던 것 등을 물어보았습니다. 마르틴은 딴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대답했지만, 유스티스 선생님은 적절한 핑곗거리가 되지 못한다고 했지요. 그런데 마르틴이 이번 크리스마스를 즐거워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어요. 그러자 마르틴의 눈에서 커다란 눈물 두 방울이 뚝뚝 떨어졌어요. 그러나 마르틴은 울지 않으려고 이를 악 물었습니다. 마르틴은 마침내 “저는 집에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 선생님.”라고 했어요. 그럼 방학 동안에 학교에 남아있겠다는 거냐고 묻는 선생님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흘러내린 눈물 네 방울을 닦았습니다. 부모님들은 마르틴이 돌아오는 것을 원하고 자신도 가고 싶지만 학교에 남을 거라는 마르틴의 말에 선생님은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마르틴이 여비가 없어서 집에 갈 수 없다며 목놓아 울고 있는 본 유스투스 선생님은 놀라서 잠시 그의 곁에 서 있었어요. 선생님은 손수건을 꺼내어 마르틴을 바짝 끌어당겨 얼굴을 닦아 주었습니다. 마르틴이 집에 다녀 올 여비가 8마르크인 것을 안 선생님이 지갑에서 20 마르크를 꺼내어 주었어요. 이 정도면 집에 갔다 돌아오는 몫까지 충분할 거라고 했습니다. 마르틴이 거절을 했지만 선생님은 마르틴의 웃옷 주머니에 돈을 찔러 넣어 주고 부모님께도 선물을 하라고 일어 주었지요.
마르틴은 기쁜 마음으로 아버지의 선물로 여송연 한 상자와 어머니 선물로는 따뜻해 보이는 실내용 슬리퍼 한 켤레도 샀습니다.
그러고는 기차역에 가서 집으로 돌아가는 차표를 사고는 즐거운 마음으로 거스름 돈을 주머니에 넣었어요. 매표원은 희색이 만연한 마르틴을 보며, “뭐가 그렇게도 즐거우나?”라고 물었어요. “크리스마스잖아요.” 마르틴이 대답했습니다.
하부르타 식 질문의 예:
울리는 왜 철봉대에서 뛰어내렸을까요?
선생님은 왜 울리의 일이 어리석은 일이 아니라고 했을까요?
마르틴은 왜 절대로 울면 안 된다고 다짐을 했을까요?
크리스마스 축제에서 모두들 굉장히 감격해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요?
공연이 대성공이었던 까닭은 무엇이었을까요?
등장인물들이 크리스마스 축제에서 모두 감격할 수 있었던 공통적인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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