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닭 두 마리
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할머니의 닭 두 마리

by &#$@* 2023. 4. 8.
반응형

[할머니의 닭 두 마리]는 이모할머니가 아픈 할머니를 위해 시골에서 닭 두 마리를 가져와서 벌어지는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백내장 수술을 한 할머니는 이모할머니를 보고 싶어 합니다. 아빠는 할머니를 위해 강원도 산골에 혼자 사는 이모할머니를 모시고 옵니다. 그런데 이모할머니는 닭 두 마리를 라면 상자에 담아 왔습니다. 자신이 없는 동안 모이줄 사람이 없다며 닭을 가져왔지만 집에는 닭을 둘 곳이 없었지요. 이모할머니는 학교 사육장의 빈 우리에 닭을 잠시 두었습니다. 그러고는 아침마다 닭이 낳은 달걀을 꺼내다가 할머니께 드렸지요. 그런데 이모할머니는 허리를 다치면서 그 닭들은 아주 특별한 닭이라는 걸 알게 되지요. 이모할머니가 닭 두 마리를 힘들게 가져온 이유가 무엇인지 이야기를 읽으면서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 집에 이모할머니가 오신 것은 큰 사건이었답니다. “죽기 전에 동생이 보고 싶어.” 백내장 수술을 하신 후 할머니는 마음이 약해지셨습니다. “언니라고는 나 하나뿐인데, 그렇게 보고 싶다고 한 번 다녀가래도 안 오는 것 좀 봐. 나 죽어도 눈 하나 꿈쩍 안 할 거야.” 할머니는 노래를 부르듯이 이모할머니가 보고 싶다고 하셨지요. 아빠는 할머니의 소원을 들어 드리기 위해, 강원도 산골에 사시는 이모할머니를 모셔왔답니다.

 

이모할머니는 서울에 아들이 둘이나 살고 있는데도 산골에서 혼자 사셨어요. 그것도 동네와 멀리 떨어진 외딴곳에 사셨지요. 갑자기 병이라도 나면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하면서 함께 살자고 해도, 자신은 도회지 체질이 아니라고 하면서 한다디로 거절하셨습니다. 할머니는 이모할머니 성격이 좀 별나서 혼자 사는 거라고 하셨지요. 사람들하고 어울리는 것을 싫어하신다고 합니다.

 

그랬기 때문에, 이모할머니가 우리가 사는 안산에 오신 것은 하나의 사건이었답니다. 그러나 진짜 사건은 할머니가 가져오신 라면 상자 속에 있었어요. 라면 상자 속에는 닭 두 마리가 차멀리를 해서 그런지 얌전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아니, 웬 닭을 다 가져오셨어요?”  처음에 우리는 그 닭을 우리에게 선물을 주시려는 줄 알았어요. 토종닭이라고 생각한 형은 입맛을 다셨답니다. 하지만 이모할머니는 자신이 없을 때 모이를 줄 사람이 없어서 가져왔다고 하셨어요. “어느 구신이 잡아갈지도 모르고.”라고 하시는 말씀에 좀 어이가 없어서 서로 얼굴만 바라보았습니다. 알고 보니 그 닭들은 암탉이었는데 하루에 달걀을 하나씩 낳는다는 것이었어요. 그나마 다행이었지 뭐예요. 만일 돼지가 알을 낳는다면 돼지를 끌어안고 오셨을 것 같았지요.

 

하지만 우리집은 다세대 주택이어서 그나마 있는 베란다는 보일러실과 겸용으로 세탁기 하나를 놓는 것으로도 꽥 찼지요. 그래서 닭을 기를만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이에 이모할머니가 걱정을 하시자 우리 할머니는 그냥 잡아먹자고 하셨어요. 그러자 이모할머니는 “저 닭이 어떤 닭인데.”하면서 펄펄 뛰어서 결국 우리 할머니가 싹싹 빌었답니다. 이모할머니는 한숨을 푹푹 쉬다가, 욕실 구석에 있는 닭이 불쌍하다며 슬며시 밖으로 나가셨어요. 

 

그러고는 한참 지나고 나서 얼굴 가득 웃음을 띠고 큰 소리로 나를 부르면서 들어오셨어요. “야야, 닭 둘 곳을 찾았다. 아주 좋은 곳이 있네.” 나는 라면 상자를 낑낑거리며 들고 할머니를 따라가야 했지요. 그런데 어이없게도, 이모할머니가 찾아내신 곳은 우리 학교 사육장이었답니다. “저기 비어 있는 곳이 있잖아.” 이모할머니는 공작을 키우던 빈 우리를 가리켰습니다. “열 밤만 자면 갈 거니까, 그때까지 내 닭을 여기서 키울란다.”

