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머리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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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머리카락

by &#$@* 2023.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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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머리카락]은 유럽에서 전해 내려오는 옛이야기를 그림형제가 다시 쓴 작품입니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한 소년이 예언대로 공주와 결혼하게 되는 과정이 재미있게 그려지고 있지요. 왕은 소년을 공주와 결혼시키지 않으려고 온갖 방해를 펼치고, 소년에게 악마의 황금 머리카락 세 올을 뽑아 오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소년능 심성이 착한 데다, 용기와 자신감이 있었으며 항상 행운이 따라 주었기 때문에 마침내 공주와 결혼하는 데 성공합니다. 늘 행운이 따르는 소년과 그를 저지하려는 왕의 성격을 대비시켜 보면 더욱 흥미롭게 이야기를 읽어 볼 수 있답니다.

 

가난하게 살고 있던 한 여인이 아들을 낳았습니다. 아이는 양막을 쓰고 나왔어요. 이는 행운의 징조라고 보았습니다. 점쟁이는 아이가 열네 살이 되면 공주와 결혼할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얼마 후 왕이 우연히 마을에 들렀습니다. 왕을 알아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요. 왕이 마을에 새로운 일이 없냐고 묻자 사람들은 “양막을 쓰고 태아난 아이가 있답니다. 그 아이에겐 늘 행운이 따를 게 분명해요. 아이가 열네 살이 되면 공주와 결혼하게 될 거라는 점쟁이의 예언도 있었다니까요.”라며 대답했어요.

 

왕은 마음씨가 아주 나쁜 사람이었답니다. 왕은 아이의 부모를 찾아가 부드러운 말투로 말을 건넸어요. “당신들이 가난하다는 말을 듣고 왔소. 아이들 내게 맡기면 잘 돌봐 주리다.” 처음에 아이의 부모는 거절을 했지요. 하지만 낯선 손님이 아이를 데려가는 대신에 많은 황금을 주겠다고 하자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부모는 ‘행운을 타고난 아이니 어딜 가든 잘 살겠지.’라는 생각이 들어 아이를 넘겨 주었습니다.

 

 왕은 아이를 상자 속에 넣고 말을 달려 강물이 깊게 흐르는 곳까지 갔어요. 왕은 강물에 상자를 던지면서 생각했습니다. ‘이제 내 딸이 별 볼일 없는 녀석과 결혼하는 일은 없겠지.’ 하지만 상자는 물속에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상자는 작은 배처럼 계속 강물 위를 떠내려갔습니다. 상자는 왕이 사는 도시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물방아에 걸려 멈추었습니다. 다행히도 방앗간에서 일하는 청년이 상자를 발견했습니다. 청년은 큰 보물을 찾은 줄 알고 갈고리로 상자를 끌어냈지요. 상자를 연 청년이 발견한 것은 보물이 아니라 작은 아이였어요. 청년은 아이를 방앗간 주인 부부에게 데려갔습니다. 아이가 없던 부부는 기뻐하면서 말했어요. “이 아이는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야.” 부부가 정성껏 돌본 덕분에 아이는 지혜롭고 착한 소년으로 자라났습니다.

 

어느 날 왕은 폭풍을 만나 방앗간으로 잠시 몸을 피하러 왔습니다. 왕은 잘 생긴 소년을 보고는 부부에게 아들이냐고 물었어요. “아닙니다. 사실 저 애는 주워온 아이입니다. 상자에 담겨 강물에 흘러 내려온 것을 일하는 청년이 건졌지요. 그게 벌써 14년 전의 일입니다.” 부부의 말을 들은 왕은 혹시 이 소년이 자기가 버린 아이라는 것을 알아채고 말했어요. “왕비에게 편지를 전해 줘야 하는데, 그 일을 소년에게 맡겨도 되겠소?” 대가로 금돈 두 닢을 주지.” 부부는 소년에게 왕의 명령을 따르라고 했습니다. 왕이 왕비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이 편지를 가지고 온 소년을 지체 없이 죽인 후 땅에 묻어 버리시오. 내가 도착하기 전에 일을 마무리 짓도록 해요.”라고 쓰여 있었지요. 