 

어느새 이모할머니는 선생님 허락까지 받았는지 자랑처럼 말했어요. ‘공작’이라고 써 놓은 우리 안에서 할머니의 닭 두 마리가 살게 되었습니다. “이상한 공작새네.” 당번 아이들은 키득키득 웃으며 재미있어했지요. 다음 날부터, 이모할머니는 아침이면 사육장 앞에서 사셨어요. “ 말 못 하는 동물이라고 그렇게 하면 안 돼. 깨끗한 물을 넣어 줘야지.” 할머니는 사육장 담당 선생님처럼 당번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하셨습니다. 사육장 청소도 해 주셨어요. 그 덕분에 여름 방학이라 지저분했던 사육장은 할머니 덕분에 깨끗해졌답니다.

 

그런데 참 이상했어요. 할머니가 사육장에 오시면서부터 토끼, 오리, 꿩이 더 통통해진 것 같았습니다. 아침이면 나는 운동하는 기분으로 할머니를 따라 사육장에 갑니다. 할머니가 잘게 자른 푸성귀들을 담은 플라스틱 바가지를 들고 말이지요. 물론 처음에는 그 일이 너무 싫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나는 사육장의 토끼나 오리, 할머니의 닭 두 마리까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 일이 재미있어졌어요.

 

이모할머니는 사육장에서 달걀을 꺼내는 것이 무슨 큰 의미나 있는 것처럼 언제나 손수 하셨지요. 열쇠로 열고 조심스럽게 장 안에 들어가서 달걀을 꺼냈습니다. 이모할머니는 아무에게도 사육장 열쇠를 맡기지 않았어요. 그깟 달걀 몇 푼이나 된다고. 애들 시켜서 달걀 꺼내 오라고 하면 어때?” 할머니가 아무리 핀잔을 줘도 이모할머니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어요. 그것이 우리에게는 퍽 다행스러운 일이기도 했답니다.

 

이모할머니가 꺼내 온 달걀은 항상 우리 할머니 차지가 되었습니다. “너 먹으려고 닭을 가져온 것이 아냐?” 우리 할머니는 빈정대듯 말하면서도 그 달걀을 맛있게 드셨지요. “막 낳은 알이 몸에 얼마나 좋다고 그래. 이 알 먹으면 성 눈이 밝아질 거야. 양계장 알은 알이 아니야.” 이모할머니가 달걀이 할머니의 아픈 눈을 고치는 약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할 때마다 우리 가족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킥킥 웃었답니다.

 

우리 할머니는 이모할머니의 종아리에 상처가 많이 나 있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갓 낳은 달걀이 수술한 눈을 밝게 해서 보인 것일까요? 할머니가 걱정을 하시자 이모할머니는 뱀 잡으러 다니다가 풀에 쓸린 거라고 했습니다. 할머니는 걱정을 하시면서 이모할머니의 종아리에 연고를 발라 주었지요. 그러다가 이모할머니는 계단을 이용하시다가 발을 헛디뎌서 허리를 다치셨습니다. 병원에 가 보라고 해도 파스만 붙이면 된다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이모할머니는 나에게 오늘 하루만 알을 주어 달라고 하셨습니다. 마치 보물 상자의 열쇠라도 되는 것처럼 사육장 열쇠를 내 손에 꼭 쥐어 주셨지요. “이건 비밀인데, 내 강원도서 저 닭에게 뱀을 네 마리나 잡아서 맥여 가지고 왔다. 그러니까 그 닭은 약닭인 게야. 알을 조심을 해서 들고 온나.” 이모할머니는 내게 속삭이듯이 말씀하셨어요. 

 

그러고는 다친 허리가 아픈지 모로 누우면서 혼잣말처럼 하셨습니다. “내가 성한테 해 줄 게 그것밖에 더 있나?” 나는 상처투성이인 이모할머니 종아리를 슬쩍 보았습니다. 우리 할머니가 발라 준 연고가 마직 묻어 있는 것 같아요. 나는 갑자기 그 사육장 열쇠가 진짜 보물 상자 열쇠처럼 느껴져 나도 모르게 손에 꼬옥 쥐었답니다.

 

하부르타식 질문의 예:

이모할머니가 닭을 가져온 이유는 무엇일까요?

할머니는 빈정대듯 말하면서도 왜 이모할머니가 주는 달걀을 맛있게 드셨을까요?

할머니는 왜 역정을 내면서도 이모할머니 종아리에 연고를 발라 주었을까요?

이모할머니는 왜 뱀을 잡았을까요?

이모할머니는 왜 달걀을 가지고 오는 것을 아무도 시키지 않았을까요?

‘나’는 왜 사육장 열쇠가 진짜 보물 상자 열쇠처럼 느껴졌을까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