 

소년은 편지를 가지고 길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소년은 곧 길을 잃고 밤중에 깊은 숲 속에서 헤매었습니다. 조그만 불빛을 발견한 소년은 불빛을 향해 부지런히 걸었지요. 소년이 도착한 곳은 오두막이었어요. 안으로 들어가 보니 할머니가 불 옆에 앉아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소년을 보고 놀라서 어디서 왔으며, 또 어디로 가는 건지 물었지요. 소년은 방앗간에서 왔으며, 왕비님께 편지를 전하러 가는 길인데 길을 잃었으니 하룻밤을 재워달라고 했습니다. 할머니는 “너는 도둑 소굴에 들어왔어. 그 놈들이 돌아오면 널 죽일 텐데.”라고 말했어요. 하지만 소년은 너무 피곤해서 길을 걸을 수도 없으니 도둑이 와도 상관없다고 했어요. 그러고는 긴 의자에 드러눕더니 곧바로 잠들어 버렸습니다.

 

얼마 후에 도둑들이 돌아왔습니다. 도둑들은 낯선 소년이 자고 있는 것을 보고 화를 내며 할머니에게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숲 속에서 길을 잃은 아이일 뿐이야. 불쌍해서 들어오라고 했어. 왕비에게 무슨 편지를 전하러 가는 길 이래.” 도둑들은 편지를 뜯어서 읽어 보았습니다. 도둑들은 소년이 궁에 도착하자마자 죽을 것을 알게 되었지요. 사나운 도둑들이었지만 소년을 불쌍하게 여긴 것은 다른 사람들이나 마찬가지였지요. 두목을 편지를 찢고는 ‘소년이 도착한 즉시 공주와 결혼시켜라,’는 내용의 편지를 다시 새로 썼습니다. 도둑들은 소년을 아침까지 재웠습니다. 

도둑 두목은 소년이 깨어나자 편지를 주고 숲에서 빠져나가는 길을 알려 주었어요. 편지를 읽은 왕비는 편지에 적힌 대로 했습니다. 성대한 준비를 마치고 서둘러 결혼식을 올렸답니다. 소년은 잘생긴 데다 성품도 좋아서 공주도 행복해했지요.

 

얼마 뒤에 궁에 도착한 왕은 점쟁이의 예언대로 소년이 자기 딸과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왕이 깜짝 놀라서 물었어요. “도대체 어찌 이런 일이 생긴 거요? 내가 시킨 것과 정반대로 했잖소?” 왕비는 편지를 건네주면서 직접 읽어 보라고 했습니다. 왕은 편지를 읽고 편지가 바뀐 것을 알게 되었지요. 왕은 소년을 불러 자기가 맡긴 편지 대신에 왜 다른 편지를 전했느냐고 따져 물었더랬습니다. 소년은 자기가 숲 속에서 잠자고 있는 동안 편지가 바뀐 것 같다고 대답했습니다. 왕은 너무 화가 났어요. “그렇게 얘기한다고 될 줄 아느냐? 누구든지 내 딸과 결혼해 살려고 하는 사람은 지옥에서 악마의 황금 머리카락 세 올을 뽑아 와야 한다구. 내가 원하는 걸 가져오면 그때 결혼을 인정하겠다.” 왕은 소년을 완전히 처치해 버리고 싶었지요. 그러나 소년은 순순히 따르며, “기필코 황금 머리카락을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전 악마 따위는 두렵지 않아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소년은 궁을 떠나 여행을 시작했어요. 그는 어느 큰 도시의 문 앞에 이르렀습니다. 문지기는 소년에게 하는 일은 무엇이며, 아는 것은 많이 있느냐고 물었지요. “나는 뭐든지 다 잘 압니다.” 소년의 말을 들은 문지기는 “우리 도시 광장에 있는 갬에서는 늘 포도주가 펑펑 흘러나오곤 했는데, 요즘에는 바싹 말라 버려 물 한 방울 나오지 않고 있어. 혹시 그 이유를 알고 있니?”라고 물었어요. 소년은 자신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주면 알려주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소년은 계속 걷다가 또 다른 도시의 문 앞에 다다랐어요. 이곳의 문지기는 소년에게  하는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아는 것이 많은지를 물었습니다. 소년이 그렇다고 하자, “우리 도시 안에 있는 사과나무에서는 늘 황금 사과가 열리곤 했는데, 요즘에는 사과는커녕 이파리조파 나지 않아. 그 이유를 알고 있니?”라고 물었지요. 소년은 역시 다시 돌아올 때 알려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소년은 다시 걸을 걷다가 강가에 이르렀습니다. 소년이 배를 타자 뱃사공 역시 소년에게 하는 일이 뭔지, 아는 것은 많은지를 물었어요. 소년이 뭐든지 다 잘 안다고 대답하자, “나는 교대할 사람도 없이 혼자서 이 강을 오락가락하며 끊임없이 사람들을 건너게 해 주어야 해. 그 이유를 알고 있니?” 소년은 역시 자신이 돌아올 때까지만 기다리면, 그때 알려주겠다고 말했습니다.

 

강 건너에 도착한 소년은 지옥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발견했습니다. 지옥 안은 어둡고 칙칙했지요. 마침 악마는 없고 악마의 할머니가 커다란 안락의자에 앉아 있었어요. 할머니는 소년을  발견하고는 뭘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소년은 “전 악마의 황금 머리카락 세 올을 뽑아 가고 싶어요. 그렇지 않으면 공주와 살 수 없게 되거든요.”라고 대답했지요. 할머니는 악마가 돌아와 너를 발견하면 죽여 버릴 건데, 소년의 사정도 참 딱하니 도울 방법을 찾아보자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할머니는 소년을 개미로 변하게 했지요. 그러고는 자신의 치마 주름 속으로 기어들어가면 안전하니 그곳에 숨어 있으라고 했어요. 

개미로 변신한 소년은 각 성문 앞을 지나오면서 문지기들로부터 들었던 세 가지 질문들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할머니는 악마가 오면 황금 머리카락을 뽑으면서 물어볼 테니 잘 들어 보라고 했습니다. 

 

밤이 되자 악마가 돌아왔습니다. 악마는 돌아오자마자 공기가 수상쩍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사람 고기 냄새가 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악마는 집 안을 샅샅이 둘러보고 여기저기 기웃거려 보았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가 없었지요. 할머니는 “지금 막 청소를 끝내고 말끔히 정리를 해 놓았는데 또다시 어질러 놓는다.”라고 하며 악마를 꾸짖었어요. 그리고 항상 사람 냄새 타령만 하느냐고 했지요. 밥을 먹고 난 악마는 몸이 나른해 지자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누웠습니다. 악마는 할머니에게 머리의 이를 잡아 달라고 했습니다.

 

잠시 후 악마는 잠이 들어 코를 골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는 황금 머리카락 한 올을 뽑아 옆에다 내려놓는데, 악마가 비명을 질렀습니다. “으악! 뭘 하시는 거예요?” 할머니는 “내가 나쁜 꿈을 꾸었단다. 그래서 네 머리를 움켜잡았지.”라고 소년이 부탁한 세 가지 질문들을 물어보고는 답을 얻었습니다. 포도주가 나오던 샘이 갑자기 말라붙은 것은 두꺼비 한 마리가 샘 밑에서 웅크리고 있어서 그렇다고 했어요. 또 황금 사과 열리던 나무가 갑자기 말라 버린 건 쥐가 나무뿌리를 갉아먹고 있어서 그런 거라고 했습니다. 세 번째는 뱃사공이 혼자서 사람들을 태우고 강을 오락가락하는 것에 대해서는 강을 건너고 싶어 하는 사람의 손에 노를 쥐어 주면 된다는 것을 알아냈지요. 

 

이튿날 아침 해가 뜨자 악마는 나갔습니다. 그러자 할머니는 소년을 사람으로 변하게  해, 악마의 황금 머리카락 세 올을 주었어요. 그리고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은 잘 들었느냐고 물었어요. 소년은 들은 답을 절대로 잊지 않겠다고 했지요. 소년은 할머니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는 즐거운 마음으로 지옥을 떠났습니다. 원하는 것을 다 얻었으니 정말 기쁘기도 했답니다. 

 

소년은 돌아오는 길에 강을 건너면서 뱃사공이 물었던 질문에 대한 답을 해 주었습니다. “이 강을 건너 싶어 하는 사람의 손에 노를 넘겨주세요.” 행운이 따르는 소년은 계속 걸어 사과나무가 있는 도시에 도착했습니다. 소년은 문지기에게 “나무뿌리를 갉아먹고 있는 쥐를 죽이세요. 그럼 황금 사과가 다시 열릴 거예요.”라고 알려 주었어요. 문지기는 고마움의 표시로 황금을 잔뜩 실은 당나귀 두 마리를 주었습니다. 소년은 계속 걸어서 샘이 마른 도시에 도착했어요. 소년은 문지기에게 악마에게서 들은 대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샘 밑에 있는 두꺼비를 죽이세요. 그럼 포도주가 다시 펑펑 쏟아져 나올 거예요.” 그 말을 들은 문지기도 역시 감사의 표시로 황금을 잔뜩 실은 당나귀 두 마리를 주었답니다.

 

운이 좋은 소년은 마침내 공주의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공주는 소년이 큰 성공을 거두고 돌아온 것을 보고 매우 기뻐했습니다. 소년은 황금 머리카락 세 올을 들고 왕에게로 갔어요. 왕은 황금을 실은 당나귀들을 보고 크게 기뻐하며 말했습니다. “조건을 다 갖추었으니 내 딸과 계속 살아도 좋다. 하지만 사위여, 어디서 이 굉장한 황금을 얻었는지 말해 주지 않겠나?” 소년은 “강을 건넌 뒤 강가에서 주웠습니다. 강가는 모대 대신에 금으로 뒤덮여 있더군요.”라고 말했습니다. “나도 좀 얻을 수 있을까?” “얼마든지요. 강에는 뱃사공이 있으니 건너가게 해 달라고 하십시오.” 그러면 자루 속에 금을 가득 채워 올 수 있을 겁니다.” 욕심 많은 왕은 서둘러 성을 떠났어요.

 

강가에 이르자 왕은 건너편의 뱃사공에게 강을 건너게 해 달라고 손짓했습니다. 뱃사공은 왕이 있는 쪽으로 노를 저어 와서 배에 태웠습니다. 배가 건너편에 닿자 뱃사공은 들고 있던 노를 왕의 손에 쥐어 주고는 쏜살같이 달아나 버렸답니다. 그때부터 왕은 죄 값으로 강을 오락가락하면서 사람들을 건네주는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왕은 아직도 노를 젓고 있을까요? 당연하지요. 왕에게서 노를 넘겨받으려고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야 말이지요.

 

하부르타식 질문의 예:

소년은 왜 할머니에게 도둑이 무섭지 않다고 말했을까요?

소년은 애 문지기들과 뱃사공에게 뭐든지 다 잘 안다고 했을까요?

소년은 왜 순순히 황금 머리카락을 가져오겠다고 답을 했을까요?

소년이 돌아왔을 때, 왕은 왜 주저 하지 않고 딸과 계속 살아도 좋다고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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